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지적에 대한 답변 혹은 방어

2002.07.18 10:49

이론실장 조회 수:796 추천:1

실땅님, 아무래도 이론분과 상태가 정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과원끼리 직접소통하기 힘들어 사이버를 통해 만나야 하다니 말입니다. 언젠가는 상황이 풀리리라 믿으며 '봐' 드리겠습니당 ^ ^
여기서는 제가 다룬 부분을 중심으로 변명하겠습니다. 그리고 실땅님께서 지적하신 사항도 주로 제가 쓴 부분에 대한 것이라 생각되구요.
이번 특집작업하면서 사실 힘들었습니다. 아주 무척 힘들었습니다. 몇 번이나 도망가버리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우선은 '개념'을 다루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저는 개념적 논의를 제대로 해 본 적도 없을 뿐더러, 아직 명료하게 정리되지 않은, 논란의 소지가 충분한 것을 개념화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힘들었다는 이유로, 노고가 많았다는 이유로 글의 허술함이 용서될 수 있는 건 아니겠지요. 저 역시 그런 쪽에 호소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사실, 글을 마칠 무렵에는 '그래 이정도면 됐겠지 뭐.'그리고 글이 나오고 나서도 아주 잠깐 동안은 자족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한 이틀정도?
세 가지 문제에 대해 답변하겠습니다. 가장 쉬운 것부터

1. 주석 다는 문제
이건 제가 미숙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일부러 안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또하나는 회보이기 때문에 좀더 편하게 한 측면도 있습니다. 만일 단행본이거나 교비원고 였더라면 조금은 더 신경썼겠지요.
더 본질적으로는 제가 글을 쓰는 스타일에서 비롯됩니다. 일단 이런 저런 것을 보고 (메모도 잘 하지 않고) 머릿속에서 구성을 하고 '모니터만'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글을 쓰다보니까 제가 뭔가를 인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지 않으면서 글을 씁니다. 뭐, 이런 게 표절의 시작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개념을 다룬 부분은 제가 어디서 보고 쓴 것이 없기 때문에 '명제'의 형식으로 논증을 해 나갔습니다. 앞부분은 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달았구요. 물론, 미진한 구석은 많지만, 저는 제가 쓰는 글에서 아직까지는 그 부분을 중요하다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2. 개념의 추상성 문제
개념은 그 자체가 추상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재생산'이라는 것이 추상적인 비유이고 개념이듯이 마찬가지로 공공성의 '개념' 그 자체는 추상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사람들에게 현재 필요한 것은 추상적 개념만 정식화해서 던지는 데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어떤 개념의 현실적인 의미까지 담을 수 있어야 하겠죠. 이번 글에서는 이런 부분까지 나아가지 못했음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번 글에서는 '개념화'를 하겠다가 목적이었고, 이 목적에 비추어 얼마나 명료화했는지 그 방식이 적절했는지가 제 글을 평가하는 기준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추상성과 명료성은 조금은 른 범주라 생각합니다. 개념의 추상성을 극복하는 건 이번 글에서는 실천방안의 부분에서 마무리되었어야 합니다.

3. 전략이냐 전술이냐
개념의 지위 부분인데요, 저는 두 가지를 섞어서 사고했습니다. 전략일 수도 전술일 수도 있다는 편리한 사고방식으로 글을 써나가다보니 명료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건 저 혼자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공공성이라는 개념이 장구한 혁명을 놓고 볼때는 한계가 분명한 개념일 수 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가지, 공공성 개념이 부르주아적 산물일 수는 있으나 자본주의와 근본적으로 화해하기는 어려운 개념이라 생각하며 사용했음을 알아 주십시오. 공교육 사상도 마찬가지로 부르주아적인 산물일 수 있으니까요. 저는 공공성을 근본적 지향을 표현하는 한 형태 정도로 사고했습니다. 이건 직접 만나 논의를 해야 좋을 거 같으네요.
공공성을 '과도하게' 설정하는 듯 '보이는' 문제와, 공공성이 실제로 그러한 지위를 가지느냐는 조금 다른 부분인 듯 합니다. 전자는 설명의 설득력 결여일 수 있느나 후자는 좀더 근본적인 문제제기라 생각됩니다. 만일 공공성이 아니라면 그 자리를 대신할 다른 개념틀이라든지 이념이 뭘까도 더불어 제시해야 한다 봅니다. 이한이나 고길섶이 제시한 자율성, 다양성은 저희 내에서는 비판의 대상이었구요... 그럼 뭘까요?? 저는 현재로서는 공공성 밖에는 떠오르지 않거든요.

4. 마지막으로...
읽고 날카롭게 지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뭐 사실 분과원이면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만, 요즘 너무 바쁘신 걸 알기에...
연구소에 좀 자주 오십시오. 잘못하면 얼굴 까먹겠습니다.

210.104.100.125 덧붙여 07/18[10:52]
공교육의 성립과 발전 부분은 제가 가장 찝찝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하여간 진행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일 조건이 안 되었습니다... 그 부분은 정말정말 제대로 못썼다는 자괴감이 많이 듭니다... 어디선가 만회를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10.104.100.125 그리고 07/18[11:00]
공공성의 개념적 지위 부분에 대해서는 내일 정도 다시 글을 올리겠습니다... 오늘 좀 바쁜 날이어서리... (저보다는 천샘이 적절하실거 같긴 한데.)

61.101.13.214 발적적으로... 07/18[22:33]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답변의 2. 3번 문제는 교육운동진영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논쟁이 될 수만 있다면 좋은 일입니다. 차분히 토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1번 문제에 대해선 좀 생각이 다른데 저도 천천히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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