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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호 [현장에서] 1. 혁신학교, 누구와 소통하나요

2011.04.10 16:46

진보교육 조회 수:1111

혁신학교, 누구와 소통하나요
-- 정현주(서울서초초, 서울형 혁신학교 추진자문위원)


꽃 피는 봄이 오는 산골짜기라면 좋겠다. 희망을 가지고 꽃 피는 봄을 설레어 기다리기라도 하니까? 이곳은 번잡한 서울이다. 서울형 혁신학교도 도시의 모습에 딱 걸맞다. 갈팡질팡 하다 겨우 물꼬를 찾아 나서는 길. 가는 길에는 함정도 많다. 보물찾기라도 하듯이 가야 살만한 학교가 될 것 같은데... 거기 누구 없소?  

그간 진행 상황을 풀다
2010년 하반기에 혁신학교 지정 계획에 학교수를 40개로 설정하였다. 하지만 이 수가 무리하다는 반응들에 교육감은 학교 수는 변경 가능한 것이라 하였다. 이에 2011년 3월부터 시작하는 혁신학교는 23개가 정해졌다. 초등 10개, 중등 10개, 고등 3개이다.

혁신학교 지원액은 학교당 평균 1억4천 만 원으로, 교부시기를 2회로 나누었다. 1학기에는 70%를 지원하고, 2학기에는 30%를 지원한다. 단, 2학기의 교부금은 추경 예산을 확보한 후에 줄 수 있다고 한다.  

혁신학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확산하려는 연구팀도 49팀이 운영되었다. 연구팀을 공모할 때는 결과물을 공유하는 발표회나 다른 형식을 마련하려 하였는데 2월의 상황이 조직의 개편 상황과 맞물려 흐지부지 넘어간 느낌이다. 자료로 묶어서 나오기는 하겠지만.

지금은 혁신학교들이 나름의 운영방식을 찾아 정말 바라던 교육과정을 펼쳐가기를 숨 죽여 기다리는 중이다. 어떤 맛이 담길까? 어떤 빛깔을 뿜어낼까? 김치를 담그고 나서 맛있게 익기를 기다리는 며칠, 김치가 미쳐가는 맛(가장 맛없는 때)을 보는 때이다.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어정쩡한 맛. 이제는 시선을 돌려 1300여개 학교를 보자.

지원 여건이 달라지다
초기 상황에서는 우왕좌왕하며 과오들이 많았다. 서로가 급급하여 혁신학교 지정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공약핵심이라 하면서 2010년 하반기 사업을 장학사 혼자 맡게 했던 교육감도 그렇고 자문단의 위상 설정과 역할에 대한 분명성이 없이 넉넉히 맘 좋게 활동한 자문단의 모습은 우리 편이라 보아도 참으로 여유감이 넘치는 거였다.
2011년 3월 이후 혁신학교를 담당하는 교육청이나 추진단의 조직과 그 역할에 큰 변화가 있다. 우선, ‘서울교육정책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었다. 22개의 자문위원회를 포함한다. 이들 중 하나가 혁신학교추진자문위원회이다. 현재까지의 논의는 자문 조직 위상 강화를 위해 추진자문단을 발전적으로 해체하여‘혁신학교정책(운영)자문위원회(가칭)’를 구성하려고 한다. 3월 중에 공포를 할 예정이다. 혁신학교의 문제는 교육정책 전반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혁신학교라는 테두리 안에 가두는 체제에 대한 지적을 해왔다.
또 하나, 교육청은 학교혁신과를 설치하여 국장과 과장, 장학관, 장학사로 확대 개편하였다. 이곳은 혁신학교 뿐만 아니라 학교혁신을 위한 정책들도 다룬다. 거기다가 서울지부에서 파견한 교사 2명(초등1,중등1)이 학교혁신에 관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교육청에 파견되었다.‘혁신학교 나눔터’가 이번 2월 18일에 학교보건진흥원 412호에 자리를 잡았는데 이곳에서 상근을 한다.
지금도 혁신과에서 혁신학교 지원체제 계획안을 자문단과 의논하여 잡아가고는 있다. 그러나 현장에 밀착할 수 없는 현재적 구조에서 다분히 관료적이고 형식적인 정책으로, 우리가 바라는 그 효과성을 담을 수 있을지 의문의 불씨가 남아있다. 자문위원회 제도만 가지고는 혁신 정책을 현장에 뿌리내리게 하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혁신 과제들을 집행할 수 있는 과감한 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관료성 안에서 추진되는 혁신은 왜곡된 현장을 만들며 교사들을 아우성치게 만들어 결국 교육감에게 부담을 주는 결과로 되돌아갈 것이다.

문제를 찾아 나서다
내부형 공모를 둘러싸고 문제가 불거졌다. 이는 자문단에도 이어졌다. 이때 이후로 교총에서 추천한 3명의 위원들은 모두 회의에 참석을 안했다. 지난 번 회의 때에는 1명만 참석했었다. 교육감이 추진하고자 하는 일들이 혁신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의 모순된 교육제도들을 바꾸어내라고 교육감을 뽑았다. 변화의 바람과 머무는 바람, 어느 바람에 힘을 실어야 하는지 너무 뻔한 정답인데 찾지를 못하고, 너무 조심스러워 하는 것 같아 참으로 멀어지게만 보인다.  
그저 교육감만을 해바라기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의 일을 찾아 나서야 한다. 혁신학교와 관련한 지원을 어떻게 해야 되는가에 대한 고민들이 많다. 교육청과 자문단 의 혁신학교 정책 연구로는 크게 세 가지가 설정 되어 있다.
혁신학교를 꿈꾸게 했던 현실 하나가 바로 학교평가제도이다. 구성원의 자발성을 제고할 수 있는 평가나 기대효과에 대한 연구, 혁신학교를 넘어서 학교혁신을 위한 평가지표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혁신학교 23개 중에서 5개 정도를 정해서 운영 과정을 관찰하는 연구도 지원의 한 방법으로 진행된다. 운영 과정에 대한 지원책이나 다음 지정되는 학교들에게 참고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관찰이라는 잣대를 들이댄다고 불편해하는 사람도 있고, 나름 의미가 있다고 즐거운 상상을 하는 사람도 있다.
마지막으로 혁신학교 성공적 운영을 위한 정책 추진 방안이다. 학교의 적정 규모 및 운영 모형 연구와 유관 사업 중복 투자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에 대한 연구이다. 교육청의 사업의 정비뿐만 아니라 교육부와 관련된 사업으로 정치적 의지와의 대결점이기도 하다.
또, 혁신학교 공감대와 운영 사례 확산을 위해 ‘혁신학교 한마당’도 크게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과 연구들이 어떤 과정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세심하게 지켜보려 한다.

여전히 말이 많다
묻는다. 혁신을 하고 있나요? 누가 대답을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는 물음이 되어간다. 해당 혁신학교는 죽어라 움직이고 있고, 교육청 학교혁신과는 최선을 다해 지원한다고 정책들을 마련하여 그때그때 생기는 대책을 해결해 가는 중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서로 엇박자가 나는 게 문제라면 어찌된 일인가? ‘그래. 잘 되어가겠지’ 하고 불안감을 거두어야 하는데 늘 고삐를 조이며 긴장하는 건 자문위원으로서 최소한의 역할 수행이다. 씁쓸하다. 아주 미약한 힘으로 보태어지는 걸 보면, 별 볼일 없음이 더 적당하다. 웃음^^
말 하나!
하반기 지정할 학교 수도 17개가 남아있다. 이들의 학교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도 고민 중의 하나이다. 지난 번 하반기에는 들썩이는 움직임이 느껴졌는데 지금은 희미하다.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볼 일이다. 불씨는 남아 있으니까.
말 둘!
연수들이 쏟아지는데 철학이 부족한 채 형식으로만 채워지는 연수들의 한계가 보인다. 학교를 새롭게 변화시키려는 지속적이고 의지적인 계획 속에서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 연수원에서 하는 관리자연수 매뉴얼을 심사하러 갔던 모 혁신학교 교감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연수강사는 격이 있는 사람이 해야겠지?”격이 있는 사람의 의미를 알기에 그저 답답하다. 혁신학교 연수라는 이름으로 교육감 의지에 겉치레만 맞추는 격이다. ‘연수원이 바뀌어야 한다.’에 적극 동의.
말 셋!
홍보가 미흡하다. 혁신학교 Q&A나 홍보 동영상이 아직 완성되지 못하고 있다. 혁신학교 상황을 담을 교육청 홈페이지는 만원사례라서 다른 공간에 새롭게 혁신학교 홈페이지를 구축해야 한다. 혁신학교하면 귀동냥이라도 들은 사람이 몇 안 될 정도로 맴돌고 있다. 혁신에 대한 정확한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이웃학교도 같이 물들 정도로 진한 혁신을 꿈꾸게 확산시켜주어야 한다.  
말 넷!
교육청에서 꾸린 각각의 위원회가 서로 소통이 안 되게 흩어져 구성되어 있고, 실제로 서로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서로 따로 논의되다가 학교 현장에 하나씩 쏟아진다. 본래 의도한 내용은 날아가고 공문으로만. 이렇게 가면 지치기만 한다. 혁신학교와 학교혁신으로 한 데 모아져서 전체를 바꾸어나가는 기구나 연결책이 필요하다.

소통의 길을 뚫어야
그래도 유효한 기대 하나는 교사들의 자발성으로 학교를 바꿔내는 힘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 양적인 측면이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실감하지 못했지만 ‘혁신학교 구성원들이 만들어가게 놔두자.’는 믿음을 주위에서는 던지고 있다.
혁신학교 연구팀도 연구비 300만원씩 100팀을 선정한다. 학교 내에서, 모임끼리 다양하게 만들어 가면서 학교 현장을 바꾸어 나가는 기회로 삼아보는 것도 좋겠다.
혁신학교에 있는 한 교사는 ‘혁신학교라서 좋은 점’을 이렇게 말한다. “그동안 학교의 운영과 동학년 협의 등을 할 때‘이 말을 해도 되는 걸까?’하며 자신을 먼저 검열해보는 과정이 있었는데 이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좋다. 몸은 고생스럽지만 마음이 편하다.”그 마음이 오롯이 전해진다. 우리가 바라는 학교가 저런 모습인데...  
혁신학교에 들어가지 않고 일반학교에서 학교혁신을 이루겠다며 용기백배하였던 나, 그 가망성은 멀어졌다. 강남의 일번지라 할 수 있는 곳으로 발령 났다. 이곳은 학교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책이 4권이나 된다. 생각지킴이, 바름이, 수학일기, 7560+ 컬러 표지로 화려하게 만들어져있다. 작년에 학교평가를 잘 받았다고 혁신의 기운은 전혀 없이 이러고 있다. 하지만 몇 가지 테마만이 살아 움직인다. 문․예․체 활동과 현장체험학습이다. 학급에서 1인 1악기 정하라. 또, 점심시간에 아이들 운동장에서 뛰어놀게 하라. 늘 하던 일인데 이런 강요를 보면 어째 짜증이 난다. 현장체험학습을 반별로, 100명 이하로 가라 한다. 그동안 옆 반 선생님을 따라 가던 현장학습을 그나마도 못 가게 생겼다. 현장과의 괴리감, 선생님도 느끼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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