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10/04) 후기

2002.10.13 17:00

안홍선 조회 수:997 추천:1

안홍선입니다.
세미나(10/04)와 관련하여 몇 가지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노동(과정)을 구상과 실행이라는 개념으로 구분하는 경우에, 구상 기능의 약화와 실행 기능의 강화 경향은 노동 통제의 강화를 보여주는 것이다"라는 명제에 관해서,
1. "구상 기능의 약화/실행 기능의 강화"는 다소 모호한 개념이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우선 노동(과정)의 속성 자체로부터 구상 기능과 실행 기능은 구분되어 확인되기 어렵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즉,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으로부터 필연적으로 이해되는 "노동으로부터의 소외"와 동일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노동의 구상과 실행의 기능이 문제로서 드러나는 지점은 노동 과정의 위계 속에서 차지하는 각 노동의 위치로부터 이해할 수 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굳이 서열화된 위계 질서로 드러나는 관료제적 질서를 비판하고자 하는 개념이 아니라면, 결국은, 소외의 문제, 곧 "노동 과정으로부터의 소외" 일반에 해당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소외의 제 측면 중, "노동으로터의 소외"와 더불어, 소위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가장 난해한 문제에 해당됩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철학"의 추상적 수준이며, "소외가 강화되고 있다"는 주장은, 그 사실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설명하기에는 매우 까다로운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터입니다. 즉 "노동 통제의 강화"를 설명하기 위해 "구상 기능의 약화/실행 기능의 강화"는 동일한 수준의 추상성을 갖고 있는 말이 아닌가 생각 됩니다.

2. 노동 통제 강화 전략은 "구상 기능의 약화/실행 기능의 강화"라는 일방적 경향으로 드러나는가도 다소 의문을 갖게 됩니다. 포드-테일러 시스템이 축적의 한계에 이르렀을 때, 즉 물리적 환경의 조성과 신체에 대한 직접적 착취의 강화가 그 한계에 이르렀을 때, 자본이 선택한 전략은 물리적 요소 이외의 영역으로 옮아 가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가장 단적인 예는 '지식' 기반 (산업)사회 이데올로기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호텔에서 침대 커버를 깔고 접는 방법을 고안한 모 호텔의 여종업원이 '신지식인'으로 선정되어 추앙받는 현실은, 침대 커버를 교체하는 노동을 세세하게 분절하여 통제하는 전략으로부터, 노동자가 자기 노동에 대한 이해와 함께 노동 과정을 재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것, 다시 말하면, 노동(과정)에서 "구상의 기능의 강화"가 곧 자본의 효율성 강화와 직결된다는 자본의 절박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봅니다. 자본의 노동 통제 강화 전략은 "구상 기능의 약화/실행 기능의 강화"와 동일한 경향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수 있으며, 오히려 구상 기능의 강화는 축적의 한계에 봉착한 자본의 새로운 전략과도 일치하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요약하자면, 제가 갖는 의문은, "노동 통제의 강화"를 설명하기 위한 증거로서 "구상 기능 약화/실행 기능 강화"는 그러한 목적을 이루기에는 모호한 수준의 개념이며, 나아가 "노동 통제의 강화" 전략으로서 "구상 기능 약화/실행 기능 강화"는 일반적 경향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안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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