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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PT-디지털 기술과 교육혁명 토론회>

 

 

 

 

 

디지털 기술과 인간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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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육 담론과 교육혁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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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과 인간 발달

 

이두표(진보교육연구소 번역팀장)

 

0. 들어가며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나 기술이 그저 사용만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비고츠키는 도구와 기호에서 인간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도구(망치, 칼 등)가 자연에 작용하여 자연을 변화시킨다면, 정신의 도구인 기호(숫자, 언어)는 인간 스스로에게 작용하여 인간의 정신 기능을 변화시킨다고 하였다. 특히 언어는 동물을 인간과 구분시켜주는 고등정신기능 발달에 필수적임을 역설하였다. 과거에 청각장애인이 지능이 낮다는 오해를 많이 받았던 것은 실제로 언어의 부재로 인해 고등정신기능을 발달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청각장애인은 온전한 언어인 수어() 등을 통해 고등정신기능을 온전히 발달시켜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문자의 발명은 인류 문명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마셜 맥루한의 미디어는 메시지다는 유명한 명제도 비슷한 맥락을 이야기하고 있다. 맥루한의 미디어 개념은 언어, 문자, , 자전거, 도로, 숫자 등 사람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모든 도구와 기술을 망라한다. 그 기준에서의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며, 인간의 신체와 감각을 확장하는 모든 도구와 기술이 미디어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음 디지털 기술의 목록을 보자. IT혁명을 태동시킨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 SNS(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자동차 내비게이션, 인공지능 알파고, 블록체인(비트코인), 메타버스(가상현실, 증강현실), 코딩교육(소프트웨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전자책, 자율주행 자동차, 클라우드 컴퓨팅, GPT(MS , 구글 바드) 등등. 한마디로 우리 삶을 바꾸고 이를 통해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다. 교육의 목적을 총체적, 주체적 인간 발달로 볼 때, 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기술 자체를 이해하고, 그와 인간 발달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교육에 필수적이다.

 

 

1. 2023.02.23.() 교육부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

 

먼저 2023.2.23일에 발표된 교육부의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의 실현.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살펴보자. 새 정부의 사실상 첫 교육부장관이 발표한 내용이니 궁금하긴 한데, 맨 처음부터 최신 디지털 기술인 챗GPT를 언급한 것에 비해 교육혁신 방안이라 하기에는 그 내용이 새로울 것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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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가 사용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여서 그런지, 앞으로 우리 교육은 외워서 답을 잘하도록 만드는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모든 아이가 자기만의 질문을 하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 교육이 외워서 답을 잘하도록 만드는 획일적 교육이었던 이유가 대학입시 경쟁에 있었다는 사실은 도외시하고(아무 대책도 없고), 최신 디지털 기술을 잘 활용하려면 질문만 잘하면 되니까(답은 챗GPT가 주니까), 질문을 잘 하는 교육으로 나아가자는 단선적 사고를 도대체 어찌해야 하는가? 만약 몇 년 후 놀랍고 새로운 질문을 해내는 인공지능이 나와서 인기를 끌면, 교육부는 그때는 어떤 교육을 이야기하게 될까?(이제는 교육도 필요 없다고 해야 할까?) 실제로 몇 년 전에 교육부는 코딩교육을 강조했는데, 이런 논리라면 챗GPT가 코딩도 해주니 이제 코딩교육은 전혀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모르긴 해도 우리 나라의 엄혹한 교육 현실에서, 학생들은 앞으로 외워서 답을 잘하는 것은 물론이고, 질문을 잘 하는 법도 더 배워야 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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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본론으로 디지털 시대 교육의 대전환 방향(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을 이야기하면서, 학생, 교사, 수업의 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은 지식 수용자가 아니라 능동적 학습자가 되어야 하고,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니라 멘토나 코치의 역할을 하는 학습 디자이너(디자인은 배우지도 않았는데?)가 되어야 하고, 지식 전달을 위한 강의 중심의 수업은 토론, 프로젝트, 거꾸로 학습 등 새로운 교수학습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단다. 근데 듣기 좋고 그럴듯한 이 말들은 다 어디서 많이 들어서 익숙한 내용들이다. 이는 전형적인 구성주의 학습관(또는 행동주의)에 기초하여 지식교육을 폄하하고, 교사 역할을 축소시킨다. 뒤에서 보면 교사의 역할은 직접 자신의 수업을 설계하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에듀테크 기술을 사용하여 학생 맞춤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을 통제하는 역할로 축소된다.

 

그 방안으로 AI 기반 코스웨어, AI 튜터, 디지털 교과서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내용은 그다지 새롭지 않다. 코스웨어와 튜터링이라는 용어 앞에 AI를 붙여서 뭔가 달라지고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를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 디지털 교과서도 전교과목이 아니라, 일단 수학, 영어, 정보 세 개 과목에만 도입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 튜터링으로 맞춤 학습을 지원하겠다고 하는 과목은 왜 하필 수학인가? 수학은 내용이 매우 체계적이고 단계적이다. 앞 내용을 알아야 뒤 내용을 배울 수 있고, 앞 내용을 모를 경우 연습 문제를 제공하기가 수월하다. AI라는 용어를 덧붙이기는 했으나, AI 기술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냈다기 보다 학문의 성격 상 튜터링이라고 말하는 코스 학습에 수학이라는 학문이 적합한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영어는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듣기 말하기 중심 교육을 실현하겠다는데, 아직도 많이 사용하고 있지는 않으나 음성인식 기술(영어는 더 잘 인식할 것이다)은 이미 상당히 발달한 보편적 기술이다. 정보 과목은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여 코딩교육 실습을 강화한다고 하는데, 디지털 교과서가 없어서 못했던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코딩도 해주는 챗GPT 시대에 코딩교육이 아직도 필요하기는 한 것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교육부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기대로 가득 차 있을 뿐, 교육에 필수적인 인간 발달에 대한 고려가 이해가 없다. 밑도 끝도 없이 질문을 잘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조금만 생각해 보자. 훌륭한 질문은 당연히 체계적 통찰력에서 나오며, 통찰력을 키우려면 체계적인 지식교육이 필요하다. 지식이 있어야 의미있는 질문이 나온다. 우리가 입시교육 때문에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곤 하는 지식 학습에 대한 강조는 다음과 같은 OECD 문헌에서도 확인된다.

 

지식과 기능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 보강합니다.” (OECD 미래의 교육과 기능 2030 프로젝트 개념 노트: 2030을 위한 지식 요약중에서)

학문적 지식이나 교과별 지식은 여전히 이해를 위해 필수적 토대이자, 학생들이 다른 유형의 지식을 발달시킬 수 있는 구조입니다. 또한 학문적 지식을 습득할 기회는 형평성의 기초가 됩니다.” (OECD 미래의 교육과 기능 2030 프로젝트 개념 노트: 2030을 위한 지식 핵심지점중에서)

 

또한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 기계에 의존하여 학습을 하라는 말인지 의심스럽다. 최신 뇌과학에 따르면 교육은 건강한 인간관계의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며, “모든 건강한 인간관계의 바탕에서는 서로에 대한 관심, 경청, 존중 그리고 상호신뢰가 깔려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계는 관심, 경청, 존중, 신뢰라는 인간관계까지 대체하지 못한다.

 

이러한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교육관에 기반하여 지식교육을 폄하하고 교사 역할을 축소시키는 정책을 도입하려는 교육부의 속내는 무엇일까? 사실 그 실마리도 이미 보고서에 들어있다. 교육부는 디지털 수업혁신 선도 교사단(일명 T.O.U.C.H 교사단) 연수 강사로 민간전문가를 활용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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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교육부와 교육청이 협업하여 디지털 선도학교를 운영하면서, 선도학교에는 에듀테크 구매에 편의를 제고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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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을 민간 에듀테크 시장에 공개하겠다는 의혹은 이주호 교육부 장관의 과거 행적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인 20211AI교육혁명(이주호, 정제영, 정영식 저자, 시원북스 2021.01.15.)이라는 책을 공동으로 저술하였다. 목차의 키워드만 살펴보아도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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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키워드>

인공지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

인공지능과 교육의 만남

평생 배움을 지원하는 내 곁의 인공지능

모두를 위한 착한인공지능

맞춤학습을 지원하는 나만의 AI 개인교사

더 나은 협력과 소통을 돕는 인공지능

수업 혁신을 위해 공교육 과정에 인공지능을 더하다

교사의 조력자로 함께 평가하는 인공지능

AI개인교사와 인간 교사가 협업하는 미래 교실

미래 교육과정의 핵심인 고교학점제

학교로 간 인공지능

 

이는 이주호 장관의 인사청문회 관련 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이 후보자가 교육부 장관이 될 경우 이해충돌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에듀테크 업체와 단순 협력 관계라기보다는 후원금·기부금 등 돈으로 깊게 엮여있기 때문이다.

돈으로 엮인 이주호-에듀테크업체총정리청문회 관전 포인트 셋(한겨례 2022.10.28.)

다음은 2023.9.21.()부터 3일간 진행되는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듀테크, 디지털 대전환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주최하는 2023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Edtech Korea Fair 2023)라는 행사 홈페이지 화면의 일부를 캡춰한 것이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그리고 무슨 무슨 기업들이 나란히 거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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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이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다. 교육부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은 전형적인 구성주의 학습관(또는 행동주의)에 기초하여 지식교육을 폄하하고, 교사 역할을 축소시키며, 에듀테크 시장에 공교육의 문을 열겠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명박 시절의 이주호 장관이 그랬듯이 잘못된 교육관과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 기반한 이 정책의 실패는 필연이며, 학생들의 발달 저하, 에듀테크 시장 확대, 공교육 황폐화, 학생과 교사의 고통으로 귀결될 것이다.

 

 

2. 디지털 기술과 지적 발달

 

그렇다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인공지능 포함)이 인간 발달과 어떤 관계를 갖는지 지적 발달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다음의 내용은 진보교육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진보교육 86(20233)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지적 발달에 대하여를 발췌, 요약하여 구성하였다.

 

기술은 대상과 인간(주체) 모두에게 작동한다.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정신과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판단해야 하며, 그 위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다.

 

디지털 기술은 초연결성, 멀티미디어, 쌍방향 미디어(과장된 능동성과 주체성), 유비쿼터스, 가상세계(메타버스) 구축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육체 노동을 넘어 인지 노동까지 자동화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모든 테크놀로지는 양면성을 지니는 파르마콘(약과 독)이다. 기술은 인간을 외연적 역량을 확장시키지만, 그와 동시에 내재적 능력을 약화시킬 위험성을 지닌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지적 테크놀로지는 인간 고유의 지적 능력(주의, 기억, 지각, 생각)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디지털 세계의 과도한 접속은 주의력 분산과 집중력 저하의 위험 초래한다. 언어와 시선을 통해 주의를 공유하며, 이를 통해 학습을 촉진하는 인간의 주의는 인간 교사가 아닌 디지털 기술(AI )로는 불가능하다.

 

둘째, 인간의 호기심과 에러-피드백(실수 지적, 대안 제시뿐 아니라 정서적 격려, 자신감 부여)은 학습의 기초가 된다. 디지털 세계는 얕은 호기심의 천국이며, ‘주의의 공유에서 알 수 있듯이 에러-피드백은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으로는 불가능하다.

 

셋째, 기억과 생각도 학습의 기초이다. 장기기억 없이는 새로운 정보의 의미를 이해하거나 해석할 수 없다. 암기(기억)와 지식에 대한 지나친 평가 절하는 학습 저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흔히 감각적 자극과 정보의 과잉을 낳는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기억과 사유와 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은 교수-학습 과정에서 엄격하게 제한하여 사용해야 하며, 아동-청소년이 디지털 기기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앞에서도 여러번 말했듯이 교수-학습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은 인간의 상호작용을 대체할 수 없다. 아울러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인지발달 뿐만 아니라 정서와 윤리성(사회성) 발달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3. 디지털 기술 전문가, 사용자 의견

 

이상의 논의로 현재의 인공지능 기술 발달이 교사라는 인간을 통한 학습을 대체할 수 없으며,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 기술에 과도하게 노출되었을 경우 학습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확인해 보았다. 이번에는 이론적 논의를 넘어 디지털 기술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교육부와 에듀테크 업체의 일방적 선전과는 다른, IT 전문가의 신랄한 의견과 실제 사용자의 생생한 경험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한국 교육으로는 4차산업 인재가 못나오는 이유 (박태웅 의장)2022.7.18.

이 유튜브에는 IT 업계의 산 증인이라 소개된 박태웅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이 출현한다.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IT인재 부족 문제로 시작한다. 박의장은 반도체나 IT 인재 부족을 반도체학과 신설 등으로 풀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단선적 사고라고 일갈하며, 그렇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나라의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의사나 공무원으로 쏠리는 이유를 사회적 안전판의 부재 때문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왜곡된 인재 분배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컨대 현대 물리학의 중요 이론인 양자역학은 반도체 기술에 필수적이며, 수학이야말로 인공지능 기술의 바탕이 되는 학문인데,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기초과학인 물리학과가 인기가 없어 소멸하고 있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기술 발달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문제에 대해 단순 명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는 디지털 기술 발달로 증가한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을 그대로 유지하며 생산을 하면 공황(또는 낭비)이 생긴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회가 당연히 노동시간을 줄이고 여가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가면 된다고 말한다. 또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자리를 뺏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생산성 향상을 인간이 스스로를 위한 쪽으로 그 시간을 돌릴 것(노인 돌봄 등)인가 말 것인가가 문제라고 말한다.

 

그리고 과거 코딩교육을 강조하면서 대두된 소위 컴퓨팅 사고력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코딩교육을 비판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컴퓨팅 사고력은 수학적 사고력(고도의 뭔가 새로운 사고력이 아니다)이며, 지극히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은 코딩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코딩을 하기 전에 프로그램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경우의 수를 얼마나 많이 생각할 수 있느냐가 프로그래머의 유능성의 척도이며, 이 작업이 프로그래밍의 80%라고 말한다. 그때까지 코드는 한 줄도 필요하지 않다. 코딩을 교육하면 컴퓨팅 사고력이 길러진다는 것은 매우 단선적인 사고이며,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이해력, 공감력, 논리적 사고력, 경우의 수를 생각할 수 있는 창의력, 지극히 논리적이고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교육, 협업 능력, 경청하려는 태도, 표현력이 모두 필요하다. 이런 사람이 코딩도 잘하며, 인문학적 소양과 수학적 사고력이 결합할 때 디지털 대전환에 적합한 인재로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부한다. 아주 어릴 때 코딩을 가르치는 일은 또 하나의 주입식 암기교육이 될 수 있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즐거움을 박탈당하고 코딩은 숙제나 의무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2) 'IT계 거장' 박태웅 "국민의힘, chatGPT 활용? AI 지식 없다고 폭로한 셈.. 3배로 욕 먹을 일" - 박태웅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230210 방송

이번에 박태웅 의장은 IT전문가로서 인공지능 챗GPT에 대해 말한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충분히 발달한 과학은 마술과 구분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예컨대 1초에 300조번의 단순 연산을 하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를 인간의 입장에서 상상해 보라. 인공지능이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인공지능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소위 AI 리터러시의 바탕이 된다.

 

인공지능 개발에는 엄청난 자본과 자원이 소요된다. 인공지능이 방대한 인류의 지식을 학습하려면 인터넷으로 접근이 가능하고 디지털 형식으로 기록된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또한 알파고나 챗GPT와 같이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은 신경세포(뉴런)를 모델화한 인공신경망을 이용하는데, 여기에는 엄청난 수의 매개변수(대용량의 저장장치)가 필요하며 빅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연산(GPU)을 통한 매개변수 최적화가 필요하다. 여기에 쓰이는 중요한 장치가 소위 GPU(Graphics Processing Unit, 그래픽 처리 장치)라는 것인데, 그 어원에서 볼 수 있듯이 본래는 3D 컴퓨터 게임 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개발된 장치이다. 그런데 GPU는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기 시작하며 몸값을 키우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엄청난 연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GPU는 또 하나의 엄청난 연산이 필요한 딥러닝 인공지능 학습에도 필수적인 장치가 되었다. 현재 GPU 시장의 맹주인 엔비디아(NVIDIA)라는 회사의 주가와 GPU 가격은 엄청나게 치솟고 있다.

 

그런데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딥러닝 인공지능의 핵심 문제는 인공지능이 왜 이런 결과를 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초창기 인공지능 붐을 이끌었던 것 중에 전문가 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다. 예컨대 고양이를 인식하는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서 고양이의 특징(다리 2, 세로동공, 야옹 소리 등)을 프로그래머가 사전에 모두 입력해 놓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경우의 수가 적고 기준이 명백한 일에는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곧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세상을 살다보면 예외적인 일이 많이 일어나기 마련인데, 전문가 시스템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경우의 수에 대해서는 엉뚱한 답을 내놓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위 한계를 돌파한 것이 인공신경망을 이용한 딥러닝 인공지능이다. 딥러닝 인공지능은 수많은 고양이 사진을 이용한 학습을 통해 고양이의 특징을 스스로 파악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학습한 특징이라는 것은 인간이 알아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서술되어있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한 엄청난 수의 최적화된 매개변수 조합을 통해 고양이를 인식하기 때문에, 왜 잘 구별하는지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거꾸로 말하면 고양이를 잘 구별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며, 게다가 전문가 시스템 보다는 훨씬 잘 구별하지만 그 대답이 100% 옳은 것은 아니다. 이는 그 결과가 소수의 희생을 통한 다수의 이익등과 같은 인간의 생존이나 윤리와 연결된 문제의 경우 큰 문제가 된다.

 

실제 챗GPT도 동일한 원리도 구축된다. GPTOpenAI라는 회사가 개발한 언어모델로,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사전훈련된 생성형 변환기)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GPT는 방대한 언어자료를 사전에 학습하여, 어떤 단어 뒤에 어떤 단어가 올지를 확률적으로 예측한다. 무려 5조개 단위의 문서를 가지고 3천억개 단어를 학습했다고 한다. 이러한 학습을 위해 30억달러(3.7조원)의 비용이 필요했고, MS에서 1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았다고 한다. 엄청난 비용과 엄청난 데이터가 소요되는 엄청난 자원 독점 사업이다.

 

GPT는 굉장히 그럴듯한 대답을 하지만, 그 대답이 확률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따라서 참거짓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쓰는 것과, 참거짓을 구분할 수 없는 사람이 쓰는 것은 엄청난 격차가 생길 수 있다. 무조건 답을 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점을 말하라고 하면 좋은점을 말하고, 문제점을 설명하라고 하면 문제점을 설명한다. 따라서 소위 말하는 AI 리터러시가 필요하며, 그 속에는 사용법만이 아니라 챗GPT의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뭐 새로운 것만 나오면 한국형(인공지능 등) 이야기 하는데, 한국 웹생태계는 고립되어 있어서(가두리형) 실제로 쓸만한 빅데이터가 매우 부족하다.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오는 법이다. 부화뇌동 하지 말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3) 밀크티 홍보 유튜브 정리(교육부 패드 학습 전망)

이번에는 교육부 디지털 기반 학습이 실제로 귀결될 것으로 보이는 온라인 패드학습에 대해 조사해 보았다. 요즘 TV 광고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온라인 패드학습 서비스에는 엘리하이, 밀크티, 아이스크림홈런, 와이즈캠프 등이 있다. 그 중 밀크티 홍보 유튜브 영상을 살펴 보았다. 밀크티는 삼성의 갤럭시탭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학생이 주인공으로 나와 밀크티로 학습을 하는 일상을 보여주는 브이로그 형식의 영상이었다. 그 학생은 시종 밝고 긍정적인 태도로 밀크티가 요점 노트나 기출 문제를 제공해 주어 좋다고 말한다. 밀크티를 이용해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빠르게 대답을 들을 수 있다는데, 교사가 게시판 같은 곳에 올린 학생의 질문을 보고 30분 내에 직접 대답을 올려 주는 방식이었다. 전화로 교사 상담도 가능하며, 밀크티를 많이 사용하면 쌓이는 포인트를 이용해 근처 편의점 등에서 간식까지 사먹을 수 있으니 너무 좋단다.

 

다른 영상에서는 코딩 공부를 하면서 공부아니고 노는 것 같아요라고 밝게 말하는 학생을 볼 수 있었다(정말?). 배추흰나비 키우기, 혼합물 분리, 메아리 실험과 같은 과학실험도 해준다고 하는데, 당연히 실제 실험이 아닌 인터넷에서 많이 보던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다. 그리고 어려운 수학이 좋아진다며, 3D, 칠교, 시간 제한 미션이나 체험 형식의 수업에 수학이 놀이 같아요라며 밝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근데 솔직히 새롭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다 어디서 많이 보던 익숙한 서비스를 모아 놓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어 있다는 것인지는 잘 보이지 않았다.

 

4) 온라인 패드학습(엘리하이, 밀크티, 아이스크림홈런, 와이즈캠프)

그러던 중 이 영상을 발견했다. 천재교육 밀크티에 근무한 경력이 있고, 초등학교 3학년, 6학년 아이 교육을 위해 앨리하이를 사용 중인 부모의 솔직한 사용 후기였다. 특히 일반적인 온라인 패드 학습 사용시 주의점, 정말 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이런저런 장단점을 이야기해 주었다. 두괄식으로 이미 결론을 말하는데, 한마디로 온라인 패드는 꼭 없어도 된다며 영상을 시작했다.

 

일단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온라인 패드 학습은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이 혼자서 패드를 이용하여 학습을 하므로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 둘째, 2년 정도 약정을 하면 가성비가 좋고 전과목을 학습할 수 있다. 즉 다른 사교육에 비해 저렴하다. 셋째, 자녀가 여럿일 때 함께 쓸 수 있다. 1명 가격으로 2명 이상이 쓸 수 있다.

 

그러나 부모들이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은, 자신이 힘들다는 이유로서 패드 학습을 선택하면 절대로 안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최악의 결과를 낳으며,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한다. 또한 그냥 강의를 듣기만 해서는 절대 자기주도학습이 되지 않는다. 강의를 듣는 상태는 뇌가 멈추어 있는 상태다. 따라서 흘려듣는 수준으로 시간만 보내게 된다. 생각을 하지 않고 그대로 흘려들을 뿐이다. 장기기억으로 가느냐는 별개의 문제이며, 강의를 많이 듣는다고 좋은 것은 절대 아니다. 또한 강의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전과목을 다 들을 시간이 없다. 2명 이상의 아이가 함께 쓰면 싸우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강과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국영수 중요 과목은 부모 지도 등의 다른 방법을 활용하고 사회, 과학 등만 취사선택하여 패드를 활용하거나 하는 식으로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그냥 멍 때리면서 흘려듣지 않고 뇌를 활성화 시키는 좋은 방법은 노트 필기를 하는 것이다. 노트 필기 방법에 대한 노하우 영상도 따로 있단다. 수동적으로 사용하면서 마음의 위안(부모)만 얻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라. 능동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효과가 있다.

 

 

4. GPT와 교육

 

인공지능 기술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챗GPT의 원리와 그에 기반한 교육에 대한 시사점을 살펴보자.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는 두 개의 학습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1단계는 챗GPT의 본체인 GPT를 학습시키는 단계이다. GPT는 챗GPT를 개발한 OpenAI의 대형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로서 다음 낱말 맞추기 연습을 무한히 반복함으로써 지식을 학습한다. 예컨대 다음 그림과 같이 나는 밥을 ( )”라는 문장에서 빈칸에 어떤 단어가 들어올지 확률을 통해 통계적으로 학습한다. 이때 지식이라는 용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모델은 인간이 무엇인가를 안다는 의미의 지식이라기보다는 낱말(엄밀히는 토큰) 간의 관계를 학습한다. GPT이 무엇인지, ‘먹었다가 무엇인지 전혀 모른다. 단지 이 단어들은 관련성이 높기 때문에, 같은 문장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학습할 뿐이다. 엄청난 인기를 끈 최근의 챗GPTGPT-3.5에 기반했고, 그후 OpenAI2023.3.14.일 더 발달한 최신 버전인 GPT-4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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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의 다음 낱말 맞추기 학습을 통해 GPT는 낱말을 이어 붙여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사람이 묻는 말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학습이 필요하다. 질문에 답을 생성하도록 하기 위해 2단계로 GPT질문-형식의 글을 잔뜩 학습시킨 것이 바로 GPT’이다. 1단계의 GPT다음 낱말 맞추기 기계라면 2단계의 챗GPT다음 문장 맞추기 기계라 말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엄청난 성능을 보여준 것이다. 2단계 학습을 위해 OpenAI40명의 알바를 고용하여 질문-형식의 텍스트 13000개를 작성했다고 한다. 예상 질문에 대한 모범답안을 인간의 손으로 작성하여 일종의 컨닝 페이퍼를 제공한 것이다. 이는 일종의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으로 볼 수 있으며, 지저분한 작업이라고도 표현되지만, 아직 인간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 때문인지 예상 질문에 포함되지 않아 모범적인 답안이 없는 질문의 경우 챗GPT는 엉뚱한 동문서답을 내 놓기도 한다.

 

엄청난 성능을 보이는 챗GPT를 이용하면서도, 절대 잊지말아야 할 것은 챗GPT가 그럴듯한 답변을 생성한다고 해서 해답을 안다거나, 이해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GPT는 학습을 통해 기계적으로 다음 낱말과 다음 문장을 만들어내고 있을 뿐이다. GPT가 진정 답을 알고문장을 이해하다는 것이라면 우리 인간은 지적 존재를 창조한 셈이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앎과 이해가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

 

엄청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챗GPT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때로 질문에 대해 동문서답을 하기도 하고, 전혀 사실이 아닌 말을 천연덕스럽게 사실인 것처럼 말한다. 인간으로 치자면 거짓말, 헛소리, 아무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뷰징 도구로 사용될 경우 큰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챗GPT에 영조의 아들이 누구냐고 물으면 정조라고 대답한다. 영조는 자신의 아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였으며, 영조의 뒤를 이은 왕 정조는 이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거짓말임을 알 수 있지만,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영조 다음의 왕이 정조이므로 정조가 영조의 아들이라는 대답을 쉽게 믿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드물지 않게 일어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챗GPT가 잘못된 답변을 그럴듯하게 생성하여 대답하는 것을 환각현상(Hallucination)이라고 부른다. 이는 알고리즘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 환각현상을 일반적으로 제거할 방법은 없다. GPT는 단어의 관계를 학습하여 그럴듯한 답을 생성해내는 기계일 뿐이다. 그럴듯하다고 정확함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럴듯한 가짜가 섞이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 만든 사람도 어떤 답을 줄지 모르는 것이다. 따라서 챗GPT를 사용할 때 모든 답안을 다 믿어서는 안된다. 항상 참조한다는 자세로 답을 읽되 항상 사실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적절한 비판적 사고력이 없을 경우 가짜뉴스 이상의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챗GPT는 일반 대중이 직접 사용하게 된 최초의 AI이다. 사용해 보면 꽤 유용하며 실제로도 많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문자로 질문에 답하는 수준이지만, 이러한 기능은 그림, 코딩, 글 초안, PPT, 기사, 요약 등으로 확장되는 추세이다. 이는 기계 자동화에 대비하여 말 그대로 인간 인지 기능의 자동화라고 할 수 있으며, 인간의 인지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것이 주는 문제점도 상당해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AI 개발을 중지할 것을 호소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인간이 기술을 수동적으로 수용만 할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통제할 방법을 충분히 갖추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이다. 지금도 미국의 수많은 대학생들이 챗GPT를 사용하여 과제를 한다고 한다. 어릴수록, 아직 지식 수준이 미약할수록, 비판적 사고력이 없을수록 챗GPT는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방해가 된다. 따라서 교사는 챗GPT를 자료 조사나 수업 준비 및 보조 도구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겠지만, 학생은 아주 제한적 범위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항상 신기술이 개발되어 관심을 끌게 될 경우 우리나라는 산업적, 경제적 측면의 논리(국가 경제 이바지, 디지털 100만 대군 육성)가 교육적 측면의 논리를 압도하는 경우가 흔하다. 흔히 정치권에서는 교육을 산업의 도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장기적 측면에서 교육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기 보다는 즉자적(단선적) 대응을 요구한다. 교사로서 우리는 교육적 측면과 산업적 측면을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적 측면에서도 교사는 학부모로서의 정체성과 교사로서의 정체성을 모두 가진 경우 문제를 이해하고 대응하는데 혼선이 있을 수 있다. 가능하면 학부모와 교사로서 입장을 분리하여 먼저 분석을 해보고 통합하여 사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신기술들이 그랬듯이 지금 우리 앞에 닥친 디지털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영향의 일부분은 우리의 주체적 대응 방식에 달려 있기도 할 것이다. 수동적으로 밀려가지 말고 공부하고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대응하자. GPT라면 뭔가 다 해 줄 것 같지만 아직 교육에서의 활용 한계는 뚜렷해 보인다.

 

 

5. 서울시교육청 AI리터러시 교사 토론회 자료집(GPT 시대의 교육)

 

교육부만큼은 아니지만 서울시교육청도 챗GPT의 교육적 활용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서울특별시교육청이 학교 인공지능 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현장 교원의 의견을 수렴한다며, 지난 2023.3.29.(), 3. 31.() 양일 간 개최한 GPT 시대의 AI 리터러시교사 토론회 자료집에서 몇 가지 눈에 띠는 내용의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1) 디지털 소양은 언어나 수리 소양과 같은 층위가 아니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주요 사항(시안)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기초소양을 다음과 같이 언어 소양, 수리 소양, 디지털 소양 3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디지털 소양을 강조하려는 마음은 알겠지만, 디지털 소양을 모든 소양의 기본인 언어, 수리 소양과 나란히 두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언어, 수리 소양 위에 인문적, 과학적 소양, 그리고 그 위에 디지털 소양 등과 같은 구체적인 소양이 온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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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 아래가 완전 모순

칸아카데미에서 인용한 다음 자료를 보자. 위에는 학생이 챗GPT를 어떻게 사용하면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아래에는 학생이 챗GPT를 사용할 때 주의사항을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어떤 학생이 자기가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할 때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해 놓고, 바로 뒤에서 답변이 100% 정확하다고 절대로 믿지 말라는 모순된 말을 하고 있다. 헷갈리는 개념을 정리 해달라고 할 수 있고 시험 준비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해 놓고, 바로 뒤에서 다른 소스와 비교하여 검증하고 확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쓰라는 것인가 말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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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용 금지 또는 아주 제한적 사용

칸아카데미는 교사에게는 아주 현실적 제안을 하고 있다. LLM(Large Language Mode), 즉 챗GPT를 아예 금지하거나, 사용하되 사용 여부를 표시하게 하거나, GPT로 소용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숙제를 만들어 주거나, 교사가 확인할 수 있는 환경(즉 코앞에서)에서 숙제를 하고 제출하게 하라는 것이다. GPT가 본연의 교육의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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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나오며

 

디지털 기술은 끊임없이 발달하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변화가 너무 빨라 쫒아가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다. 디지털 기술이 마술처럼 보이지 않도록 끊임없는 관심과 공부가 필요하다. 사회와 기술 모두 인간이 만든 것이다. 휘둘리지 말자.

 

디지털 교육 담론과 교육혁명운동

 

천보선(진보교육연구소 소장)

 

 

디지털문제는 그동안 교육담론과 정책에서 수세적 영역이었다. ‘코딩교육이나 ‘AI학습체제등을 강조하는 권력과 자본의 왜곡된 디지털 담론과 정책이 일방적으로 펼쳐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 흐름은 결코 그렇지 않다. 유네스코 2050OECD 2030 보고서는 관점과 방향을 전혀 달리한다. 이 와중에 최근 챗GPT 등장은 정부 주도의 왜곡된 디지털 교육 담론과 정책에 적지 않은 타격을 가하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디지털 기술 발전이 보편교육의 강화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문제 역시 생태 위기, 저출생/고령화, 저성장 시대 등 대전환 시대 주요 의제들이 교육에 요청하는 바와 같다. 대전환 시대 주요 의제들이 하나로 모아지는 상황은 현 단계 교육 정세를 새롭게 인식하고 대응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그것은 발달 교육의 전면적 제기와 교육운동의 공세적 전환이다. 이글에서는 유네스코 2050의 디지털 교육론 및 챗GPT 등장이 의미하는 바를 소개하고 그에 따른 교육적 과제를 논의하고자 한다.

 

 

유네스코 2050의 디지털 의제와 교육적 과제

 

1) 유네스코 2050이 제기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의 주요 사회 의제

유네스코 2050은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변화 문제를 주요한 의제로 다루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 의한 사회변화와 그 영향이 확대되는 현상을 디지털화(digitalization)라고 한다. GPT 등장은 디지털화와 관련된 의제들을 전면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범한 논의 주체들이 참여해 심사숙고를 거쳐 제출된 유네스코 2050의 논의를 살펴보는 것은 올바른 디지털 교육담론을 형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할 것이다. 유네스코의 기본 시각은 디지털 기술 및 디지털화가 기회와 위험, 유용함과 비인간화라는 이중적 셩격을 갖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정해진 변화 방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올바로 대응하느냐의 문제로 본다. 유네스코 2050에서 제기하는 디지털화의 주요 의제들은 다음과 같다.

 

* 디지털 접근권, 디지털 문해력

유네스코 2050은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분명한 역사적, 경향적 사실로서 인식하면서 앞으로 디지털 기술이 경제 활동과 일상생활 모두에 걸쳐 점점 더 많이 쓰이게 될 것이며 사회와 생활 전반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역사적으로 우리의 현재는 진행 중인 디지털 혁명, 생명공학 및 신경과학의 진전으로 특징지어지는 사회의 기술적 변화의 가속화로 특징지어집니다. 기술혁신은 우리가 살아가고 배우는 방식을 재편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유네스코 2050 2)

 

우선 디지털 기술이 중요해지고 많이 쓰인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디지털 기술을 알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마치 철기 시대라고 해서 철 제련 기술을 다 익혀야 하는 것이 아닌 것이나, 휴대폰이 많이 쓰인다고 해서 기술을 직접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술에 의해 제작된 도구를 잘 사용할 줄 알면 된다.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와 관련 유네스코 2050이 우선적으로 제출하는 기본 의제는 디지털 접근권디지털 문해력이다. 21세기 기본권이며 필수 역량이라고 강조한다.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 습득이 아니라 디지털 접근권문해력인 것이다.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과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며 경제적, 기술적 장벽이 제거되어야 한다. 접근권이 보장되지 않을 때 디지털 기술 발전은 격차를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 유네스코는 접근권 보장을 위해 공적 플랫폼 등 디지털 기술을 공동재로 다루어 나갈 것을 제안한다. 또한 모두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다루는 방법 자체가 쉬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교육적 과제 중 하나는 단지 몇 번의 터치나 간단한 키 입력만으로도 정보의 바다를 이해할 수 있는 도구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유네스코 205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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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문해력에는 두 가지 차원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사용자 문해력이다. 즉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디지털 기기와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와 프로그램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조건에서 사용자 문해력은 필요에 따라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득된다. 반면 배워도 사용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따라서 필요한 경우 사용자 문해 교육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일부에서 강박적으로 생각하듯 별도의 체계적 교육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쉽게 접하고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다. 그래서 사용자 문해력 문제는 결국 접근권보장 문제로 연결된다. 한편 발달의 차원에서는 기기와 프로그램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접근권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발달 과정에서는 일정한 제한과 규칙이 필요하다고 본다.

 

디지털 문해력의 또 다른 차원은 디지털 텍스트 문해력이다. 디지털 텍스트도 내용 자체는 기본적으로 종이 텍스트와 다르지 않다. 대부분 언어, 문자로 구성된다. 따라서 일반적 문해력에 바탕한다. 그렇지만 또한 이미지, 영상,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텍스트를 활용하기 용이하며 따라서 복합 매체로서의 성격을 지닌다. 그래프나 영상이 함께 나오는 복합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텍스트 역시 언어적, 내용적 문해력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을 때 이해될 수 있다. 많은 경우 더 높은 수준의 문해력을 요구한다. 예컨대 도표 같은 이미지들은 이미 전제로 하는 어떤 개념과 내용적 이해가 없으면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디지털 텍스트는 가짜 뉴스 등 잘못된 내용, 불필요한 정보도 범람한다. 진위를 판단하고 소화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비판적이고 광범위한 소양을 필요로 한다. 유네스코는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문해력은 비판적 디지털 문해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문해력은 일반 문해력에 토대하는 것이며, 광범하고 높은 수준의 문해력으로 나아갈 것을 필요로 한다.

 

거짓 정보의 확산에 대해서는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과학, 디지털 및 인문학적 소양을 통해 대응해야 합니다. 교육 내용, 방법 및 정책에서 우리는 적극적인 시민의식과 민주적 참여를 촉진해야 합니다.”(유네스코 2050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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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디지털 텍스트와 네크워크의 문화적 성격, 관련 제도 등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필요하다. 그래야 세계와의 관련 속에서 디지털 텍스트의 내용을 올바로 이해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

 

교육은 디지털 상호작용을 단지 교육과정의 목표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만 다루는 대신, 탐구와 학습 자체의 주체로 다루어야 합니다. 디지털 권리, 감시, 소유권, 개인정보 보호, 권력, 통제, 보안에 대한 논의가 정규 교육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유네스코 2050 6)

 

* 이중적 성격에 대한 대응 공동재로서 디지털

유네스코는 디지털의 이중적 성격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강조한다. 사람들을 연결하는 대신 격차와 고립을 유발하며, “이득이 발생하는 한편 불평등과 배제가 증가하고, “특정 지식이 중심화되는 반면 다양한 지식들이 주변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참여와 민주주의를 촉진할 수도, 가짜뉴스와 감시와 억압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 문제에 대한 유네스코 2050 논의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이러한 이중적 성격에 관한 것이다.

 

디지털화와 디지털 기술에는 고유한 모순이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여러 작동 논리 중 일부는 해방적 잠재력이 크지만, 또 다른 일부는 커다란 충격과 위험성을 지닙니다.”(유네스코 205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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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긍정적인 면을 살리고, 부정적인 면을 제어하기 위한 민주적, 사회적 관리와 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현재적 상황은 실패상황이며 그것은 이윤을 추구하는 상업적 모델에 기인한다고 바라본다.

 

디지털 혁명에 대한 많은 논평에는 찬사의 어조들이 수반되고 있지만, 상황은 또한 그런 기술이 제공하는 근본적으로 변혁적인 기회를 활용하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디지털 플랫폼은 대부분 더 광범위한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려는 목적을 따릅니다. 그들이 디자인한 세상은 또한 여성과 언어, 민족, 인종적 소수자, 장애인을 포함한 소외된 그룹을 일상적으로 배제하고, 전체 인류를 대표하지 못하는 편견과 오도된 정보들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이것이 현재 제멋대로 힘을 행사하는 강력한 디지털 기술의 운명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유네스코 2050 2)

 

유네스코는 위험과 문제를 관리하고 모든 사람들과 사회에 유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술을 공동재로 다루어 나가자고 제안한다.

 

그것은 사람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람들을 연결하기 위해, 현재의 통상적인 상업적 모델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며, 우리는 지금 그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보다 유연한 디지털 환경을 만들려면, 긍정적 발전과 공동재로서의 잠재성 실현을 제한하고 있는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과 권위주의적인 규제 충동으로부터 기반 인프라를 분리해야 합니다.”(유네스코 2050 2)

 

그럴 경우 디지털 기술 발전은 생태 위기와 불평등 문제를 포함 지속가능 위기를 극복하고 모든 사람의 이익과 풍요롭고 민주적인 삶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더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의도를 가지고 장려될 필요가 있습니다.”(유네스코 2050 2)

 

* 불확실한 직업의 미래 사회의 구조적 전환

한편 유네스코 2050은 디지털 기술이 직업 세계에는 암울한 전망을 드리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직업의 미래를 바라보는 위기적인 그림이 드러납니다. AI, 자동화 및 로봇공학과 같은 기술 발전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지만,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준비가 가장 부족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녹색화는 지속가능한 실행과 청정 기술을 채택함에 따라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지만, 국가가 탄소 및 자원 집약적 산업을 축소함에 따라 다른 일자리들은 사라질 것입니다. 플랫폼 경제는 19세기 노동 관행을 다시 생겨나게 하고, 미래 세대는 디지털 일용노동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인간의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다른 방향으로 어떻게 하면 가장 잘 전승될 수 있을까요?” “소수의 사람만이 정식 고용을 하게 되는 사회에서, 교육은 어떻게 기능하게 될까요?” (이상 유네스코 205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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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두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며, 부족한 일자리도 소수의 전문적 엘리트와 다수의 불안정, 비정규직으로 직업 세계가 양극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향후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해서도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이와 관련 유네스코는 돌봄 노동 등 비공식 노동의 공식화를 제안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한계임이 분명하다. 노동시간 단축, 기본소득 등을 포함해 근본적인 사회 시스템의 변혁을 요청하는 사안이다.

 

2) ‘디지털 기술과 교육에 대한 입장

디지털 기술 발전이 교육에 제기하는 문제들은 크게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첫째, 디지털 기술을 가르치는 문제, 둘째, 디지털 기술을 교육에 활용하는 문제. 셋째, 디지털 기술이 가져오는 사회변화에 교육이 대응하는 문제이다. 이 문제들에 대한 유네스코 2050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 디지털 기술 교육에 대해

디지털 기술을 직접 가르치는 것에 비판적이며 디지털 기술 자체를 교과화하려는 현상에 우려를 표명한다. 유네스코 2050은 디지털 기술이 사회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과 디지털 기술을 직접 가르치는 문제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본다. 기술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기술을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능과 비판적 시각은 새로운 기술 개발의 속도만큼 변화하면서 끊임없이 유동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최신 기술 발전을 수용하기 위한 왜곡된 교육의 일방통행을 의미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유네스코 2050 4)

코딩과 컴퓨팅 사고가 디지털 구조물의 구축 방식을 밝혀주고, 그것을 다루는 기능적, 이론적 툴킷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많은 교육시스템에서 핵심 교과로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비록 교육용 미디어라 하더라도 디지털 미디어를 단순히 소비하는 것으로 학습자가 디지털의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는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게 해 주지는 않습니다. 교육은 디지털 상호작용을 단지 교육과정의 목표 추구를 위한 수단으로만 다루는 대신, 탐구와 학습 자체의 주체로 다루어야 합니다. 디지털 권리, 감시, 소유권, 개인정보 보호, 권력, 통제, 보안에 대한 논의가 정규 교육의 일부가 되어야 합니다.”(유네스코 2050 6)

 

그 이유는 직접적 기술 교육이 보편교육 과제가 아니며, 발달의 원리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2050이 강조하는 것은 기술을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데 필요한 기능’, 사용자 문해력비판적 디지털 문해력이다. 디지털 기술을 직접 가르치는 대신에 디지털 권리, 감시, 개인정보 보호, 권력, 통제 등 디지털 자체를 올바로 이해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빠른 변화로 인해 직접적 기술 교육이 쓸모없게 된다는 점도 함께 강조한다. 교육적으로도, 실용적으로도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개발된 기술은 미래의 직업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일치하지 않을 것이며, 많은 기술이 쓸모없게 될 것입니다.”(유네스코 2050 2)

* 디지털 기술을 교육에 활용(에듀테크)하는 문제에 대해

유네스코 2050은 모든 기술이 그러하듯 디지털 기술이 기본적으로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연결을 통해 교육 기회를 넓히고, 교육 자료가 될 수 있는 정보 획득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 같은 관점은 접근권에 대한 강조로 이어진다. 그러나 지나친 맹목과 환상을 경계하며 교육에 부정적 측면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조심스럽고 제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 기술을 교육에 활용하는 문제에 대해 유네스코 2050은 좀 더 구체적으로 다음의 입장들을 개진한다.

 

첫째, 디지털 기술로 교육 문제를 해결하거나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보는 것은 환상이라는 것이다.

 

“‘마법의 총알해결책으로 새로운 개발을 성급하게 채택하는 것은 거의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보다 나은 결과를 낳은 것은 점진적인 개선을 추구하는 발전이었으며, 위험성을 인식하면서 단순하고 보편적인 해결책은 없다는 것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서 기술적 실험들을 장려하는 문화였습니다.”(유네스코 2050 2)

 

유네스코 2050의 배경 문서인 ‘Digital technology and the futures of education’(Facer, K. and Selwyn, N. 2021)지난 40년의 에듀테크 역사에서 도출해야 할 반복적인 결론들이 많이 있다면서 디지털 기술만으로는 교육을 변화시킬 수 없다.” “디지털 기술은 학습을 향상시키지 않는다.” “디지털 기술은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한다.” “디지털 기술은 교사의 업무를 덜어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이 보급된 이래 교육에 적용될 수 있는 어떤 기술이나 프로그램이 등장할 때마다 커다란 교육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여러 차례 있어 왔지만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에듀테크가 학습에 더 효과적이지도 않으며, 교육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술주의적 맹신을 버리고 실천적 필요에 따라, 다양하고 점진적인 시도 속에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도입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둘째, 디지털을 통한 지식과 상호작용 방식 또한 비판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디지털 공간의 지식은 수량화되는 지식에 특권을 부여하며, 특정 지식이 중심화되는 반면 주변적이고 다양한 지식은 배제되기 쉬우며, 또한 개인주의적인 고립과 이기심을 쉽게 조장하기 때문에 그 문제와 한계를 인식하면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컴퓨터를 이용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의 용이성은 추론 및 의미 형성의 다른 방식들을 빠르게 잠식하였고, 연관성은 존재하지만 수량화하기 어려운 개인적 경험 및 다른 유형의 데이터보다 수치 데이터 세트에 특권을 부여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디지털 지식은 개인(사용자, 구매자 또는 관찰자)의 고립에 의존하며, 외로움, 이기심 및 자아도취를 너무 쉽게 조장할 수 있습니다.” “내러티브가 없는 숫자, 문화적 포용성이 없는 연결, 힘을 주지 못하는 정보, 교육에서 명확한 목적 없는 디지털 기술은 인간 발달을 위한 바람직한 수단이나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유네스코 2050 2)

대부분의 기계 학습의 핵심 문제는 과거를 보아야만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학습 경로를 따르는 학생은 지난 시간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틀렸는지’, ‘나타난 약점 영역이 무엇인지와 같은 과거 수행과 관련된 것에 의해서만 인식되고 정의됩니다. 이것은 재창조, 자기 인식과 학교가 육성해야 할 가능성에 대한 인식의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습니다.”(유네스코 2050 6)

 

셋째, 가장 중요하게는 디지털 기술이 교육의 대면적 가치, 공동학습 원리를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유네스코 2050은 에듀테크가 개별화 교육확산의 수단이 될 것을 우려하면서 공동학습의 원리, 교사와의 대면적 상호작용, 그 공간으로서 학교의 중요성을 확고하게 강조한다.

 

우리가 서로를 교육하는 것은 차이를 통해서이며, 우리가 배우는 내용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은 공유된 맥락을 통해서입니다. 공동의 공간에서 차이에 주목하는 교육적 차이 인정AI에 의해 규정되는 -개인화된 학습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화된 학습은 학습자를 공공 및 집단적 공간, 관계로부터 탈맥락화하고 제거합니다.”(유네스코 2050 3)

어떤 기술도 훌륭한 인간 교사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유네스코 2050 5)

학교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발명해야 할 것입니다.”(유네스코 2050 6)

 

넷째, 디지털 기기 및 프로그램에 대한 과도한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디지털 기술은 교육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사회적 상호작용을 저해하고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령에 낮을수록 부정적 영향의 가능성은 크다. 따라서 이용 가능성과 부정성이라는 두 측면을 함께 감안하는 규칙과 프로코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교는 기술에 대해 개인뿐 아니라 집단적 통제의 윤리를 널리 확산해야 합니다.”(유네스코 2050 6)

과도한 접근으로부터 학생과 교사를 보호하려면, 적절한 규칙과 프로토콜이 필요합니다.”(유네스코 2050 7)

 

디지털 기술과 교육문제에 대한 유네스코 2050 논의에서 중요한 지점은 기술의 교육적 활용기술에 의한 대체를 분명히 구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의 교육적 활용에 대해서는 그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동시에 부정적 측면을 경계하면서 비판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활용하되 비판적인 태도를 갖자는 것이다. 반면에 기술에 의해 대면적 상호작용을 대체하거나 공동학습을 개별화 교육으로 대체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그 자제를 단호하게 반대한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인간 교사를 대신할 수 없다거나 개인화된 학습은 학습자를 공공 및 집단적 공간, 관계로부터 탈맥락화하고 제거한다는 표현들이 그것이다.

 

* 디지털화에 대응하는 교육적 과제

디지털화는 매우 중요한 사회변화이며 따라서 교육에 새로운 방향과 과제를 요청한다. 유네스코 2050은 다음과 같이 제출한다.

 

첫째, (비판적) 디지털 문해력의 형성이다. 이에 대해서는 앞서 다룬 바 있다.

 

둘째, 보편교육의 강화이다. 비판적 디지털 문해력은 교육이 담당해야 할 새로운 과제를 더하는 것이다. 또한 디지털 공동재 의제는 민주적, 공동체적 인간 형성을 요청한다. 이러한 점들은 대전환 시대 교육에 요청되는 다른 과제들과 함께 보편교육의 전반적 확대, 강화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셋째, 생애교육의 재정립이다. 더 오래 사는 반면 디지털 기술로 빠르게 변화하고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교육은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져야 하는 것으로 변모되었다. 이와 관련 유네스코 2050은 기존의 직업재교육 중심의 성인 교육에서 해방적 프로젝트로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넷째, 배움의 플랫폼으로서의 학교이다. 디지털 기술은 멀리 떨어진 사람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고, 방대한 교육 자료를 접속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가능성을 살려 학교는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더 다양한 정보를 다루는 배움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배움의 플랫폼으로서의 학교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 주체들이 참여하는 네크워크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학교의 사회적 공간을 보호해야 한다고 해서,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일 필요는 없습니다. 광범위한 일련의 사회적, 문화적, 환경적 자원에 기초해,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될 수 있습니다.”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통해 학생들이 비슷한 관심사와 질문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을 때, 그것은 교사와 학교의 활동을 지원하게 됩니다. 디지털 연결은 교사와 학생이 전 세계의 정보, 텍스트 및 예술 작품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킵니다.”(유네스코 2050 6)

 

이 중 비판적 디지털 문해력 형성보편교육 강화는 교육이 수행해야 할 당면의 과제로 제출되는 것이며, ‘배움의 플랫폼으로서의 학교’, ‘생애교육의 재정립은 좀 더 거시적인 차원의 중장기적 지향과 과제라 할 수 있다.

 

 

2. GPT와 디지털 담론 지형 변화

 

GPT가 등장하면서 한국사회에서도 그동안 만연해왔던 기술주의적 디지털 교육담론과는 전혀 다른 의견들이 개진되기 시작하고 있다.

 

반도체 학과는 엉뚱한 이야기고 물리학, 수학과가 필요” “단선적 접근 벗어나야.. 컴퓨팅 사고력은 수학적 사고력. 이것은 코딩과 다른 것. 실제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경우의 수를 판단할 수 있는 수학적 사고력 필요.경청하는 태도, 이해력, 창의력 필요. 협업 능력 필요. 글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코딩도 잘 함. 인문학적 소양과 수학적 사고력 중요.” 초중등에서 코딩교육 직접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암기교육. 오히려 재미와 흥미가 아니라 혐오 유발할 것” (유튜브 한국교육으로는 4차산업 인재가 못나오는 이유’, 박종훈의 경제한방)

 

지금까지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지적 노동을 자동화할 수 있는 기계” “지적 노동의 대량 생산 가능“(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이 시작된 해는 2023 지적 과정의 중간 단계 대체 가능. 인간은 꿈과 목표, 인공지는이 산출한 결과물에 대한 판단과 선택지금 10대는 인공지능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무기가 없는 상태” “어른들이 새로운 전망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유튜브 <김대식 교수 '20분 레벨업' 미래직업 인공지능 AI>, 김미경TV)

 

질문을 잘 할 수 있는 능력,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디테일을 잘 파악하는 능력” “진짜 전문가는 인공지능이 없어도 스스로 알고 있고, 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인공지능의 정보를 검증할 수 있고, 지식을 활용하고 교육할 수 있는 사람. 그를 통해 자기 자신도 잘 아는 사람” “AI 시대에는 아이러니하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더 많은 경험,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공부 필요”(뇌 과학자 장동선(유투브 GPT 이후 성공 방정식이 뒤집혔다‘, 세바시 인생질문. 2023.4.5.)

 

이들은 정부의 코딩교육 도입, 반도체 학과 등으로 나타나는 디지털 교육정책을 비판하고 있으며, 보편교육 강화와 교육시스템의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들이 제기되는 것은 챗GPT가 직접적 기술 교육의 무용성, 더 높은 역량 형성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GPT 등장 속에서 그동안 정부와 자본의 기술주의적 입장이 만연해왔던 한국 사회 디지털 교육담론 지형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1) GPT와 디지털 교육 담론

GPT 등장은 결과적으로 유네스코의 입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주요한 지점 몇 가지를 살펴보자.

 

* 직접적 기술 교육의 무용성을 드러내다

GPT는 코딩도 자동 수행한다. 즉 코딩을 배우지 않아도 챗GPT를 통해 일상적 언어로 코딩에 의한 앱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그동안 코딩교육 필수화를 부르짖던 사람들의 입장을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원리적으로 앞으로 코딩만이 아니라 그래픽이나 디지인 등 사람이 수행해오던 기능적 컴퓨터 작업을 AI가 대신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그동안 지금까지 반복적으로 제기해오던 직접적인 디지털 기술 교육주장이 결정적 타격을 입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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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학습의 필요 : 보편교육 강화를 요구하다.

GPT질문을 잘하고, 진위를 판별할 수 있어야 하고, 제대로 수정,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을 필요로 한다. 이는 앞으로 더 발전된 여타의 생성형 AI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그런데 무언가 알아야 질물도 할 수 있으며, 진위 판별과 수정, 보완은 더 많고 깊은 지식이 있어야 가능하다. “AI 시대에는 아이러니하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더 많은 경험,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는 결국 보편교육의 강화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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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공동재 의제를 부각시키다.

GPT는 상당한 유용성과 함께 환각 현상’ ‘반인간적 실행 가능성등 명백한 위험의 문제들을 부각시키고 있다. 전 세계의 유수한 전문가들과 석학들이 공동의 규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나서고 있다. 이는 유네스코 2050에서 제기하는 디지털 공동재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고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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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세계의 양극화 문제를 현실화하다

지금까지 많은 관측들은 디지털 기술 발전에 의해 주로 기능적 육체노동이 로봇 등에 의해 대체되어 나갈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챗GPT 출현은 그러한 예상을 뒤집어 놓았다. 오히려 사무전문직이 더 위협받는다는 것이다. 원리적으로 컴퓨터로 작업하는 것 모두가 자동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여전히 육체노동의 대체 경향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AI의 이용 확대는 육체노동만이 아니라 앞으로 지적 노동의 상당 정도도 자동화되어 나갈 것임을 의미한다. 즉 블루, 화이트 가릴 것 없이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에서 축소될 것임을 예고한다. 달리 표현한다면 기존의 고졸 기술직의 자동화에 이어 앞으로 대졸 기술직, 사무직도 상당 정도 자동화되어 나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GPT에 일자리 뺏기다"AI발 줄해고 현실화되나(노컷뉴스, 2023, 06.06)

카피라이터까지GPT발 고소득 전문직 실직 시작됐다”(중앙일보. 2023. 06.06)

"GPT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문제, '기본소득'이 대안"(오마이뉴스. 2023.04.19.)

 

물론 그러한 현상이 주요한 사회현상으로 나타나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그 경향성은 분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직업 세계 변화 문제는 사회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생산-소비 시스템을 건설하는 것과 관련 향후 사회와 교육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과제를 던져준다.

 

한편 전문적 영역은 더욱 고도화된 영역으로 만든다. 기술 자체의 전문적 수준이 더욱 올라가기 때문이다. IT 업계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나 반도체 관련 전문 인력 양성이 현재의 대학 학과 수준에서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관련 자격증 만들지 말라. 실제 IT 업계에서는 아무도 자격증 요구하지 않는다. 관련 학과도 만들지 말라. 정작 필요한 것은 수학, 물리학, 확학 등의 기초과학기술 개발은 학부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러 분야의 협력 필요. 인공지능의 관련 학문 분야만이 아니라 인지과학, 법학, 철학, 인류학, 윤리학 등 학제 간 연구 필요” ("한국은 GPT’ 절대 못 만든다" IT 거장 박태웅이 장담한 이유 "정부가 걸림돌" - 박태웅,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230419 방송)

 

대졸 수준의 기능적 사무직의 대체 경향과 전문적 영역의 고도화를 함께 본다면 향후 직업 세계가 현재보다 훨신 더 양극화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네스코가 우려했던 일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며 교육과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 디지털 기술의 역사적 성격과 ‘4차산업혁명론의 파산

 

* 디지털 기술의 역사적 성격

기계 발명에 의한 산업혁명이 물리적 기능, 육체노동의 자동화를 가져왔다면 디지털 기술 발전은 인지적 기능의 자동화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산업화 패러다임 안에서의 변화(4차산업혁명)가 아니라 산업혁명 이후의 새로운 국면으로 규정할 수 있다. 유네스코 2050도 이러한 관점을 제출한다.

 

“‘디지털 혁명은 농업, 산업 혁명과 같은 다른 위대한 기술적 변화의 계기와 다르지 않습니다.” (유네스코 2050 2)

 

또한 디지털 기술 발전은 인쇄술 발명 이후 디지털 읽기라는 새로운 차원의 의사소통 방식이 새로운 문화역사적 조건으로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인류에게 선형 읽기의 문화적, 생물학적 중요성은 구전에서 문자로의 다양한 인간 문화의 전환을 설명하는 많은 학자들에 의해 지적되어 왔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 인간은 꽤 오랫동안 스스로를 해킹해 왔습니다. 많은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지금 우리 앞에 있는 새로운 읽기 기술에 적응할 것이라고 타당하게 주장합니다. 교육의 미래를 위한 선택은 디지털 또는 인쇄본 읽기 중 하나로 제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복합적 문해력을 형성하기 위해, 교사는 학생들이 선형 읽기와 표 읽기를 모두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인쇄물과 디지털은 텍스트에 대한 보완 형식이자 둘 다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야 합니다.”(유네스코 2050 2)

 

즉 기술적 의미 차원에서는 육체노동을 자동화하기 시작한 산업혁명에 비견되고, 인지 발달 및 문화적 차원에서는 문자 혹은 종이 발명에 비견된다고 보는 것이다. GPTAI 기술의 인지 자동화라는 성격을 명료하게 드러냄으로써 유네스코 2050의 견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지점은 디지털 기술혁신과 성장, 저성장, 탈성장과의 관계 문제이다. GPT 등장은 일자리 감소와 양극화 경향을 가시화시켰다. 역사적으로 지금까지 기술혁신은 생산-소비의 규모 확대로 연결되어 왔다. 새로운 산업분야를 창출하고, 감소하는 일자리보다 새로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현재 일어나고 있는 디지털 기술혁신은 노동 대체적, 산업 대체적 경향이 강하다. 예컨대 아마존은 기존 유통 산업을 잠식하고 우버는 택시 시장을 잠식한다. 생겨나는 일자리보다 줄어드는 일자리가 더 많다. 일부에서는 이러저러하게 생겨나는 일자리가 더 많을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으나 챗GPT 등장으로 일자리 감소 경향은 더욱 분명해졌다. 이러한 사실들은 기술혁신이 더 이상 생산-소비 규모의 확대, 즉 경제성장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데다가 이러한 디지털 기술혁신의 비성장적 경향은 저출생/고령화라는 또 다른 시대적 조건과 맞물린다. 저출생/고령화는 그것만으로도 저성장의 구조적 요인이 된다. 한국 사회 역시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저성장 시대로 진입하는 중이다.

 

성장전망 석달새 또 0.2%P ↓…이창용 경제 이미 장기 저성장 돌입”(한국경제, 2023, 0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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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요인이 맞물림으로써 저성장은 일시적 상황이 아니라 구조적, 장기적 국면이 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기술혁신은 저성장 시대와 함께한다는 것이다. 탈성장 이전에 저성장이 역사적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혁신 속에서 그나마의 일자리와 생산-소비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노동시간 단축, 기본소득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네스코 2050은 디지털 기술이 일자리 감소와 양극화의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올바로 사용할 수 있다면 탈성장의 대안 시스템 건설로 나아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디지털 기술 발전을 4차산업혁명이라는 틀로 바라보는 것은 2가지 점에서 잘못되었다. 하나는 산업화 내부의 변화로 좁게 바라본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산업혁명이라는 표현 속에 폭발적 성장에 대한 허구적 기대를 담으려는 것이다. 역사적 성격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올바른 사회적, 교육적 대응으로 연결될 수 없다. 자본주의적 성장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기술의 문제를 다시 바라본다면 유네스코가 강조하듯이 디지털 기술을 포함해 기술혁신은 지속가능 위기를 극복하고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더 나은 기술로 에너지 전환과 자원 절약을 이루고, 더 높은 생산성에 기초해 노동시간 단축, 삶의 질 개선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네스코는 기술 혁신을 교육과 사회 변혁의 핵심적 요소로 간주한다.

 

더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의도를 가지고 장려될 필요가 있습니다.”(유네스코 2050 2) “교육은 집단적 노력을 중심으로 우리를 결속시키고, 사회, 경제 및 환경 정의에 기반을 둔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필요한 지식, 과학 및 혁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환경적·기술적·사회적 변화에 대비하는 동시에, 과거의 불의를 바로잡아야 합니다.”(유네스코 2050 서론)

 

* 4차산업혁명론의 파산

4차산업혁명론은 일부 자본과 기득권 세력의 시대 인식론이다. 4차산업혁명론은 디지털 기술에 초점을 두면서 대전환 시대 지속가능 의제들의 지위와 의미를 거세하는 한편 계속 경쟁과 성장주의에 몰입하도록 하는 동원 이데올로기로 작동해 왔다. 4차산업혁명론은 총체적 대전환 시대 인식을 거부하면서 신자유주의의 세계화 시대론을 이어가는 한국사회 자본과 지배 세력의 미래 사회 및 미래 교육 담론의 보루이다. 그러나 이제 대전환 시대 인식이 확산되고 챗GPT 등장을 계기로 허구성이 드러나고 근거를 상실하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4차산업혁명론은 내용적으로 허약한 것이었다.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산업혁명론이 제기된 이래 많은 비판들이 있어 왔다. 컴퓨터, 인터넷 발명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정보산업 확대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비 성장적성격으로 인해 산업혁명이라 할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4차산업혁명론은 학문적으로 취약하며 자본주의 경제학 내에서도 주된 입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유독 한국에서만 정부와 기득권 세력을 중심으로 유독 과잉 강조되어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점차 구조적 저성장 국면 진입을 맞이하면서 위기를 느낀 한국사회 자본과 지배세력이 민중을 지속적으로 동원하려는 필요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인공지능,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질 인공지능은 모두 십수년 전에 나왔던 컴퓨터과학 이론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완벽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제도권 경제학자의 제4차 산업혁명 논의는 로버트 고든의 비판이다. 현재 주류경제학의 경제성장 모형인 솔로우-스완 모형 모형에서는, 경제 성장을 노동과 자본의 투입으로 설명한다. 노동과 자본이라는 요소 투입을 제외했을 때도 추가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총요소생산성이라고 하고, 이 부분이 곧 기술에 의한 생산성이다. 그런데, 2차 산업혁명이 이후로는 이러한 기술에 의한 급격한 생산성 증가율이 보이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명칭은 근본적으로 3차 산업혁명이 존재함을 전제한다. 그런데, 3차 산업혁명, 즉 정보통신 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 시기의 성과는 통계적으로 보잘 것이 없다. 4차 산업혁명은 커녕 3차 산업혁명조차도 그 성과가 제한적인 것이다.” “리프킨은 "애초에 슈바프가 주장하는 4차 산업혁명은 그냥 3차 산업 혁명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한다.”(나무위키)

 

다보스 리포트는 삼성경제연구소(SERI) 리포트, 현대경제연구소 리포트, KDI 리포트 등을 통해 재생산되었고, 언론 보도를 통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서로가 서로의 확성기가 되어 준 정·재계, 학계와 언론계의 보고서들 덕분에 하나의 보고서에서 나온 하나의 가설은 갑자기 부정할 수 없는 하나의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점점 더, 마치 우리가 그 미래를 확정해 놓은 것처럼 경제 분야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교육, 문화 전 분야에서 4차 산업 혁명을 기정사실로 만들고 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4차 산업 혁명 붐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홍기빈 글로벌정치연구소 소장은 이익 집단이 뒤에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에 따르면 이 담론 역시 재벌 기업과 사익 집단이 기술 입국론을 앞세워 결과물을 나눠 가지는 걸로 귀결될 것이다. 이는 1960년대 때부터 반복돼 온 것이다.“(채효정, ‘4차 산업 혁명론과 미래 없는 미래’)

 

그러나 이제 대전환 시대 인식의 확산과 챗GPT 등장 속에서 파산을 맞이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첫째, 시대 인식의 협소함이 드러났다. 생태 위기와 불평등,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 주요한 시대 의제들을 담아내지 못한다. 일자리 감소 등 디지털 기술의 비성장적 성격이 보다 분명해 지고 있다. 내용적 파산이다. 이제 결코 총체적 대전환 시대인식보다 우위에 설 수 없다. 둘째, 동력의 약화이다. 한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하고 직업 세계의 양극화가 가시화됨에 따라 4차산업혁명론과 결부된 맹목적 성장주의의 동원력이 약화되어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성장주의에 대한 집착이 끈질기게 버틸 것이나 이전처럼 분배보다 성장 먼저’, ‘낙수론따위의 구호로 전 사회적 동원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게 되었다. 셋째 방향과 타깃의 유실이다. 직접적인 디지털 기술 교육의 필요성과 대규모 인력 양성의 전망이 상실됨으로서 이데돌로기적 동원을 통한 구체적인 행동 방침도 함께 유실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4차산업혁명론은 내용적으로나, 실천적으로나 중심적 시대담론으로서의 지위와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애초부터 4차산업혁명론은 자기모순적이었다. 산업화 시대의 관점을 벗어나자고 말하지만 4차산업혁명론이야말로 산업화 패러다임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3) 신자유주의적, 기술주의적 디지털 교육정책의 실패 예고

대전환 시대라는 거대한 흐름은 물론이고 변화되는 디지털 교육담론의 지형 속에서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기술주의적, 신자유주의적 디지털 교육정책은 마지막 몸부림이 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현 정부의 디지털 교육정책은 크게 다음의 3가지로 나타난다. 이중 노동시장 연계정책은 반도체 학과 신설 등 주로 대학 정책으로 나타나고. 초중등 교육과 관계있는 부분은 코딩교육 도입과 최근 발표된 ‘AI 교육체제방안이다.

 

 

0 노동시장 연계 정책 : 디지털 100만 대군 반도체 학과 신설 등

0 디지털 기술 교육 강조 : AI 교과, 코딩교육의 교육과정 도입 등

0 디지털 활용 교육 강조 ; AI 교과서 개발 및 교수-학습체제 전환 등

 

 

첫째, 반도체 학과 신설 등 노동시장 연계 정책은 업계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즉자적이고 엉뚱한 정책이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일반 기능직은 대학에서 반도체를 전공하지 않아도 산업체에서의 훈련으로 충분한 반면 전문 역량은 학부 전공으로는 부족하다고 한다.

 

기술개발은 학부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러 분야의 협력 필요. 인공지능의 관련 학문분양만이 아니라 인지과학, 법학, 철학, 인류학, 윤리학 등 학제간 연구 필요. 정부가 할 일은 이러한 중장기적 학제간 연구과제을 내놓는 것” ("한국은 GPT’ 절대 못 만든다" IT 거장 박태웅이 장담한 이유 "정부가 걸림돌" - 박태웅,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230419 방송)

 

한편 최근 미국에서 감원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분야가 IT업계이다. 최근 수년간 IT 붐이 일면서 생긴 거품이 꺼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GPT의 영향도 벌써 일부 있는 듯하다. 당장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의 크기에 비해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기적 의미는 있을 수도 있겠으나 오래갈 수 있는 정책이 아니다.

 

둘째, 코딩교육 도입 정책은 코딩도 알아서 해준다는 챗GPT 때문에 뻘쭘하게 되었다. 이 정책은 이전 자유주의 정부 시절부터 기세등등했던 기술주의자들의 맹목적 주장에 의해 관철된 정책이다. 추진론자들은 AI가 코딩까지 해주는 상황을 전혀 상상하지 못하고 덜컥 2022 교육과정에서부터 필수화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말았고, 2025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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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 원리에도 어긋나고 실용적 필요성도 없어진 코딩교육을 어떻게 진행할지 난감한 문제가 되고 말았다. ‘이런 것도 있구나~“라는 정도면 모를까 정말로 모든 학생에게 코딩 기술 교육을 억지로 익히도록 하려는 것은 전혀 불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어쩌면 코딩교육이 아니라 챗GPT로 코딩을 해보게 하는 챗GPT 활용교육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무책임한 일을 저지른 것이다. 실제 시행되기 전에 교육적 재구성이 필요하다.

 

셋째, ’AI 학습체제 전환 방안 역시 실패가 예정되어 있다. AI 학습프로그램으로 개별화 교육체제로 전환하자는 이 발상은 조금만 구체적으로 따져보아도 무모한 정책이다. 아마도 이런 발상은 전 세계에서 한국 정부가 유일무이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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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경남교육청에서 개발한 아이톡톡이라는 원격 학습 시스템을 교실 수업 중 이용하는 장면이다. 학생들은 교실이라는 공동의 공간에 있지만 개별화되어 있다. 마치 독서실은 연상케 하는 장면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수업 중 잠시 나타나는 장면이지만 교육부가 추진하는 ‘AI 교육체제에서는 기본적인 장면이 된다. 아이들은 AI 교과서로 각자 공부하고, 교사는 관리, 감독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함께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유네스코 2050에서 결단코 반대하는 -개인화된 학습을 학교 학습에서 시도하려는 것이다.

 

’AI 학습체제 전환주장의 논거는 첫째, 지식교육은 얼마든지 AI 프로그램이 대체할 수 있다. 둘째, 아이들마다 학습 상황이 다르므로 개별화 교육이 가장 효과적이다. 셋째, 교사는 개별화 교육을 지원하며 지식교육 외에 인성교육 등을 담당하면 총체적인 교육이 가능하다는 정도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은 맹목적 기술주의에 기반할 뿐만 아니라 철저히 분리적이고 개체주의적인 사고의 발로이다. OECD 2030이 강조하듯 지식과 인성(가치 및 태도)은 따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또한 지식 획득과 발달을 개인적 과정으로만 바라본다. 비고츠키는 언어, 지식 자체가 많은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공동화의 산물이라고 하였다. 지식의 진정한 체화와 발달은 공동의 경험과 맥락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유네스코의 강조는 전적으로 타당하다.

 

현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이 정책은 실패가 예정된 정책이다. 관점과 원리도 문제지만 밀크티같은 유사한 원리의 에듀테크 프로그램을 사용해 본 사람들의 경험에서 그 한계와 문제들이 이미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자기주도적 학습 태도를 지닌 아이들만이 그나마 의미 있게 이용할 수 있으며, 시간은 더 많이 걸리고, 효과는 떨어진다. 교사는 물론이고 학부모들도 동의하기 어렵다. 이 방안의 성공적 실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AI 교과서 개발까지는 가능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실제 교실 수업에서는 사용되기 어려울 것이고 다만 개인학습을 도와주는 도구 정도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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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핵심은 보편교육의 양적, 질적 강화

 

디지털 기술 발전과 디지털화가 교육에 제기하는 여러 의제와 방향들의 핵심적 귀결점은 보편교육의 양적, 질적 강화라고 할 수 있다. ‘(비판적)디지털 문해력’, ‘공동재로서의 민주적, 사회적 관리 역량’ ‘복잡하고 빠른 사회변화에 대한 대응력등 디지털화 관련된 많은 논의들이 결국은 보편교육 강화를 통해 가능하기 때문이다.

 

1)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화가 보편교육 강화를 필요로 하는 이유

 

* 더 높은 수준의 역량 요청

디지털화는 여러 측면에서 더 높은 수준의 역량 형성을 요청한다. 우선 디지털 문해력은 문해력이라는 측면에 있어 학교교육을 통해 기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역량 형성이 이루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 기존의 일반 문해력, 수리력에 더해 디지털 문해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해력과 수리력, 이에 기반하여 구축되는 디지털 문해력. 디지털 환경에서는 수리력, 데이터 문해력, 디지털 문해력이 종합되어 사용된다.”(OECD 2030 개념노트 핵심 토대’)

 

유네스코에서 제기하는 비판적 디지털 문해력개념은 그 수준을 더 높이는 개념이다.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기 위해서는 광범하고 상당히 높은 수준의 총체적 지식과 개념, 역량이 필요하다.

 

거짓 정보의 확산에 대해서는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과학, 디지털 및 인문학적 소양을 통해 대응해야 합니다.“(유네스코 2050 서론)

 

디지털 기술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변화가 보다 높은 역량을 요구한다는 점은 챗GPT 등장 이후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GPT가 전문가나 기술자만이 아니라 사용자 일반이 더 높은 역량을 가져야 할 새로운 상황을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질문을 잘하고, AI 답변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고, 제대로 수정보완하려면 높고 깊은 수준의 역량과 지적 기반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문해력이다. 결국 아는 만큼 AI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유네스코 2050에서 강조하는 비판적 디지털 문해력과 맥락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뇌과학자 장동선은 새로운 시대는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따라서 더 많이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질문을 잘 할 수 있는 능력,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디테일을 잘 파악하는 능력” “진짜 전문가는 인공지능이 없어도 스스로 알고 있고, 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 그래서 인공지능의 정보를 검증할 수 있고, 지식을 활용하고 교육할 수 있는 사람. 그를 통해 자기 자신도 잘 아는 사람. 그러지 않을 경우 AI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AI에 종속되는 사람이 될 것 “AI 시대에는 아이러니하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더 많은 경험,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공부 필요(장동선, 유투브 GPT 이후 성공 방정식이 뒤집혔다‘, 세바시 인생질문. 2023.4.5.)

 

GPT디지털 기술발전과 인간과의 관계에 있어 하나의 변곡점이다. 지금까지는 점점 더 중요해지는 어떤 기술을 익히는 것이 직업적 전망과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었다. GPT의 등장으로 두 가지가 변경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하나는 디지털 분야의 기술이 기존의 통상적 기술 교육으로는 쉽게 도달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기 매우 쉬워졌다는 것이다. 이는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디지털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활용 능력이 중요해 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활용 능력은 별도의 것이 아니다. 광범위하고 깊은 지적 기반이다. 그리고 사회 전체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전문 역량이 필요한데, 이는 기존의 기술교육보다 더욱 고도화되고 체계적인 과정을 요구한다. IT 전문가 박태웅은 학부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한다.

 

관련 자격증 만들지 말라. 실제 IT 업계에서는 아무도 자격증 요구하지 않는다. 관련 학과도 만들지 말라. 정작 필요한 것은 수학, 물리학, 확학 등의 기초과학기술 개발은 학부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러 분야의 협력 필요. 인공지능의 관련 학문분야만이 아니라 인지과학, 법학, 철학, 인류학, 윤리학 등 학제간 연구 필요”("한국은 GPT’ 절대 못 만든다" IT 거장 박태웅이 장담한 이유 "정부가 걸림돌" - 박태웅,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230419 방송)

 

그러면서 전문교육 이전에 수학적 사고력은 물론이고 광범한 소양과 역량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선적 접근 벗어나야.. 컴퓨팅 사고력은 수학적 사고력. 이것은 코딩과 다른 것. 실제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경우의 수를 판단할 수 있는 수학적 사고력 필요.” 경청하는 태도, 이해력, 창의력 필요. 협업 능력 필요. 글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코딩도 잘 함. 인문학적 소양과 수학적 사고력 중요.” “초중등에서 코딩교육 직접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암기교육. 오히려 재미와 흥미가 아니라 혐오 유발할 것”(박태웅, (유튜브 한국교육으로는 4차산업 인재가 못나오는 이유’, 박종훈의 경제한방)

 

박태웅의 주장은 해당 분야 전문가로서 코딩교육과 관련 감각적으로 말한 것이지만 발달의 기본 원리를 담고 있다. 코딩이라는 전문적 기능이 별도로 키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인지 역량에 토대할 때 가능하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편교육과 전문교육 모두에서 양적, 질적인 강화, 확대가 필요해진 것이다. 김대식은 현재의 교육시스템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감당할 수 없다고 말한다. , 한 차원 높은 역량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김대식 지금까지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지적 노동을 자동화할 수 있는 기계” “지적 노동의 대량 생산 가능” “(진정한 의미의) 인공지능이 시작된 해는 2023” “지적 과정의 중간 단계 대체 가능” “지금 10대는 인공지능 시대를 헤쳐나갈 수 있는 무기가 없는 상태” “어른들이 새로운 전망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유튜브 <김대식 교수 '20분 레벨업' 미래직업 인공지능 AI>, 김미경TV)

 

* 복잡하고 빠른 사회변화에 대한 대응력

보편교육 강화를 필요로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복잡하고 빠른 변화에 대한 주체적 대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지털화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는 기술과 사회현상의 빠른 변화이다. 그에 따라 복잡하고 빠른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앞으로는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개의 직업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많은 학자들이 예측한다. 교육적 용어로 전이라는 것이 있다. A의 상황에서 배운 것을 B라는 다른 맥략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말로 치면 하나를 알면 열을 깨우친다는 것이다. 기초적이고 원리적인 것이 전이력이 높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코딩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사고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복잡하고 빠른 사회변화에 대응하는 교육의 과제는 전이력이 높은 기초와 원리를 광범하게 익히는 것이 된다, , 보편교육의 강화이다. 체계적 교육과정론을 제출한 OECD 2030에서 광범한 교양교육 강화, 전이력, 체계적 학습을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전 생애에 걸쳐 지속되는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초중등에서 보편교육을 아무리 강화하더라도 학교교육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으로 필요할 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 사회정서적 역량 강화의 필요성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대면적 상호작용은 더 중요해진다. 뿐만 아니라 직업 세계의 변화과정에서 돌봄과 같은 사람을 대하는 관계적 노동의 비중이 계속 커지기 때문에 전반적 노동능력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이라는 측면에서도 사회정서적 역량 강화가 요청된다. 이 역시 보편교육 강화를 통해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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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욱 민주적이고 공동체적인 인간 요청 : 위험의 관리와 통제

GPT의 등장은 디지털 기술의 위험성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위험을 사회적으로 관리, 통제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유네스코가 제안한 바처럼 디지털 기술을 공동재로서 성격 규정할 필요성이 강화되고 있다. 위험 관리 문제 외에도 디지털 기술로 인한 양극화 심화 우려도 제기된다. 위험과 관리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민주적, 공동체적 가치 및 태도가 필요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이러한 가치 및 태도, 역량은 결국 보편교육 강화를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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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편교육 강화의 성격과 교육 연한 확대 문제에 대해

생태 위기와 불평등, 저출생/고령화 등 다른 시대 의제들도 더 높은 역량 형성과 그를 위한 보편교육 강화를 요청한다. 그런데 디지털화가 요청하는 더 높은 역량’, ‘보편교육 강화는 그 이유와 강도의 결이 다소 다르다.

첫째, 다른 의제들이 주로 사회적 필요성 차원에서 제기한다면 디지털화는 주로 개인적 측면에서 제기한다. ‘디지털 기술을 주체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등 개개인의 필요성 차원에서 제기한다. 그런 점에서 사람들이 보편교육 강화 필요성을 더 절감하도록 하는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다른 의제들과 연결되어 사회적, 개인적 필요성을 총체적으로 구성한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보편교육 강화와 관련 내용적 강화만이 아니라 교육 연한 확대의 필요성을 함께 제기한다는 점이다. AI나 반도체 분야 전문 역량은 학부 수준의 교육으로 형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나 기존의 교육체제로는 AI 시대를 감당할 수 없다는 강조들이 그러하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산출물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고, 그것을 수정, 보완할 수 있는 역량은 매우 높은 수준의 역량이다. 과연 초중등 교육만으로 그러한 역량을 형성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유네스코 2050에서 제기하는 비판적 디지털 문해력도 엄밀히 따지면 사실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의 주장을 나름의 근거를 갖고 서로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는 시대에 진정한 비판적 문해력을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서로 다른 주장을 상위의 정보, 개념으로 비교,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화 문제에서 비롯되는 보편교육 강화 필요성은 기존 교육 연한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확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태웅은 고령화 시대와 연결하여 생애교육 차원에서 교육 기간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생애교육 차원으로 제기한 것이지만 18세로 마무리되는 현재의 보편교육 체제가 이제 시대에 조응하지 않음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

 

수명이 늘어나고 사화가 엄청나게 복잡해졌는데, 기존의 18세로 끝내는 공교육 체제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생애교육으로 재개념화해서 성인 이후 다시 공교육을 받아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국은 GPT’ 절대 못 만든다" IT 거장 박태웅이 장담한 이유 "정부가 걸림돌" - 박태웅,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230419 방송)

 

유네스코 2050이 제기한 선형 읽기와 디지털 읽기문제의식 또한 인지발달의 측면에서 보편교육 연한 확대 필요성과 연결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읽기는 문자-선형 읽기’, 즉 일반 문해력에 기초하지만 일반 문해력이 높다고 해서 높은 디지털 문해력으로 바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 읽기는 나름의 특성이 있다. 문자 텍스트만이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소리 등 여러 매체를 복합적으로 읽는 것에 능숙해야 하며, 또한 도표, 그래프 같은 텍스트에서 빠르게 핵심적 내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동영상처럼 속도를 지닌 텍스트는 집중력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복합성, 속도, 읽기 방식 등에 있어 다른 측면이 있는 것이다. 즉 일반 문해력의 토대 위에 새로운 층위의 숙련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해 디지털 읽기 문제는 기존의 문자-선형 읽기라는 일반 문해력에 더해 디지털-복합적 읽기라는 새로운 교육적 과제를 더하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 역시 보편교육 연한 확대로 연결된다.

 

보편교육 연한 확대의 필요성에 대해 내용적으로는 유네스코와 OECD의 새로운 교육론에서도 어느 정도 인식하는 듯하다. 보편교육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 양과 수준 모두에서 많아지고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교육 연한 확대를 쉽게 제안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나름의 방식으로 풀려는 것으로 나타난다. 유네스코 2050은 보편교육 연한 확대를 직접 표현하는 대신 고등교육의 보편화성인교육의 재정립을 이야기한다. 고등교육이 보편화되면서 교양과정을 강화한다면 보편교육 연한을 확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생애에 걸쳐 필요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권과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지속적으로 역량을 강화해 나갈 수 있다. 반면 OECD는 교육연한 확대 대신 교육과정을 효율화하는 것으로 접근한다. ‘OECD 교육 2030’ 보고서의 기본 취지 자체가 더 많이 필요한 지식, 기능, 가치 및 태도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교육과정으로 구현할 수 있는가?”이다. 그에 대한 나름의 대답으로 교육과정의 체계화, 전이의 강조, 역동적 구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챗GPT 등장은 보편교육의 양적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보다 명백히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네스코와 OECD의 방향 모두 의미가 있다. 초중등 교육과정을 보다 체계화, 효율화하는 것도 필요하고, 또 그것만으로는 결코 충분할 수 없기 때문에 보편교육의 연한도 확대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대전환이라는 커다란 시대 변화 속에서 보편교육의 연한 확대를 실제의 문제로 검토할 때가 되었다.

 

 

4. 교육 담론 지형 변화, 공세로의 전환이 요청된다.

 

1) 시대 변화에 따른 교육 담론 지형 재편

이제 상황은 거시적 차원의 교육 담론과 정세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이 명백해지고 있다. 그에 대한 실천적 대응 방향은 기본적으로 수세, 방어에서 공세로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첫째,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대전환 시대로의 변화이다. 시대 상황의 변화로 주요 의제 자체가 달라졌다. 세계화, 경쟁력 강화에서 기후위기, 불평등, 저출생/고령화 등 지속가능 의제로 변화되었다.

둘째, 그에 따른 세계 교육론의 변화이다. 유네스코 2050OECD 2030을 통해 확인되었다. 교육과 사회의 변혁을 촉구하는 새로운 교육론은 유력한 명분과 근거를 제공해 준다.

셋째, 한국 사회도 대전환 시대 의제들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기후 위기 의제의 급속한 확산, 저출생/고령화 의제의 본격화, GPT를 계기로 디지털 담론의 변화, 저성장 국면 진입 및 경제 위기 심화 등 대전환 시대 의제들이 한국 사회에서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는 변화된 세계 교육론이 한국에서도 현실성과 구체성을 지니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넷째, 디지털 교육담론 변화는 퍼즐의 완성(?)이다. 대전환 시대 의제 중 거의 유일하게 자본과 지배세력의 동원 이데올로기로 활용되어왔던 디지털 문제까지 챗GPT 등장을 계기로 교육혁명의 분명한 근거로서 작동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시대 변화에 따른 교육 방향과 관련해서 내용적 우위가 모든 지점에서 확립되게 되었다. 특히 가장 선진적 분야의 담론은 전체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다섯째, 이 모든 시대적 의제들은 교육 방향에서 하나의 공통 지점으로 모아진다. 그것은 모든 사람의 더 높은 역량, 공동체적 인간으로의 발달이다. 이는 보편교육의 양적, 질적 강화를 통한 변혁적 역량 형성이라는 목표로 나타난다. 그리고 당연히 한국사회에서 교육혁명 과제들과 연결된다.

 

0 생태 위기 : 생태적, 공동체적 인간 요청, 구조적 인식과 대안 추구 - 더 높은 수준의 역량과 교육 요청

0 저출생/고령화 : 더 높은 생산력을 담지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역량과 교육 요청, 사회 전체를 보듬을 수 있는 공동체적 인간 요청

0 디지털 기술 발전 : 단순 기능을 넘어서고 비판적 디지털 문해력을 지닌 더 높은 역량 요청, 디지털 기술을 공동재로 다룰 수 있는 공동체적 인간 요청

0 자본주의 생산-소비 시스템 위기 : 양극화를 탈피하고 탈성장 대안을 모색, 추구할 수 있는 공동체적 가치와 더 높은 수준의 역량 요구

=> 모든 의제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공통된 방향의 교육과 사회 변혁 요청. 핵심은 보편교육 강화를 통한 더 높은 차원의 주체적, 창조적 역량과 공동체적 가치 요구

 

 

변화된 조건 속에서 다음의 지점들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첫째, 시대 의제들은 거시적 의제로 그치지 않고 지금, 우리의 매일매일의 삶과 교육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미 생태교육 으로, 학령인구 감소로, AI 교육체제 방안으로, 초등저학년 교실 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국면 전환이 임박했다는 점이다. 현 정부의 역점 교육정책인 ‘AI 학습체제안은 역대 정부들이 추진한 핵심 교육정책 중 가장 비현실적이고 허약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교육 정세를 규정하는 자본과 지배세력의 대응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의미하며 머지않아 공세적 진출이 가능함을 예고하는 것이다.

 

* 기술주의자들도 교육혁명?

교육혁명 담론이 시대적 유행을 타면서 기술주의적 관점에서도 교육혁명을 이야기한다. ‘AI 교육혁명’ ‘GPT 교육혁명같은 서적이 출간되고 있다. 특히 ‘AI 교육혁명은 현 교육부장관인 이주호가 저자이기도 하다. AI 학습체제 방안은 이미 이 책에서부터 제안되었다. 물론 이들의 교육혁명론은 우리가 말하는 교육혁명이 아니다. 그들은 교육체제의 근본적, 총체적 변혁을 말하지 않는다. 주로 교수학습 방법변화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의 주요 주장은 크게 2가지인데 하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개별화 교육을 전면화하자는 것이고, 또 하나는 표준화 시험을 폐지하자는 것이다. 개별화 교육론은 말도 안되지만 표준화 시험과 수능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다소 주목할 만 하다. 이들은 아마도 개별화 교육과 표준화 시험이 서로 맞지 않는다고 보는 듯 하다. 따로따로 배우는데 같은 내용으로 시험을 보는 것이 안맞기는 하다. 그래서 수능과 상대평가 폐지를 이야기한다. 이들은 표준화 시험 폐지를 주장하면서도 대학 서열의 폐지를 주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계적이고 모순적이다. 대학서열이 온존되는 상황에서 수능과 같은 표준화 시험만 없어질 경우에는 본고사 부활이 불가피해진다. 그럼에도 표준화 시험에 이들의 비판은 견고했던 자본과 지배세력 일각이 흔들리고 있음을, 시대적 흐름 자체가 더 이상 수능 같은 표준화 시험체제가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2) 실천적 핵심 의제로서 발달

 

* 노동자, 민중의 지성화와 전면적 발달의 과제 : 추상에서 구체로

모든 시대적 과제들이 더욱 높은 역량을 지닌 변혁적 주체 형성을 요청한다는 점은 교육학에 있어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추상적 차원에 머물러 왔던 모든 사람의 전면적 발달이 이제 현실적 과제로 정립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계급적 관점에서는 노동자, 민중의 지성화이기도 하다. 우리는 더 이상 이 과제가 추상에 머물지 않게 되었음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의 전면적 발달은 시대적 과제들 속에서 엄연한 현실의 과제로, 구체적인 목표를 지닌 것으로 재인식해야 한다. 또한 실천적으로 교육 현상들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교육 정책과 실천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바야흐로 모든 사람의 전면적 발달이 추상에서 구체로 상승해 나갈 때가 되었다.

 

* 발달 문제의 전면화와 일상화

모든 사림의 전면적 발달’, ‘노동자, 민중의 지성화가 실제의 핵심 과제가 된다는 것은 발달을 모든 교육 문제의 출발이자 귀결점으로 삼아 나가야 하고, 나갈 수 있는 시대적, 교육적 상황이 펼쳐짐을 뜻한다. 한국적 상황 또한 그렇게 전개되기 시작하고 있다. 윤 정부의 5세 조기 입학시도는 아동들의 발달 상황이 논란이 되면서 퇴치되었다. 이 논의의 주제가 되고 있는 디지털문제도, 최근 불거지고 있는 초등 저학년의 교실 위기문제도 발달 문제이며. 학령인구 감소 문제도 발달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수업과 학교생활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도 발달을 기준으로 다루어 나가야 한다. 예컨대 오히려 협력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조별 경쟁 학습‘, 무분별한 학습지 관행의 만연 등의 현상들도 발달의 관점에서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 모든 지속가능 의제들과 교육과정 재구성 문제는 체계적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실질적 성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같은 상황들은 발달이라는 문제가 이제 막연한 방향이 아니라 교육 운동의 일상적 의제이자 개념이며, 현상을 파악하는 기준이며, 주장의 근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달을 중심으로 현안과 정책 사안들, 교육 현실을 대할 때 올바른 대응 방향과 설득력을 획득할 수 있고, 매일매일의 일상과 교육혁명 운동을 연결해 나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상을 인식하고 분석하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발달 개념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수준으로 이해, 공유되어야 한다. 5세 조기 입학 문제가 불거졌을 때, 한 유명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온 유아교사는 유아들은 자기 규제, 주의집중 발달에 주력하는 시기인데, 요즘 배변 활동조차 아직 스스로 못하는 유아들이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초등 입학 연령을 앞당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하였다. 이 유아교사는 유아기 핵심적 발달과제와 구체적 행동 지표를 가지고 대응 논리를 펼침으로서 문제의 핵심 지점을 정확히 짚었을 뿐 아니라, 주장의 신뢰성을 높이고, 교사 전문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었다. 발달론은 교육노동을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이기도 하다. 발달론이 없다면 학문적 전문성은 학자들에 미치지 못하며, 입시 기술은 사교육에 미치지 못한다. 발달론의 실천적 정립이야말로 교사의 집단적 힘을 강화하는 근간이 될 수 있다. 기본적인 발달론을 인식, 공유, 논의해 나간다면 매일매일의 교육을 행하는 교사들은 누구나 실천적 발달론을 갖출 수 있으며 아이들의 발달 상황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다. 발달론의 실천적 공유, 확산은 보다 올바른 교육실천을 바라는 개별 교사들의 요구와도 결합하며, 정책과 제도에 대한 대응력 강화와도 연결되는 핵심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