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회학연구> 제13권 제2호(2003. 8.)에 실린 논문

   "학업성취에 대한 학교조직의 효과: TIMSS-R의 위계적 선형모형 연구"

현재 한국이 국가간 비교를 위해 국제학력검사를 받고 있는 기관은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와
OECD가 있으며, 이 기관에서 실시하는 검사가 TIMSS와 PISA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학력저하 논란
이 불거질 때, 국제비교 운운하며 언론에서 발표하였던 것이 TIMSS이고(순위가 95년 검사보다
떨어졌네 하면서), 작년 재작년 국제비교에서 상위권에 속한다고 나온 것이 PISA 입니다.

이 논문은 98-99년에 실시된 TIMSS-R(R은 후속연구라는 뜻)의 자료들을 분석하여 수학과목에 한해
학업성취도의 차이가 어디에서 나오는지를 살핀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학업성취도의 차이가 나오는
곳(다른 말로 학업성취도 결정요인)을 살피기 위해 검사결과를 깊이있게 분석한 경우 드물었기에,
의미있는 연구라 할 수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냐면,
학생 변인(학생의 사회경제적 지위, 수학공부에 소비하는 시간, 수학에 대한 긍정적 태도, 방과후 수학
과외)이 학업성취도 차이의 93.2%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교사변인(교사의 경력, 대학원 수학 여부, 성)이나 교실변인(규모, 수업방식) 등은 의미없으며,
학교변인(학교의 평균 사회경제적 지위, 도시/농촌지역 위치)이 6.8%를 설명합니다.
(학교효과론자들은 보통 학교효과가 8-10% 정도라고 하는데, 그것보다 낮습니다)

충격적인 결과이지요. 그래서 본문 결론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결과는 한국에서 학업성취는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나 학교 평균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서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바, 이는 교육평등 및 사회평등과 관련된
문제들을 다시 한번 고려해보아야 할 것이다. 학업성취가 부모나 이웃 주민들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서 대부분 좌우된다는 것은 본래 기대하였던 학교교육의 주요한 역할 중에 하나인 학생들이
입학하면서 가져오는 개인차를 메워주는 데 아직도 성공하고 있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모의 경제적, 문화적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특정계층(중상층 또는 상류층) 가정의
학생들이 학업성취에서도 확실히 이점을 갖게 되고, 이는 다시 상급학교 교육기회 획득의 불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이 점점 심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 이런 연구결과물은 언론에서 소개해주지 않죠. 학력저하 담론을 만들어 학교현장을 뒤흔들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여론을 호도할 때는 활용해도, 똑같은 시험의 다른 결과는 주목하지 않겠죠.
입맛에 맞지 않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