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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준비 3호 교사성과급에 대한 단상

2001.02.08 14:35

김호정 조회 수:1868 추천:4

교사 성과급에 대한 단상

교사 성과급에 대한 단상

김호정(사무국장)

정부 각 부처 공무원과 국영기업체 산하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임금제가 도입됨에 따라 올해부터 교사들에게도 성과급이 지급되게 되었다. 얼핏 들으면 성과에 따라 임금을 더 주는 것처럼 착각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교원들의 임금 체계가 좋아지는 것으로 오해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가 그 기준과 대상을 선별하고 있는 성과급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심하게 표현한다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한 성과급제도가 오히려 교육을 황폐화시킬 염려마저 있다.

교사들을 서로 경쟁시켜 업무실적이 탁월한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본봉의 200%에서부터 최저 50%까지 주겠다는 것이 현재 시행에 들어간 성과급제도의 주 내용인데 그 재원마련부터가 우습다. 지금까지 교사들에게 일괄적으로 지급하던 체력단련비 명목의 상여금 250%를 삭감하여 그 돈 중의 일부를 전교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에게만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작년에 IMF구제금융사태가 터졌을 때 전국민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에서 전 공무원 봉급의 10%를 삭감하였다. 상여금으로 치면 1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렇다면 IMF구제금융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올해에는 당연히 기존의 봉급체계로 복귀 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나서 성과급을 운운하든지 말든지 해야 순리일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상여금을 250% 삭감하여 성과급으로 생색을 내겠다니 말이나 되는 소린가. 다시 말해 재원마련부터가 틀렸다는 소리이다.

다음으로 학교사회에 있어서 성과급을 정하는 기준이 무엇일 것인가가 궁금하다. 학교는 기본적으로 수업을 중심으로 교육활동을 하는 곳이며 교사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별적으로 활동을 하는 곳이 아니라 공동체적 사고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곳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학교라는 사회에서의 경쟁체제는 조직의 본질적인 성격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학교에서 성과급을 놓고 본격적으로 경쟁체제에 돌입한다면 일단 교사들간에 교육활동에 관한 정보교환이 단절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나 혼자 독창적인 자료를 개발해서 학교장에게 인정을 받아야 성과급을 받는데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성과급이라고 하는 것은 기업에서 탁월한 가시적인 업적을 올린 사원에게 일정액의 특별급여를 지급함으로해서 사원들에게 인센티브 효과를 유도해 기업의 생산능률을 올리자는 취지의 급여 시스템이다. 그렇다해도 기업은 사원들을 완전경쟁체제로까지는 몰아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경쟁의 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기업에서 성과급을 도입하자 사원들간에 정보가 완전히 차단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 역기능이 심각해지자 기업들도 개인간의 경쟁은 최소한으로 하면서 오히려 부서별 경쟁체제로 전환하는 곳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것은 조직의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여 조직이 동맥경화증에 걸리는 그래서 오히려 조직의 업무능률이라든가 생산성을 역설적으로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 왔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80년대 초에 대학사회에 졸업정원제가 도입되자 학생들이 친구간에도 강의노트를 빌려주지 않으며 서로가 공부한 내용을 숨기는 비인간적이며, 비교육적인  현상이 대학사회에 만연했다.

이제 학교 사회에도 성과급제가 도입되면 각자의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교육활동의 노하우들이 철저히 은폐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리라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고 본다.

그리고 학교에서의 교사들의 실적이라고 하는 것도 애매 모호하다. 교실에서 이뤄지는 수업은 평가하기가 어렵다. 다양한 교사들의 수업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교실에서 이뤄지는 교육활동은 기본적으로 말해 평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업무실적, 즉 행정업무 위주의 실적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게 된다. 그렇다면 그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교사들이 성과급을 받기 위해 수업의 질이나 창의적인 연구활동 보다는 우선 학교장의 눈에 띄는 업무에 주력하게 될 것이다.

또한 교사들 상호간의 친목이나 협력관계보다는 성과급을 사이에 두고 위화감이 조성될 게 눈에 뻔하다. 누구는 200%짜리 성과급 교사, 누구는 50%짜리 성과급 교사 그리고 교무실에 앉아 있는 절반의 교사는 성과도 못 올린, 바꾸어 말하면 학교교육에 아무런 공헌도 못 올린 무능한 내지 게으른 교사가 되어 버릴 것이다. 또 학교장들은 누구를 성과급을 주어야 하나로 얼마나 고민을 많이 하겠는가. 얼마 전 사석에서 곧 교장이 될 교감선생님 한 사람이 성과급의 심각성을 말하는 것을 들었을 때 이것은 학교장, 교사, 학부모 공동으로 고민을 해야 할 일로 확실히 인식되는 순간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교육을 황폐화시킬 성과급제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하며 만약 교육부에서 끝까지 이를 관철시키려고 할 때는 전교조가 중심이 되어 꼭 막아내야 하리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