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전교조 전국대대 자알 다녀왔습니다!

2002.05.11 14:32

희야 조회 수:709 추천:1

어제, 전교조 대의원대회 다녀왔습니다. 학교에는 '출장'으로 결재 받았습니다. 출장비를 줄 지는 모르겠지만, '잘 다녀오라'고 하더군요. 교감 샘이.. 으웩-
안건은 4개였습니다.
1. 조합비 규약 개정에 관한 건 : 정액제를 정률제로 전환하는 것.
2. 1번 의안과 관련하여, 정률제의 방식에 관한 규약을 정하는 것.
3. 2002년도 예산안
4. 조희주 동지의 부위원장 임명동의 건

11시에 대전에 모이는 텍이었는데, 개회식(민노총 비대위 장이 와서 연대사를 하였습니다.)하고, 점심식사 하고 나서 1시 40분 경에 본회의가 시작. 1호 안건부터 차례로 상정하여 토론과 결정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1,2호 의안은 무난히 박수치고 끝날거라 예상했는데, 제 예상은 빗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1호 의안은 지난 대대에서 '조합원 총투표'에 부쳐, 그 결과를 '존중'하여 이번 대대에서 최종결정하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이번 대대의 핵심 안건이었던 셈이죠.
조합원 총투표 결과 정률제(기본급=본봉의 1%, 상한선 30호봉)에 대한 찬성이 66.3%가 나왔습니다.
한 대의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고 제안.
서울 강기만 대의원은 이에 반대. 반대이유로는 대의회대회는 본부에 대한 견제역할을 해야 하는데, 표결없이 만장일치로 조합비라는 중요한 사안을 그냥 통과시키는 것은 대의원대회 고유기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
계속 갑론을박이 이어짐. 핵심은 두 가지 인데, 표결을 반대하는 입장은, 총회나 마찬가지인 총투표에서 결정된 사항(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그 하위의결기관인 대대에서 논란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월권이고 상식에 어긋난다는 것. 표결에 부쳐보자는 입장은 강기만 대의원과 비슷한 의견 및 규정에 충실히 따라야한다는 형식논리에 근거한 입장 표명. 그리고 현실적으로 지역에 따라 과반수가 안되었기 때문에 지역의 의견을 대변(반대표 던질기회를 달라!고 주장한 대의원있었음. 전북인가?)하기 위해 왔다며, 지역 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강변.
그러나,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총투표 결과를 전적으로 수용해야 옳으며, 이에 대해 다시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교장이 늘 하던 행태, 즉 '의견 수렴하여 내가 결정한다'는 것과 본질적으로는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음. 물론, 제 생각에 무리가 있을 수도 있으나, 정률제 사안 같은 경우는 전후 사정에 비추어 볼 때 그리고 사안의 성격으로 볼 때 다시 논란을 벌여 표결을 한다는 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어나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분들이 충분히 의견을 개진하였으므로. 그리고, 지역의 사정을 들어 전국 단일조직의 의미를 훼손시킬 우려도 있었습니다. 대의원의 역할은 이중적이라고 봅니다. 본부의 중앙 집행단위를 민주적 통제구조에 의해 견제하는 게 그 하나이고, 지역적 차이를 민주집중제에 근거하여 극복하는 교량을 역할이 다른 하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잇었습니다. 조합비에 관한한, 자신의 지역이 설사 반대표가 많았다 하더라도 일차적인 고려의 대상은 전국 투표결과여야 합니다. 문제는, 투표율과 찬성률을 곱하였을 때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가 되느냐 가 문제가 될 수 있으나, 관행상, 어떤 투표, 선거에서도 곱한 결과를 놓고 따지지는 않고 잇습니다.
애초에 '존중'의 의미규정을 명확히 하지 않은 게 논란을 낳은 근원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활동가' 층인 대의원들은 혹시나 어떤 숫자를 미리 규정하여 정률제가 무산될 것을 걱정하는 심리가 지난 대대때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어쨌든 표결에 들어갔습니다. 규정에 따라 (인선이나, 규약개정의 경우) 무기명 비밀투표로 하였습니다. 결과는 91%의 찬성으로 가결!

2호 의안은 정률제의 방식에 대하여 였습니다. 역시 갑론을박이 - 제 예상을 깨고 - 이어졌습니다. 역시 조합원의 정서가 문제엿습니다. 나이드신 조합원들이 떨어져나갈지도 모른다는 점이였죠. 그래서, 두 가지 수정안이 상정되었습니다. 하나, 상한선을 27호봉으로 조정하자. 다른 하나, 하한선(10호봉)과 상한선(25호봉)을 정하자. 총투표의 내용대로 해야 된다는 의견이 우세. 표결에서 두 안 모두 부결. 각각 찬성표가 25표 정도 밖에 안나옴.

그래서 1,2호 의안 모두 원안대로 가결.

3호 의안은 예산안에 대한 건이었습니다. 지난 대대때 정률제와 결부되어 처리가 미뤄졌던 부분입니다. 예산안 설명이 이루어졌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것은 참실보고대회와 인터넷 신문 창간이었습니다.
먼저 인터넷 신문 창간에 대해 강신만 편집국장이 제안 설명. 대의원들이 문제제기. 첫째, 사업 자체에 무리가 있다는 것. 둘째,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것. 절차상의 문제는 지난 대대 사업계획 부분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예산안 심의에 '끼워넣어'처리하는 것이 합당지 않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맞는 얘기죠. 그리고 사업의 성격에 대해, 4800만원 예산으로 이런 사업이 가능하냐(오 마이 뉴스 식의 새로운 매체를 구상하는 사업계획이었습니다), 교육희망을 기관지로서 강화시키고 이것을 인터넷 상에 올리는 것이 옳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저도 그런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절대로 통과시키면 안 되다고 본능적으로 느껴져서. 광고지면에 때로 노조기관지에 적절치 않은 내용이 실릴 때도 있다. 차라리 조합원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내용으로 알차게 꾸리도록 하라는 주문을 했습니다. 아마, 본부 회의때도 계속 논란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수정 제안으로 '인터넷 신문 발간 예산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내어 통과시켰습니다.
참교육보고대회의 방만한 운영에 대한 문제제기도 여럿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고대회가 실시되는 시기가 1월이어서, 이번에는 이미 지출된 돈을 예산안에 포함시켜 통과시키는 웃긴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위원장은 대의원들의 뜻을 충분히 알았다며 다음부터는 방만한 운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변... 그래서 예산안 통과.

4호 의안. 조희주 동지의 부위원장 임명동의 건.
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문제제기가 많이 이루어진 안건이었습니다. 물론, 안건 자체는 이견이 있을 수 없이 당근 통과될 거였지만.
작년 투쟁 평가 및 발전노조 파업 관련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발전 파업에 대한 본부의 지침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조퇴 투쟁에 대한 혼선들...
그리고 2000년 선봉투쟁 때 지도부의 지침 오류로 희생이 커졌다는 신인섭 대의원의 지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서울에서 조사받을 때는 묵비권 행사하라고 해서 그렇게햇는데, 다시 돌아오니 지역별로 조사에 응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그래서 희생이 더 커진 거 아니냐는... 조직 활동에 따른 희생은 당연히 조직이 떠안아야 한다!
그밖에 전북 자립형 사립고 싸움에 대한 지지지원 호소가 있었고(전북 지부 홈피에서 서명용지 양식을 다운받아 서명 받으시길 바랍니다. 대대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너무 너무 열심히 힘들게 '거짓말장이' '사깃꾼'들과 싸우고 계십니다.), 최근 교육계 성추행 사건에 대한 전교조 입장표명 요구가 있었고... 또, 또... 정의 여고 12명 직위해제 상태인 조합원들에게 희생자 구제 적용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

드뎌 마지막으로, 결의문 채택.
이용환 정책실장이 상반기 투쟁계획 발제. 리본달기, 프랭카드 달기, 전국교사결의대회(5/26).... 그냥 늘 하던 관례화된 것들...
사전에 배포한 결의문을 낭독하고 채택하려는 찰라! 서울 이은희 대의원(강남 초등지회장)이 강력한 문제제기! 와! 멋졌습니다!! 이은희 대의원님!!! 내용인즉슨,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결의문인지 feel이 안온다!가 요지였습니다. 본부의 지도성 부재, 의지 부족을 질타.
제 생각에도 노동자들은 무조건, 막연하게 '하자' '해야 한다'고 해봤자 나서지 않습니다. 명확한 투쟁의 목표와 전술, 그리고 확실한 지도력이 결합되지 않으면, 그 싸움은 '반드시' '반드시' 깨어집니다!
그저 동원만 하려 들지 말라!는 목소리의 대변이었습니다.
그전에 다른 대의원은 본부에 "지금까지 본부은 귀보다 입이 큰 본부였다. 앞으로는 입보다 귀가 큰 본부였으면 한다"고 쓴소리.
어쨌든 사전에 배포한 결의문을 낭독하고, 철의 노동자 부르고 폐회.

** 다 끝나니 7시가 넘었고, 집에 들어오니 11시 30분이더군요. 1시까지 세미나 책을 졸아가며 읽다가 쓰러져 자고 말았음...

댓글 0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9 유네스코 국제 협약 -교육 손지희 2002.05.22 753
128 교육 공공성 논의를 위한 끄적거림1 손지희 2002.05.22 1253
127 5/17 교육이론 세미나 약식보고 권봉 2002.05.21 856
126 Re..감축드리옵니다. 이론실땅 2002.05.18 758
125 왼손맨 깁스 풀다 ! 왼손맨 2002.05.18 1111
124 [이론분과]다음 세미나는요- 이론실장 2002.05.13 747
123 집단펑크를 내다니 왼손맨 2002.05.11 753
» [보고]전교조 전국대대 자알 다녀왔습니다! 희야 2002.05.11 709
121 푸하하!!! 함 웃어보세요... 좀 씁쓸한 기분은 들지 몰라도.. 희야와 띵콩(오징어땅 2002.05.09 890
120 Re..신현직 논문 잘 받았음(냉무) 신호승 2002.05.09 793
119 Re..왼손맨! 희야 2002.05.08 744
118 시민권 개념의 의미 학장과 변화 file 송경원 2002.05.07 988
117 펌]유럽의 반극우파 시위에 관한 짧은 글 아끼는 후배의 글 2002.05.06 1012
116 [덧5]보육(유아교육)부문의 공공성 관련 자료 file @@ 2002.05.05 748
115 [덧4]의료부문 공공성에 관한 자료 file ... 2002.05.05 692
114 [덧3] 역시 참고자료(꽤 쓸만 함!) file 자료수집자 2002.05.04 741
113 [덧2]공공부문 관련 자료 file 자료탐색자 2002.05.04 5973
112 [덧1] 참고자료입니다. file 희야 2002.05.04 708
111 [이론분과]5/2세미나 논의내용 정리및과제 이론실장 2002.05.04 941
110 해웃음 2집 나왔심다. 와 축하 축하 송경원 2002.05.01 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