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35호 [해외동향] 쿠바의 교육과 문화를 만나다

2009.10.06 16:13

진보교육 조회 수:1305

  쿠바의 교육과 문화를 만나다
- 연수 참관기 -
                                                              
박동익 / 청담고

지난 8월 17일 전교조 서울 지부 9층 강당에서 쿠바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 현재 지구상에 몇 안 되는 사회주의 국가 쿠바 사람을 만나보고 그 나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갔다. 내가 언제 쿠바까지 가서 쿠바의 문물을 보고 들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때 가서 사람도 보고 이야기도 들어 봐야지. 물론 연수 말고도 오래전부터 별러 오던 개인적인 숙원 사업을 해결하는 부수적인 목적(?)도 있었지만.

오전에 한다는 테마 1. 공동체 놀이로 경계 허물기 시간에는 적극 참가하지 않았다. 내가 고등학교에 몸을 담고 있기 때문에 관심이 덜한 탓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후 프로그램을 시작할 시간이 될 때까지도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진지하게 둘러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매우 흥미 있었던 듯싶다.

오후의 프로그램은 테마 2. 쿠바의 공교육과 문화예술 들여다보기 시간이었다. 강사는 Luvel Garcia 라고 쿠바 문화예술단체 Hermano Seiz Assciation 및 Proyecto Zunzún에 소속된 연출가로서 연극 비평가, 공동체 연극놀이 강사, IDEA(International Drama/Theater Education Association : 국제교육연극협회) 코디네이터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2009년 8월 한 달 간, 경북 청송에 거주하면서 ‘거리연극과 퍼레이드’를 실험하고, 지역 공동체를 만날 예정이란다.

통역을 하는 사람은 쿠바에 가서 살고 있는 한국인 다큐 독립영화 감독 정호현씨다. 현재 쿠바에 살면서 다큐멘터리 ‘쿠바의 연인’을 제작 중이라고 했다.

강사는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간단히 쿠바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약간의 영상을 보여 주고 난 뒤에 이야기를 이어갔다. 난 정말이지 지금까지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야기를 듣고 영상을 보면서 쿠바의 혁명이 정말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다. 스페인의 식민지와 미국의 지배를 받는 과거 역사 속에서 민중의 수많은 저항이 쌓이고 쌓인 끝에 얻은 혁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지금 힘든 상황 때문에 답답해하는 마음을 좀 달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도 계속해서 혁명의 완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면서 힘을 얻는 느낌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쿠바인 강사가 하는 이야기를 통역을 통해서 들으면서 통역이 좀 서툰 탓에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해 듣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다. 한마디 한 마디가 매끄럽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통역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름대로 상상력을 동원하여 스스로 이야기의 맥락을 만들어 가려고 하니 이야기를 듣는 것이 피곤하기도 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강사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그래서 통역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그래도 분위기와 맥락 속에서 그들의 교육적 고민이 매우 종합적이고 총체적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사회의 당면한 교육적 문제가 무엇인지 손에 잡히듯 잘 잡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는 모습이 아련하게나마 느껴졌다.   문화 예술 교육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교육 혁명을 통해서 국민을 주체화시키고 이것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혁명 과업을 지속해 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예술을 통해서 인간성, 적극성, 참여성, 민주성 이런 것들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하는 말 속에서 그들이 문화 예술 교육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쿠바 교육은 새로운 차원의 교육으로 옮겨가고 있고 예술과 문학을 지금 새로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전반적으로 교육이 정치 경제 사회와 밀접하게 맞물리면서 진짜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 느껴져 지금 우리나라의 허울뿐인 미래형 교육과정의 기만적 모습과 오버랩되고 그리고 일종의 부러움 같은 것도 느껴졌다. 어쨌거나 혁명을 이루고 그것을 완성해 가기 위해서 한 단계 앞서 가는 사람들의 자부심 같은 것이 은연중에 느껴졌다면 이것이 나의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것이었을까? 그래도 비록 직접적인 대화는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지만 세상을 사람이 살만한 세상으로 만들어 가려는 노력을 하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깊은 연대의 감정을 가지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쿠바인 강사의 강연이 끝나고 정은교 선생님께서 사진을 보여주고 몇몇 분과 함께 쿠바에 다녀오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사실 나는 이 부분이 내가 쿠바의 교육을 이해하는데 더 많이 도움이 되었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역시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 오랫동안 고민하고 우리의 관심과 관점에서 그 사회를 보고 관찰하고 온 사람답게 우리의 입장에서 무엇을 주목해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너무나 잘 정리를 해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는 과거 문맹퇴치 운동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백만명이 백만명을 가르치는 교육운동에 대한 이야기였다. 소수 지식 계층의 운동이 아닌 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운동! 물론 혁명 권력이 사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그런 것도 못하면 안 되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실제로 어떻게 그러한 대중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자본의 헤게모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고민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특수교육을 하는 학교의 이야기도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가 과연 어떤 사회인가를 실감나게 해 주는 부분이었는데 학생이 300명 정도인 학교에 교사가 오륙십명이라든지 중등교육까지 국가가 책임지고 베풀 뿐만 아니라 이들에 대해서는 죽을 때까지 국가가 생활을 보장한다는 부분에 가서는 ‘그래 혁명을 했는데 그 정도는 해야지’ 하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거려지고 남의 나라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남의 일 같지 않게 가슴이 뿌듯해 지는 느낌이었다. 그래 ‘다른 어떤 면에서 그 사회가 부족한 면이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사회적 약자를 위해 한 나라의 물자를 우선적으로 그곳에 배치하는데 전 민중의 동의를 얻어내고 이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사회가 아니던가.

연수를 준비하신 송재혁 참교육실장님. 연수를 준비하면서 있었던 뒷이야기를 통해서 이 연수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나는 그저 안내 문자를 받고 편하게 가서 들었지만 연수를 준비하는 사람은 정말 교육청과 피를 말리는 신경전을 벌여 가면서 연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무척 고생을 많이 했다는 거. 참고기(!)실장님, 이런 연수를 마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그런데 난 송재혁 선생님께 진짜 고마운 게 따로 또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7 [맞짱칼럼] ‘눈먼 자들의 나라’ file 진보교육 2009.10.06 1408
526 [담론과 문화] “샌프란시스코”와 히피를 아시나요? file 진보교육 2009.10.06 3076
525 [담론과 문화] 음모와 불신의 배양 그리고 통제 file 진보교육 2009.10.06 1374
524 [담론과 문화] 신종플루 대 반mb플루 file 진보교육 2009.10.06 1385
523 [기고칼럼] 엠비를 넘어,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 file 진보교육 2009.10.06 1299
522 [현장에서] 중집위원단식농성을 마무리하며 file 진보교육 2009.10.06 1189
521 [현장에서] 일제고사 불복종선언 징계받은 샘의 편지 file 진보교육 2009.10.06 1235
520 [현장에서] 초보대의원의 전교조전국대대 스케치 file 진보교육 2009.10.06 1400
519 [현장에서] 2008서울교육감선거관련 공판풍경 file 진보교육 2009.10.06 1237
518 [현장에서] 청소년 별캠프를 다녀와서 file 진보교육 2009.10.06 1240
517 [기고] 일제고사의 해악성, 철학적 접근 file 진보교육 2009.10.06 1401
516 [기고] 2010년 선거를 바라보는 시각 file 진보교육 2009.10.06 1184
515 [책을 읽고] 상상력으로 민주주의를 혁명하라 file 진보교육 2009.10.06 1111
514 [해외동향] 탱크를 막아선 그 시민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file 진보교육 2009.10.06 1131
» [해외동향] 쿠바의 교육과 문화를 만나다 file 진보교육 2009.10.06 1305
512 [쓰레기] 민노총 와해를 꿈꾸는 수구 file 진보교육 2009.10.06 900
511 [열공] 정치강좌-현실 진단과 전망 모색의 자리 file 진보교육 2009.10.06 1085
510 [열공] 우리는 그동안 “글로 배웠다” file 진보교육 2009.10.06 1317
509 [권두언] 새 판을 모색하자 file 진보교육 2009.07.13 1734
508 [진단과 모색] ‘침체의 전교조’, 근본적인 전화가 필요하다. file 진보교육 2009.07.13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