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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 근대적 가족형태 비판과 성적차이 페미니즘

2003.05.02 21:26

이현주 조회 수:1781 추천:4

근대적 가족형태 비판과 성적차이 페미니즘

근대적 가족형태 비판과 성적차이 페미니즘

이현주 대학교육분과

이 글은『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의 현재성, 권현정 지음, 공감, 2002 』에 나와 있는 논의를 요약·소개하는 것이다. 작년 시민까페 '아침해 가득핀 땅'에서 여름특강으로 이 강좌가 있었으며, 필자는 까페 여성소모임에서 세미나를 함께 하고 있는 중이다.







1.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정치에 참여할 여성의 권리에 대한 요구는, 19세기말 20세기초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대중적인 투쟁으로 폭발했다. 투쟁을 통해 자유주의 페미니즘을 주축으로 하는 1세대(first wave) 페미니즘이 형성되었다. 하지만 참정권을 획득한 뒤에도 여성의 차별은 지속되었고, 이에 따라 여성의 종속을 재생산하는 억압형태와 대결할 필요가 제기되었다. 1세대 페미니즘은 1 세계대전 이후로 쇠퇴했다. 1960년대 이후 2세대(second wave) 페미니즘 역시 자유주의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2세대 페미니즘에는 평등개념이 핵심이었다. '사적' 영역의 변화 없이 '공적' 영역으로의 진출을 통해 이른바 여성의 문제에 대한 제도적 해결을 모색하려는 것이었다. 이후 사적영역의 변화를 주창한 것은 급진 페미니즘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분리주의'적 경향을 도입했다.

같은 시기의 사회주의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은 영국 또는 유럽의 전통과 관련된 것이다. 사회주의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은 급진 페미니즘에 결여된 자본주의 비판을 가부장제 비판과 결합하려고 시도했다. 특히 사회주의 페미니즘이 지난 세기 생시몽·푸리에와 오웬의 유토피아 사회주의로 소급된다면,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은 가족과 성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의 맹목성이 지적되는 가운데 가사노동·가족임금을 비판했다.

글은 여성운동의 이론적 궤적과 역사를 살펴보는 것과 동시에 과제로 제출되는 가사·양육의 사회화와 여성의 상징, 그리고 '성적차이의 윤리'의 구상에 대한 이해를 위한 것이다. 더군다나 교육운동에서도 '양육의 사회화'라는 부분은 많은 변화를 일으킬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고민해보도록 하며,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의 이론적 성과로서, 근대적 가족형태의 형성과정에 관한 비판적 분석을 살펴보도록 하자.

2. 여성억압의 장소

2-1. 엥겔스의 기여

마르크스주의에서 여성억압에 관한 이론의 출발점이 되는 것은 엥겔스의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이하 『기원』)이다. 엥겔스는 저작에서 역사적으로 특수한 가족형태들을 개념화하고, 나아가 여성 억압을 역사적으로 변화해온 가족형태 속에 위치지었다.

남성들은 사적 소유의 출현과 더불어 상속할 아이들을 원하게 되었고 이를 위해 여성에게 일부일처제를 강제하고자 했다. 때문에 엥겔스는 일부일처제를 자연적 조건이 아니라 경제적 조건에 근거하는 최초의 가족형태라고 불렀다.

나아가 엥겔스는 여성억압을 가족내에서 여성의 지위의 변화와 관련지었다. 생산의 중심적 장소가 가족밖으로 변화되면서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도 변화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에 대한 남성의 통제가 남성이 소유를 통제한다는 사실에 근거하기 때문에, 엥겔스는 여성억압을 사적 소유의 소멸에서만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다. 현재의 일부일처제 가족이 남녀간의 사랑과는 무관한 경제적 필요의 결과이기 때문에 경제적 필요의 소멸, 계급사회의 소멸만이 남성과 여성간에 강제적 일부일처제가 아닌 진정한 '성애'(sex-love) 기초한 결합을 가능하게 것으로 본다. 이러한 남녀관계의 단초를 엥겔스는 프롤레타리아 가족에서 발견했다. 프롤레타리아는 소유계급이 아니기 때문에 강제적인 일부일처제를 필요로 하지 않을 아니라, 가족 밖에서 프롤레타리아 여성의 일반적 고용은 남편과 아내간의 평등을 초래할 것으로 예견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고 노동시장에 진출한 여성들은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로 주변화되었으며, 유급노동과 가사노동이라는 이중부담으로 인해 노동자운동에서도 주변화되었다.

엥겔스의 『기원』은 여성 사회주의자들에게 적극 수용되었는데 이들은 여성억압과 자본주의적 착취 사이의 관계를 입증해 보였다는 점에서, 여성해방이 프롤레타리아 해방과 분리될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하지만 엥겔스의 정식화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마르크스주의는 '여성문제'에 대해 정세적 대응 외에는 어떤 대응도 하지 못했다.

2-2. 가사노동논쟁에서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한계

1960년대 여성해방운동은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을 새롭게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사노동논쟁'은 당시 여성해방운동이 새롭게 제기한 쟁점들에 대해 마르크스주의적 설명을 제공하려는 시도에서 비롯되었다. 현재의 결혼제도 아래 남녀간의 불평등한 분업이라는 문제에 대해 마크르스주의적 해답을 제공하고자 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가사노동과 임금노동의 관련성, 일반적으로는 가사노동과 자본축적의 관련성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자본주의에서 가사노동의 기능에 대한 것과 페미니스트들이 제기한 가족내에서 성적불평등이라는 문제는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있지만 분석적으로 대치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가족형태에 대한 인식의 결여는 가사노동논쟁의 근본적 곤란을 낳았다. 결국 페미니스트들이 제기한 문제는 마르크스주의 가치이론의 내에서 해결될 없었다.

이러한 결론에 입각해서 페미니스트들은 여성문제에 관한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접근 자체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비치(Beechey) 산업예비군 가설에 입각하여 값싸고 신축적인 노동력의 원천으로서 여성의 임금노동이 자본에 제공하는 이점을 강조하는 기존의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을 문제삼으면서, 여성의 임금노동에 관한 분석은 고유한 가족형태를 전제할 때에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임금노동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성을 가족에 할당하는 성적 분업과 안에 구현된 가부장제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에 여성노동을 제대로 이론화하기 위해 임금노동자로서 여성과 가족의 역사 이데올로기 사이의 관련을 분석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엥겔스의 『기원』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된 논점은 성과 계급의 인과적 연관성에 관한 엥겔스의 설명이었다. 페미니스트들은 엥겔스가 성적 불평등과 성적분업을 단지 생산에서의 계급분화와 사적 소유의 결과로 환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미니스트들은 엥겔스의 주장과 달리, 성적 억압이 계급사회 이전에도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성적관계의 많은 측면들이 단순히 계급문제로 환원될 수는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자 하였다. 급진페미니스트들은 계급과는 전적으로 독립적인 여성억압체제로서 가부장제에 관한 이론을 구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또한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의 입장에서 이들의 가부장제 분석 역시 고유한 곤란을 가지고 있었다. 곤란은 여성억압을 특수한 생산양식 내에서 탐구하는 것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이후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의 한계를 넘어 여성억압에 관한 통합된 이론을 구성하려는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들의 시도들은 마르크스주의 진영내에서의 이론적 혁신과 맞물려 가부장제 개념 대신 재생산과 젠더 이데올로기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2-3. 가족임금에 따른 자본주의적 가족의 재구조화

페미니스트들은 가사노동논쟁에서 간과되었던 측면, 인간의 재생산에서 여성이 담당하는 역할에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재생산이라는 계기를 간과했다는 점에서 고전적 마르크스주의는 '남성적'마르크스주의로 비판되었다.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들은 이처럼 재생산의 계기를 누락시킨 '남성적'마르크스주의를 정정하기 위해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다. 생산과 재생산을 독립적인 과정이 아니라 동일한 과정, 생산의 계기들로 이론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시큼(Seccombe) 생산양식개념에 노동력의 재생산을 둘러싼 사회적 관계를 포함시켜야만 비로소 특수한 가족형태를 통한 노동력의 재생산에 관한 역사적 분석이 가능해진다고 보았다. 사회의 지배적 생산양식들은 여타의 대안적 가족형태들의 발전을 배제하거나 방해하면서, 특수한 가족형태들의 재생산을 용이하게 한다. 예를 들어 봉건제 아래 영주적 소유형태는 농민들 사이에서 토지에 대한 장자 상속제를 토대로 하는 직계가족을 육성했다. 반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은 노동자들을 생산수단으로부터 분리함으로써 상속을 근절하고 임금형태의 개인화를 통해 친족관계를 고용영역에서 배제함으로써 임금노동자들이 독립적인 2세대 핵가족을 형성하도록 했다.

이러한 관점은 여성억압을 일차적으로 자본주의적 가족형태 안에 위치짓게 한다. 급진페미니스들이 초역사적인 남성지배를 가리키는 포괄적인 범주로 사용하던 가부장제 개념이 가부장적 가족형태 내에서 남편과 아버지가 아내나 자식들에게 행사하는 특권을 가리키는 것으로 한정된다.

농민가족에서 노동자 가족으로 이행할 , 가부장제의 범위와 형태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엥겔스의 예견대로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전은 가부장의 권력을 현저하게 약화시켰다.

임금형태가 개인화와 더불어 노동자계급의 아버지들은 자녀들의 성년기로의 이행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했다. 아니라 여성에게 점차 가족밖에서 일할 기회들이 주어졌다. 그러나 노동자계급은 남성노동자들의 임금을 상승시켜 단독으로 '가족임금'을 벌어오는 것을 목표로 투쟁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아내와 아이들을 작업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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