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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공식적인 교사 평가제는 없다

2004.02.20 11:59

jinboedu 조회 수:2718 추천:245

- 교사 양성을 위한 본질적 접근을 우선시하는 독일 시스템 -


글: 김창환(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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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사회에서 교원 평가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교육행정기관 평가, 학교평가, 학과평가, 강의평가, 교수평가 등 거의 모든 교육 분야에서 평가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교원들은 평가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 교원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스승을 예우한다는 차원에서 교원 평가는 사회 정서상 금기시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공교육의 경쟁력 약화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면서 공교육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교원 평가가 제기되고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교원 평가를 어떻게 실시하고 있는가? 세계 최고 수준의 교원을 확보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라고 인정받는 독일에서는 교원평가를 어떻게 실시하고 있는가? 이번 호에서는 독일의 교원평가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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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교육전문가와 교육정책가는 교원의 질이 공교육의 질을 좌우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독일에서는 우리가 요즘 얘기하는 형태의 교원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 곧, 독일에서는 현재 우리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형태의 교원평가가 공식적으로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부 학교에서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을 뿐이다. 대신, 독일은 교원평가의 근본 목적인 양질의 교원 확보를 위하여 교원양성과정부터 좀 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차원에서 제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교육의 질 확보를 위해 독일은 어떠한 교원정책을 운영하고 있을까?

   첫째, 독일에서는 교원의 질을 확보하기 위하여 최상의 교원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독일에서 초ㆍ중등교원이 되기 위해서는 4~5년간의 대학교육을 마치고, 1차 교원임용고사에 합격한 후, 2년간의 교원연수과정을 수료하고, 수료 후 제2차 교원임용고사를 치루어 합격하여야 한다. 교원자격증을 갖고도 자동 발령되는 것이 아니라, 공개 채용을 통하여 정식 교원이 된다. 즉, 교원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6~7년의 교육을 받고, 총 2차에 걸친 임용고사 시험을 치르고, 공개 채용에서 합격하여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고 있다.

   둘째, 교원연수원에서 2년 동안 실시하는 교원교육에서는 교원의 전문성뿐 아니라, 교원의 자질을 측정하는 다면적 평가를 통하여 검증된 지원자만이 교원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셋째, 교원으로 발령받은 후 정기적으로 받게 되는 교원 근무 평정에서 교원의 전문성, 교원의 자질 및 능력을 평가받게 되어 있다.

   넷째, 교원 전문성 신장 및 자기 개발을 위한 재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교원의 양성에서부터, 임용 및 재교육까지 다단계에 걸쳐 다면적인 평가를 통하여 교원의 질을 관리하는 시스템 덕분에 독일 교원들은 세계 최고의 양질의 교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주목을 끄는 사실은 부분적이기는 하나 독일에서도 학교장의 판단과 교원들의 동의 아래 자율적으로 교원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학생들에 의하여 교원평가가 이루어지는데, 여기서는 독일 베를린에 소재하고 있는 종합고등학교(Oberstufenzentrum Berlin)에서 시행한 교원 평가를 사례로 소개하도록 한다.

   이 평가는 컴퓨터 교과를 가르치는 몇 몇 교원들이 자원하여, 전체 교사회의의 열띤 토론을 거쳐 동의를 얻어 실시되었는데, 학생들은 이를 매우 반기는 분위기이다. 학교에서는 교원 평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장점과 위험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기대되는 사항
    - 교사들은 학생들의 경험과 평가를 바탕으로 자신의 수업의 효율성을 증진시킬 수 있음
    - 수업 중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 문제가 분명히 확인되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음
    - 학습 분위기를 개선하고 교사-학생 관계를 보다 친밀하게 할 수 있음
    - 교사의 자기 행위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음
    - 교실의 민주화를 촉진하고, 수업에서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음

  ○ 우려되는 사항
    - 평가를 통하여 교사와 학생의 친밀성과 신뢰성에 상처를 줄 수 있음
    - 교사가 학생에게 보복 차원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교사들의 입방아에 올라 교사들간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음
    - 교장 등 학교 간부가 인사 자료로 활용하는 등 제도의 오용 가능성이 있음
    - 평과 결과에 대한 잘못된 분석이 있을 수 있음
    - 추가적인 업무 부담이 생길 수 있음

  이러한 장점과 위험을 고려하면서 수행한 평가 결과는 다음 <표>와 같이 나타났다.

<표> 독일 베를린 소재 한 종합고등학교(Oberstufenzentrum Berlin)에서 시행한 교원 평가 결과(링크 참조)
        
   현재 독일에서 공식적으로 교사평가제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한 가지 예측 가능한 사실은 학생들에 의한 교원 평가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독일이 PISA 결과에서 참담한 결과를 거둔 후 교원 평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은 다르지만, 우리도 현재 공교육의 교육력 강화 차원에서 교원 평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공감대를 얻으며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 실정에 맞는 교원평가 제도가 정착되어 우리 공교육을 쇄신하고 경쟁력을 높이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의 사례는 교원인사제도 전반을 검토하며 교원평가문제를 다룰 때 더욱 효과적인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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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독일 베를린 종합학교(Oberstufenzentrum Berlin) 홈페이지
         http://www.oszhdl.be.schule.de/

* 원문보기
교육정책포럼 주간교육동향
http://mailzine.kedi.re.kr/sub02/sub02_01_view.jsp?code_no=5&rec_no=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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