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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결론 워킹맘, 존개감 없는 전교조

진보교육연구소 교육문화분과


학교선택제도, 실은 학생분리제도
학교선택제와 특목중까지 입시로 초중고가 서열화되는 날이 오고야 마는가? 정확하게는 학생 분리 제도다. 아이들이 과일처럼 대, 중, 소로 선별되듯 학교마다 정확히 분리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미 미국에서 인종분리 경험에 위헌판결까지 받았던 역사가 다시 시작된다. 적당하게 섞여있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교육학의 기본 ABC도 잊혀진다.

“경축! 우리학교 국제중 ○명 입학”?
초등학교 교문에 자랑차게 휘날릴 프랭카드가 다가온다. ‘경축! 00초 국제중 3명 입학’ 혹은 ‘경축 00중 일제고사 지역 내 1등 차지’ 아이들은 안다. 그것이 로열패밀리들의 독점이라는 것을.

학력평가 문제, 찍어주세요?
선생들의 수업 방식도 바뀐다. 기출문제 문제풀이에 경향성 진단까지 초등학교/중학교의 마지막 보루였던 안정적 교육과정이 입시형으로 변질되고 모의고사가 등장한다. 누가 말리랴. 학교 예산이 달린 문제인데. 교육투자 우선지역 지원사업 추진계획에 학교 학업에 대한 태도 개선비율과 기초학력 미달학생 개선비율 등이 추가 되었다. 한마디로 학업성취도 개선 효과가 떨어질 경우 예산을 짜르겠다는 거다.

적당주의가 대세
학교입장에서는 급격한 점수 상승도 좋지 않다. 그 다음 시험에서 떨어지면 스타일만 구기는 게 아니라 예산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적당히 아주 조금씩 올라야 덜 피곤하다. 문제는 그런 평가가 아이들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창의력과 가능성은 국어사전에서만 확인되는 세상이 된다.

고등학교에서는 이미 전쟁이다.
기피학교로 낙인찍힌 학교는 자구책 마련을 위해, 우등생 스카우트를 위해 동분서주한다. 기숙형 공립고에 끼지 못한 면단위 고등학교와 저소득층 밀집지역 고등학교, 다리에 알통이 생긴다는 고개마루 고등학교 등은 전전긍긍이다.

존재감 없는 전교조
일제고사와 성과급 그리고 국제중까지 온 나라가 미쳐버리는 대한민국에 전교조만 조용하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에 현장은 속이 타다 이젠 재만 남았다. 조합원수 공개 논란에 이어 국정 감사 자료를 빙자한 전교조 뒷조사까지 열 받고 혈압은 급상승. 게다가 더 내고 덜 받는 공적 연금 수술에 이어 공무원 임금 동결소식까지 힘 빠지고 지친다. 요즘 전교조의 존재감은 요즘 황금어장의 올밴과도 같다.

황당마무리 SBS 드라마 워킹맘
최근 종영된 드라마 워킹맘의 황당 마무리에 시청자들의 분노가 장난 아니다. 무책임하고 철없는 남편과 이혼한 워킹맘이 임신을 이유로 잘나가던 회사도 그만두고 남편과도 재결합한다는 결론이다. 대한민국 드라마에 무얼 기대하겠냐마는 시청자들이 열받는 건 자기 자신을 투시했던 워킹맘 최가영(염정아)가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남편의 굴욕도 얻어냈고, 시댁에 줄긋기도 완성했지만 결국은 지긋지긋한 현실로 복귀한다는 점이다. 진짜 시청자인 워킹맘들을 열 받게 한 건 황당한 결론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런 황당했던 결론이 더욱 현실적일 수도 있다. 지긋지긋한 현실은 무책임한 남편, 전쟁같은 육아와 가사, 시댁의 횡포, 그리고 소모되는 건 자기 자신이다.


사진출처: OSEN

가슴 벅차게 가입했던 전교조
온갖 협박과 피해에도 조합원의 자리를 유지한 이유는 지긋지긋한 학교 현장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조합이 나를 지켜준다는 보험 의식보다는 내가 조합을 지켜야 온 나라가 미쳐 돌아가는 대한민국의 학교를 바꿀 수 있고, 그래야 내가 존재하는 교실도 바뀐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래서 현실에 안주하려는 듯 눈치만 보다 마무리되는 전교조 정진화 집행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크다.

분통터지는 현장
교사들이 보수화되었다는 평가도 있고, 교원노조운동이 위기적 상황이라는 진단도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건 지긋지긋한 현실에 대한 변화 욕구다. 점수에 혈안이 된 아이들을 매일 타일러야 하고, 파김치처럼 책상에 늘어진 아이들을 깨워야 하고, 교장, 교감의 스토킹과 진상에 대비해야 하는 당사자는 다름 아닌 전교조 교사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건 계기다. 드라마에서 최가영(염정아)은 남편의 무책임함이라는 계기에서 독립을 선언한다. 우리에게 계기는 일제고사다. 학부모에게는 대책없는 사교육비 폭등이다.

교육비 지출 격차 7.8배
올해 상반기 상위소득 10%의 교육비 지출액은 월 평균 58만192원으로, 하위소득 10%의 월평균 지출액인 7만4193원보다 무려 7.8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돼 소득별 교육비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반에 학원에 다니지 않는, 아니 못하는 아이들은 마냥 즐겁다.

드라마에서 최가영(염정아)은 지긋지긋한 과거로 복귀했지만, 브라운관 밖 현재에서는 미래를 새롭게 구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COME ON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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