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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영국, 제3의 길 '교육특구' 성공할까?

2003.10.06 09:49

희야 조회 수:2401 추천:259

제3의 길 '교육특구' 성공할까?

[영국] 소외지역 성적 올리기에 주력… 파격적인 재정지원

하태욱 기자  tae.ha@kcl.ac.uk

심각한 교원부족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동당 정부가 집권하면서 야심적으로 시도했던 교육특구(Education Action Zone) 정책이 실패라는 조사결과가 나와, 총선을 대비해 정력적으로 교육투자를 약속하고 있는 노동당을 맥빠지게 만들었습니다. 교육기준청(Ofsted)의 장학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 교육특구 정책은 충분히 혁신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으며 특구에 속한 중등학교들은 교육성취도를 높이는 데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합니다.

투자증가와 규제 완화로 노동자 계층에 혜택 늘려

교육특구는 주로 대도시 낙후지역에 위치한 학교의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노동당 정부가 마련한 교육개혁의 대표적 정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1998년 신학기에 12개 지구에서 시작된 이 정책은 도심지역에 신설된 '미니'특구까지 합치면 200여 곳에 다다릅니다.


그럼 교육특구가 무엇인가 살펴봐야겠지요. 교육특구란 그야말로 한 지역의 학교들을 묶은 '특별한' 구역입니다. 한 교육특구에는 일반적으로 중등학교 2∼3개와 이를 보조하는 초등학교를 포함하여 대략 20개 정도의 학교가 묶입니다.

지방교육청이나 기업체, 지역 단체의 대표 등 이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체들이 교육고용성에 지원하여 허가를 얻으면 일단 교육특구가 이루어지는 셈이니 우선 갖가지 행정 절차를 간소화했다고 볼 수 있겠지요. 교육특구에 소속된 학교들은 그 특구를 운영하는 '특구 운영회의(Action Forum)'라는 기구의 결정사항을 따릅니다.

해당 지역의 기업가, 지방교육청 관계자, 학교운영위원, 교사, 그리고 지역 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이 운영회의는 특구에 소속된 20여개 학교에 대한 운영 사항을 결정하는 기관입니다. 각 특구 운영회의의 결정에 따라 여기에 소속된 학교들은 재량대로 교사의 월급을 책정할 수도, 국정교과와 관계없는 내용을 가르칠 수도, 자유롭게 예산을 편성해서 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특구 운영회의에서는 프로젝트 책임자를 채용하여 각종 대외업무 및 학교간 정보교환, 학교 운영방식의 연구와 채택 등을 책임지도록 했습니다. 이 교육특구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내놓은 연간 25만 파운드(약 5억)의 지원금과 정부가 지원하는 75만 파운드를 기반으로, 학업성취도가 취약한 지역의 성적을 끌어올려 보자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모든 제약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재정적으로 밀어준다는 파격적인 제안입니다.


조건은 단 하나, 성취도가 형편없는 아이들의 성적을 끌어올리라는 것이지요. 주로 노동자 계급들이 모여 사는, 여러모로 조건이 취약한 동네에 여러 가지 정책을 써봤지만 학업 성취도가 전혀 높아지지 않자 특단의 조처를 취한 것입니다. 사기업을 공교육에 끌어들이고, 학교운영에 관련된 각종 규제들을 풀어 줌으로써 노동자 계층에게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교육분야의 '제3의 길'이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효과 나타나

문제는 계획했던 대로 정책이 굴러가 주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우선 각 교육특구에 돈을 대줄 사기업들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니, 교육투자 없는 학교들에 변화가 있었을 리 만무합니다. 한편으로는 중앙정부나 지방교육청의 입김에서 벗어나 '자율과 권한'을 강조하는 교육특구가 대부분 지방교육청 주도로 신청, 설치되었다는 사실도 부정적 결과를 예견시켜 주는 요인이 되었지요.

무엇보다도 핵심적인 것은 해외 이민자, 노동자, 실업자들이 몰려 사는 지역에는 단기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이 정책을 완전히 실패라고 단정하기에는 조금 시기상조인 듯 합니다. 위에서 인용한 교육기준청의 장학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특구에 속한 초등학교들은 이 정책으로 인해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교육기준 차관인 에스텔 모리스는 "물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로 볼 때 성취도 향상을 위해 교육특구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들의, 특히 초등학교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호응하듯 데이비드 블런킷 교육고용성 장관은 성취도를 끌어올린 학교들에 대해 더욱 많은 자율성과 권한을 부여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육분야에서의 제3의 길이 성공할 수 있을지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2001.03.14 ⓒ 즐거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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