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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현장의소리] 전교조를 지켜주십시오.

2013.10.10 19:32

진보교육 조회 수:463

전교조를 지켜주십시오.

*이 글은 서울 K중 분회장이 전 교사에게 쓴 글입니다. 페이스북 등에 공개된 글이며 쓰신 분의 동의를 얻어 본지에 싣습니다.


노동조합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로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 행동권이 있습니다. 이 셋 중에 가장 중요하고 핵심을 이루는 게 단결권입니다. 설사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이 없어도 단 결권이 보장되어 있고, 이 부분을 굳건하게 지켜낼 수 있다면,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위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노동조합에 있어 단결권 은 처음이자 마지막이며 생명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지금 정부에서 치고 들어오고 있습니다. 규약을 바꾸어 해고자를 조합원에서 빼라고 요구하며 단결권을 흔들어대어 내부의 자중지란을 유도하고 있는 거지요.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형식상으로는 빼되 내부적으로는 끌어안고 가는 방법을 생각해보자고도 하는데, 그런 임기응변으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해고자는 어떤 형태로든 전교조와 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고, 이와 같은 이유 로 통합공무원노조에 대해서도 설립신고서를 받아주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공무원노조와 교원노조만 빼고 대부분의 노조에서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갖고 있으며 , 정부에서도 이를 문제 삼지 않습니다.)

만일 규약을 개정하여 해고자들을 뺀다면, 전교조는 노동조합임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지부장 등 핵심 집 행 간부들은 언제든 해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조직을 이끌어 야 하는데, 만일 해고 후 조합원 자격을 잃게 된다면 누가 그 조직을 이끌겠습니까? 평조합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제고사, 교원평가 등의 투쟁과정에서 해고된 조합원들이 많았는데, 앞으로 이러한 조합원들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면 누가 앞서서 싸우고자 하겠습니까? 이명박 정부가 수없이 많은 교사들을 해고시켰는데, 박근혜 정부 역시 꼬투리만 생기 면 일단 해고시키고 볼 것입니다. 상층 집행부들이 연달아 해 고되고, 그 분들이 집행 단위에 서지 못할 때 하층 단위가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일 수 있습니다. 설사 해고되더라도 조합원으로 활동하며 조직을 이끌어 가면 어려움 속에서도 조직 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정부의 목표는 전교조를 와해시키는 것입니다. 정부 뜻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자칫 내부분열이 일어난다면 그럴 가능성 이 없지도 않을 것입니다. 전교조가 지금 위기 상황인 것은 맞 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냉철하게 상황을 봐야 하는데, 저로서 는 아무리 고민해 봐도 규약 개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전 교조를 살리는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되면 법외노 조가 될 텐데, 제 판단에 전교조는 합법화 이전에 더 커다란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단결력을 높여가는 길만이 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 전교조에 힘을 실어주십시오. 전교조에 비판적인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라 할지라도, 전교조가 없는 학교 현장 을 한번쯤 생각해 주십시오. 급격하게 예전의 열악한 상황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힘들여 없앴던, 온갖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들이 부활할 것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내부에 비판과 견제를 해 줄 수 있는 세력이 없으면, 그 조직은 퇴행의 길로 가기 마련입니다. 전교조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전교조가 존재 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고, 저희들의 싸움에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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