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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변화와 세습

2002.01.30 14:25

송경원 조회 수:2424

<한국사회학> 제35권 제3호(2001)에 실렸던 방하남, 김기헌 선생님의 논문
"변화와 세습 - 한국사회의 세대간 지위세습 및 성취구조"입니다.
1998년의 1차년도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 중 4,200 여개의 사례를 블라우와 던컨의 지위 획득모형을
활용하여 분석한 이 연구의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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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에서는 먼저 기본모형을 통해서 학교에서 노동시장을 거치는 개인의 사회적 지위획득과정(교육->직업)이 어떻게 어느 정도 개인의 귀속적 지위(부모의 사회적 지위(교육수준·직업지위))에 의해 결정되는가를 살펴보고, 그러한 사회적 지위의 세습-획득과정이 연령세대(age cohort)를 거치면서 보다 열린 구조로 발전했는가 아니면 고착화의 과정을 밟았는가, 그리고 사회적 지위의 세습 및 획득과정이 지역적으로는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분석하였다.
기본모형에 대한 분석 결과, 지위세습의 과정에서 부친의 직업보다 부친의 학력의 영향이 훨씬 크며 지위획득과정에서 가족배경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본인의 지위획득에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본인의 학력을 매개로 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비록 본인의 교육수준이 사회적 지위획득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지만, 그것이 곧 한국 사회에서의 성취구조가 귀속적 요인보다는 개인의 성취업적(교육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개방사회로 볼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오히려 자녀세대의 교육적 성취가 부모세대에서의 기회의 불평등을 현재의 직업적 지위로 중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남녀별로 지위획득과정을 살펴본 결과, 여성의 경우에는 부친으로부터 교육이라는 문화적 자본을, 남성의 경우에는 직업과 수입 등 부친의 경제적 자본을 통하여 영향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본인의 학력이 초직에 미치는 영향은 여성의 경우가 높았고, 현직에 미치는 영향은 남성의 경우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본인의 학력이 미치는 직접효과에 있어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 사회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경우 사회이동에 있어서 남자보다 한층 더 제약된 조건 하에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연령집단별로 지위획득과정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세대내 성취과정은 산업화가설이 얘기하고 있는 대로 연령세대를 거치면서 업적적 요인(교육)이 지위획득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져가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으나, 사회적 지위의 세대간 세습과정에 있어서는 산업화가설대로 귀속적 요인의 영향이 단선적으로 감소하지 않고 반대로 증가하여 왔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전통적인 산업화가설에서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기회와 성취에 있어서 사회계급간 불평등이 계속 존속해 왔음을 확인해 주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산업화에도 불구하고 계층간 지위는 유지될 것이라는 디프맅-그러스키(Diprete and Grusky, 1990)의 주장을 일정정도 뒷받침해준다.
마지막으로 출신지역별 차이에 대한 분석은 경남/경북의 경우 전남/전북에 비해 부모세대의 사회적 지위가 자녀세대에 보다 확실하게 세습이 되고, 일단 획득한 초직의 지위가 현재의 직업지위로 연계되는 정도에 있어서 전자의 경우가 후자에 비해 훨씬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호남출신보다 영남출신자들의 지위획득과정이 보다 정연하고 일관되며 부모세대의 사회적 지원을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우리 사회의 지위세습과 성취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을 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다음과 같은 보완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본 연구는 어떻게 사회적, 경제적 이익/불이익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옮겨가는지에 대한 시각을 제공해 주고 있지만 삼대에 걸친 혹은 그 이상의 세대간 계층화에 관한 시각은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 둘째, 본 연구는 가족들 간의 차이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 가족내의 차이, 곧 형제자매간의 차이나 상호영향을 살펴보지 못하였다. 특히, 우리 사회의 경우 장자의 지위가 다른 가족 성원에 비해 월등히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은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보완작업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이에 대한 분석은 다음 과제로 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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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거칠게 말해 부모의 경제적, 문화적 자본이 자녀의 학력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다시 자녀의 지위 획득에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지요(부모의 지위 -> 자녀의 지위 라는 직접적인 영향이 아니라 학력을 매개로 한 간접적인 영향). 세련된 재생산이라고나 할까요. 당연히 사회이동의 개방성이 나아졌다고 볼 수는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