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43호 [권두언] ‘교육혁명’의 새 기운을 싹틔우자

2012.01.26 19:18

진보교육 조회 수:759

 

[권두언] ‘교육혁명’의 새 기운을 싹틔우자

 

2011년도 이제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기쁜 마음으로 맞이해야하건만 그렇지 못하다. 2012년은 우리네 살림살이가 더욱 혹독해지고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민중들의 삶은 별반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선거에 만 목매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얼마 전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대공황의 전조니 자본주의가 붕괴될 것이라는 기대어린(?) 전망을 말하기도 하지만 어찌되었든 민중은 죽어날 수도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유럽의 금융위기를 보더라도 고통 받는 사람들은 청년층과 중하위 계층이다. 500유로세대로 대변되는 청년층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중산층이라 자부했던 전문직들도 실업과 해고의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점차 빈곤층으로 추락하고 있다.

 

그러나 올 한해는 저항의 새로운 역사를 쓴 해로 기억될 듯하다. 미국에서 일어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는 전 세계로 퍼져나가 금융자본주의에 당당히 맞서는 운동이 되었다. 이 운동은 ‘압류주택점거운동(occupy our homes)’ 으로까지 확산 되고 있다. 미국 민중들과 유럽민중들의 이러한 저항운동이 얼마나 변화를 이끌지 모르겠으나 서구자본주의의 본산에서 본질적 자본주의의 문제를 정면으로 들고 나와 저항하고 있다는 데 희망의 싹을 볼 수 있다.

 

대자본가들의 대변인인 2mb는 민중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를 힘으로 날치기 통과시켰다. 그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최소한의 의회민주주의도 지키지 않으면서 말이다. 가진 것 없는 노동자·농민들의 팍팍한 삶은 그들의 안중에 없다. 미군의 주둔에 이어 이제는 경제주권까지 내주게 되었으니 우리가 독립국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추운 겨울 물대포를 맞으면서까지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 또한 희망의 싹이다.

 

2011년 교육을 돌아보면 이제 희망이라는 단어조차 사치로 보인다. 연륜이 있는 선생님들은 대부분 연금이 나올 때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연금만 나오면 그만 두겠다는 분들도 다수이고, 젊은 선생님들은 그런 분들이 부럽기만 하다. 교육 환경은 점점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으며 교육은 이제 고통만을 강요하는 시스템이 되어 가고 있다.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를 불행케 하는 이상한 제도가 되어 가고 있다.

 

작년 교육감 선거 이후 교육에 희망을 불어넣기 위한 교육노동자들의 발걸음은 혁신학교라는 화두로 이어지기도 했다. 뜻있는 조합원들이 ‘학교를 바꾸자’라는 슬로건 아래 헌신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입시경쟁지옥 구조의 본질적인 변화가 없이는, 정글자본주의의 사슬을 끊어내지 않고서는 그들의 헌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개의 학교를 바꾸는 노력만으로는 희망의 교육을 만들 수 없고 이 정글자본주의를 벗어날 수도 없다.

 

지금 당장 자본주의 체제를 바꿀 수는 없을지라도 우리가 시작한 교육혁명운동은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교육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는 운동이어야 학교도 변하고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행복한 학교를 만들 수 있다. 교육혁명운동과 사회변혁운동이 함께 할 때 진정한 변화를 맞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이번 회보는 지난 호에 이어 ‘정세의 변화와 교육혁명’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2012 교육혁명의 대중화를 위하여’에서는 최근의 정세가 ‘신자유주의교육체제가 급속히 하강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2011년 진행된 대중적 투쟁은 교육의 근본적 재편-교육혁명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더욱이 총선 대선 국면 속에서 역동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이에 ‘대중적 공론화와 대중적 행동을 바탕으로 공교육개편안의 핵심의제들을 정치적 공약으로 부상시켜야 하며’ ‘교육혁명의 대중화를 위해 교육혁명운동을 담보할 조직을 총선 이전에 건설해야 함’을 역설한다. 같은 맥락에서 ‘선거국면 속에 교육혁명의 과제를 의제화시키자’에서는 지금 시기 핵심과제라 할 ‘대학통합네트워크 건설, 대학입학자격고사 실시, 통합중등학교체제로의 이행, 유아교육의 공교육화, 발달과 협력의 교육과정 수립, 무상교육 전면적 확대, 학교자치위원회와 대학평의회 구성,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학벌 철폐의 제도적 방안 마련’ 등을 제시한다.

[기획]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비고츠키관점에서 본 연구물 ‘비고츠키와 영재교육의 방향 모색’을 실었다. [분석]에서는 최근 새로운 입시제도로 자리 잡아 나가는 입학사정관제가 ‘교육적 의미도 별로 없고 공정치도 못한, 사회적 불평등을 효율적으로 재생산하는 시험제도임’을 해부하는 ‘입학사정관제의 비밀’을 실었다. 그리고 [진단],[현장에서]는 한해를 마무리하며 내년의 적극적 투쟁 운동을 기대하는 의미에서 교육운동의 중심 동력인 전교조운동을 되돌아보는 글들도 실었다. [담론과 문화]는 글이 풍부하지 못하지만 영화 초록물고기와 스카페이스를 연결한 ‘너무나 인간적인 그리고 너무나 너절한’은 흥미로운 글이다.

이번 회보는 원래 기획한 ‘대학거부선언’에 관한 글을 싣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 가운데 급박한 일정 속에서 진행이 되었다. 그럼에도 귀중한 글들을 애써 써준 필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다가오는 내년은, 올해처럼 소수가 거의 모든 부담을 안고 뛰는 운동을 넘어서 다수의 활동가들이 힘차게 다시 뛰는, 그리고 수많은 교사대중이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그런 해이기를 기대해본다. 교육혁명운동의 실질적 원년이 되도록 많은 동지들의 참여와 실천을 기대해본다.

교육혁명의 새 기운을 싹틔우는 일은 우리들에게 달려있다. 투쟁!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08 [특집1] 2-3. 교원평가 투쟁 어떻게 할 것인가 file 진보교육 2012.03.22 725
707 [특집2] 1. 교육혁명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하며 file 진보교육 2012.03.22 654
706 [특집2] 2. 각정당의 총선 교육공약 분석 file 진보교육 2012.03.22 1080
705 [기획] 비고츠키 기획강좌 새로운 교육학의 지평을 보다 file 진보교육 2012.03.22 1205
704 [기획] 자본론 읽을 때의 상쾌함을 비고츠키강좌에서 다시 맛보다 file 진보교육 2012.03.22 918
703 [초점] 학생인권과 학교폭력 file 진보교육 2012.03.22 1185
702 [담론과 문화] 오래된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을... file 진보교육 2012.03.22 1891
701 [담론과 문화] 추억을 화장하기 - 영화 ‘써니’를 보고 file 진보교육 2012.03.22 1320
700 [맞짱칼럼] 교육과 경쟁 사이 file 진보교육 2012.03.22 770
699 [기고] 희망은 연대에 있고, 거리에 있다 file 진보교육 2012.03.22 630
698 [책소개] '대한민국교육혁명'과 함께 교육혁명의 대장정을 진보교육 2012.03.22 962
697 [열공] 인간다움의 근원을 찾아 나서는 심리학 여행 file 진보교육 2012.03.22 950
696 [제언] ‘지역과 학교와의 만남’ 이래서 해봤다. file 진보교육 2012.03.22 752
695 [Contents] 진보교육 43호 목차 (2011년 12월호) 진보교육 2012.01.27 829
» [권두언] ‘교육혁명’의 새 기운을 싹틔우자 진보교육 2012.01.26 759
693 [특집Ⅰ] 2012 교육혁명의 대중화를 향하여 진보교육 2012.01.26 739
692 [특집Ⅱ] 1. 무상교육의 전면적 확대 file 진보교육 2012.01.26 899
691 [특집Ⅱ] 2. 공공성과 평준화에 입각한 새로운 대학체제 -‘교양과정· 공동학위 대학통합네트워크’ 건설 진보교육 2012.01.26 873
690 [특집Ⅱ] 3. 입시경쟁교육, 사교육을 일소하고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할 ‘대학입학자격고사’의 실시 진보교육 2012.01.26 1266
689 [특집Ⅱ] 4. 외고, 자사고 폐지를 통한 ‘고교평준화’의 재정립 및 ‘통합중등학교체제’로의 이행 file 진보교육 2012.01.26 1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