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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깡 선봉 동부지회, 좌충우돌 조직사수기!

강수정 ‖ 서울 옥정중

'동부지회에 대해서 뭘 써 달래~. 낼까지 쓰라는데 누가 쓸래?'
‘아, 그거 모든 일을 총괄하는 지회장이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알았어~~ 그동안 동부지회 잘한 거 있으면 빨리 말해봐!’ 별 꺼도 없잖아?‘
‘아, 왜 없어요? 일단 막강선봉 동부지회죠~’
‘다면평가 투쟁 짱 잘했잖아요’
‘동마루(지회보) 죽이죠~티셔츠 제작한 거, 전국적으로 떴잖아요’
‘교사대회 때 전국의 동지들에게 부치개 구워 드렸죠’
‘스승의 날, 분회가 중심이 되어 제자들하고 4개 지역으로 나누어 거리선전전 했죠....’
‘생태기행도 있고! 그리고 610집회 때 서울 교육감 직선제를 알리기 위해 몸 스티거 붙이고 돌아다닌 지회있음, 어디, 나와 보라고 해요~’

전교조 서울지부 공립 동부지회장.
이 호칭을 내 이름 앞에 붙인 게 이번으로 세 번째.
아무도 지회장 안하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지회장을 맡게 되었지만 ‘기왕하는 거라면 제대로 하자’고 야심만만하게 시작은 했는데...원래 그릇이 간장종지밖에 안되는 인간이라 능력은 안되면서 욕심은 많아 늘 사람들을 쪼고 달달 볶는다. 곧잘, 다른 지회 젊은 동지들을 비교해서 악을 쓰기 때문에 글핏하면 지회 후배들이 ‘지회장은 교장 마인드’라면서 크게 떠들고 돌아 다닌다. 인간정화조 정덕수지구장은 심지어 ‘요즘은 교장도 저렇게는 지랄 안한단다’ 으....윽~
혹, 공립남부지회가 집회 때 깃발을 들고 조직적으로 참여했다는 말이 들리거나, 부천지회에서 현장실천단을 조직해서 길거리 선전을 했다는 말이 들리는 날에는 집행부들은 괴롭다. 그날 간장종지 지회장의 동네북은 한창 육아투쟁으로 바쁜 불쌍한 젊은 그대들이다.
‘아, 그 부천지회요, 그기 내 동기가 있는데...왜 그런 일까지해서...’
내가 어쩌다 다른 일정으로 지회집행회의를 참석 못하면 다들 좋아라~하면서 Anti 지회장 노선이 형성되면서 회의도 엄청 빨리 끝난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내가 다리가 아파서 2학기 때 수술을 할지도 모른다고 했더니 세상에~ ‘앗싸, 신난다!’ 라는 것이다!
이런 그들이 요즘에 집회를 나가면 ‘지회장님, 공립남부지회 몇 명 왔나 물어보고 올께요~’하면서 말릴 틈도 없이 달려간다. 욕하면서 닮아간다는 말이 딱이다.
우리는 이렇게 산다. 유치뽕짝 황당 시츄에이션을 연출하면서 애정으로 서로를 씹으면서   맛있고 신나고 즐겁게!

지회사무실을 고치다!
야심만만 첫 번째 사업은 우리가 찌지고 볶을 사무실을 손보는 것이다.    
언젠가 책상 하나만 얹어달라며 지회사무실에 들어 온 민주노동당이 어느새 주객이 전도되어 사무실을 온통 차지하고 우리가 얹혀사는 것이나 다름없는 꼴이 되었다. 금쪽같은 조합비로 운영되는 지회사무실이 민노당 사무실이 되어버렸다 것을 우리 지회 단 한명의 조합원이라도 문제제기를 하면 무어라 변명할 건가. 지회 사무실이 어디가다가도 쉬었다 갈 정도로 편안한 곳이 되도록 하기위해  민노당에 협조를 구하고 사무실을 전교조화하기로 했다.  
우리지회의 궂은일은 퍼니(funny)사무장이 대부분을 처리한다. 말은 강수정이 했지만 결국 일을 하게 되면 사무장과 총무부장의 몫이라는 것을 운명적으로 직감한 사무장이 ‘사는데 아무 지장 없으니까 그냥 살자’고 은근히 반대한다. 하지만 ‘지회장 숙원사업’이라고 밀어붙였다. 온돌방을 만들어 소파도 갖다 넣고, 유리창에 ‘동부지회’라고 썬팅도 하고, 브라인드도 달고 내부도 깨끗이 하였다. 물론 예상대로 모든 일은 우리지회 퍼니 사무장과 만년고목 총무부장이 봄 방학동안 도맡아 처리했다.

첫 분회장 총회를 잡아라~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 읊는다고, 전교조 활동 수년에 배운 통밥 중에 ‘첫 분회장 총회 참석율이 일년을 간다’는 것은 알만한 활동가들이면 다 안다. 그래서 지회장이 되자마자 수업계에 부탁해서 수업을 앞으로 당기고 4월 분회장 총회를 겨냥해서 학교 방문을 시작했다.
우리지회는 모두 5개의 지구로 이루어져 있는데 중학교 4개 지구, 고등학교 1개 지구이다. 중학교의 베테랑급인 활동가들이 고등학교로 많이 이동해 가기 때문에 중학교 1개 ‘지구’의 조합원 수가 고등학교 1개 ‘분회’의 숫자와 맞먹는 곳도 있다. 고등이 움직여야 지회가 탄력을 받아 조직이 활성화된다는 생각으로 우선 고등 분회부터 찾아 다녔다. 또 1명이 굳굳히   버티고 있는 중학교 분회나 신임 조합원이 가입한 분회도 1순위에 두었다.
‘교육법41조 연수’로 결재를 내놓고 연달아 줄수업을 하고 학교를 나서려는데 무단조퇴라면서 교감이 시비를 건다. 깡무시하고 학교를 나오면 살짝 기분 잡치지만 분회를 방문하면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면 모든 스트레스가 한방에 해결된다. 특히, 죽었다고 생각했던  분회가 속을 들여다봤더니 알콩달콩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면 스트레스 해소를 넘어 이 깡지회장의 어깨가 뽕 넣은 것처럼 바로 으쓱해지는 것~이다!
분회장 총회 참석율은 당근 작년 참석율에 두 배 수준으로 UP!!

동마루를 탄생하다!
전교조 신문도 돌리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많은 판에 괜히 힘들여 지회보 만들면 무슨 영광이 있겠냐는 말도 있었지만....그래도 우리지회, 분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소식지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욕심을 부리던 차에, 요술방망이가 하나 나타났다. 일생 남편복, 자식복 하나 없지만 다행히 인복 하나는 끝내줘서 그런지 기꺼이 지회보를 만들어보겠다고 들이대는 인간이 나타난 것이다!  처음에는 지회보만 만들겠다고 한발만 살짝 내밀더니 외유 윤여강이 ‘니가 하는 일이 바로 교선부장이야, 교선부장’하면서 밀어붙여 결국 견디다못해 교선부장이 되었다. 이제는 본인이 필받아서 교찾사의 교선통인 조진희, 현희승 안부러울 정도로 활약상이 하늘을 찌른다. 그 요술방망이가 바로 꼬맹 하선주다. 누구는 우리지회 칼윤여강과 불강수정을 반반씩 닮았다고 한다. 본인은 최악의 평가라고 길길이 뛰지만.....
  지회보는 B4용지로 겸손하게 만들지만 삐까 번쩍한 여느 지회 칼라소식지 안 부러울 정도로 내용이 알차다. 시기적절하게 소식지나 교선지 형식으로 말 안해도 알아서 요술방망이 두드리듯이 뚝딱뚝딱 잘도 나온다.
애써 만든 지회보라도 우편으로 띡, 부쳐봤자 분회장이 안 돌리면 그만이라....처음에 우편으로 부쳤지만 이제는 분회장 총회때 나누어 주고 참석하지  않은 분회는 내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거나 가까운 이웃분회나 지구장이 직접 얼굴을 보고 전해준다.
그래야 동마루도 살고, 분회장 총회도 살고, 조직도 살게 되지 않을까?해서 시작했는데...힘은 들지만 역시 조직활동은 이렇게 다리품 팔품 팔면서 하는 게 진짜배기다.    

스승의 날, 교사들 길거리로 나서다
지부나 민주노총 지역협의회에서 길거리 선전을 하면 늘 지회를 지키는 집행부 ‘독수리 5형제’와 ‘원더 걸스 파이브’만 죽어라고 나간다. 그렇게 하면 지치기만하고 맨날 ‘그게 그거’다. 어떻게 하든 분회로 확대하여 상시적으로, 전지역으로 쫙~까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스승의 날’ 거대 분회인 고등이 거점이 되고 인근 지역의 중학교가 결합하는 길거리 선전전을 4개 지역으로 전개하는 안을 지회집행위에 제안했다. 현실적 여건에 빠삭한 지회집부들이 ‘어렵다, 안된다’고 한다. 하는 수없이 ‘내가 조직하겠다’고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였다.
학교방문 덕택으로 분회별 역량이 파악되어 지역별로 4개 고등 분회를 선정하는 것은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생각해 놓았던 분회 한 곳이 그날따라 수련회를 간단다. 급히 만만한 조직활동가가 있는 중학교에 부탁을 했더니 당연히, NO 한다. 수차례 설득하고, 설득하다 안되면 성질내고 소리질러서 된다고 할 때까지 졸라 억지로 반승낙을 받고, 직접 분회원들을 설득하기위해 학교로 찾아갔다. 집행부들도 아닌 일반 조합원이 거리선전을 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분회장이 지혜롭게 해결해주었다.
‘스승의 날 교사들이 길거리로 나섰습니다’라는 피켓을 걸어놓고 지회에서 제작한 티셔츠를 입고 지역주민들에게 맹박이 415학교 학원화 정책에 대한 반대 선전지를 돌렸다. 한 곳에서는 노점상 아저씨 한분이 수고한다고 음료수를 사줘서 모두 필~받았다고도 하고, 또 한 곳에서는 스승의 날이라고 찾아온 아이들과 함께 특별한 이벤트를 해서 교사로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고도 했다. 근데, 이런 뜻밖의 성공은 지회장한테는 말하지 말자는 밀약도 했다한다. 강수정이 알면 더 하라고 자기네들을 괴롭힌다나....ㅋ
  
분회가 온다.....
옛날 비합법 시절 우리 지구에서 함께 활동했던 친구가 하나있다. 4월 첫 분회장 총회에 참석시키려고 차를 가지고 그 친구 학교로 가서 강제로 납치를 해버렸다. 그런데 사무실로 오는 도중에 도망 가버린....그다. 그랬던 그가 길거리 선전을 두 탕을 뛰고 어느 날 전화로  ‘먹고는 살아야 되지 않겠냐, 한강물에 빠뜨린 전화 다시 건졌으니 연락해라. 이제 분회장총회고, 교사대회고 강수정이 가는 곳에 어디든 가겠다’는 감동어린 러브콜을 보냈다!
학기 초에는 산골소년 정갑현 지구장이 있는 봉화중 분회에서 연락이 왔다. 봉화중분회가 중심이 되어 지회사업으로 4계절 생태기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벤트형식이 아니라 소모임을 만들어 항시적으로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지회소모임 활성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제안이다.  
523교사대회 때는 그동안 연락이 없던 덕수고 분회장이 전화를 했다, ‘그 동안 뭐 보태준 것도 없는데 교사대회 때 지회사업으로 부침개를 굽겠다는 것이다.
깡수정이 앞서서 설레발을 치지 않아도 인복 많은 이년의 팔자는 분회복까지 터졌다! 하하

이런 찐한 감동은 지회장을 하지 않고는 맛보기 어렵다. 부러우면 누구든 내년 지회장을 미리 찜하시라! 단, 주의사항은 지회장은 쪼금 모자라야 한다. 그래야 모자라는 곳을 팍팍 채워주는 독수리 5형제와 원더 걸스가 만들어지고 분회가 팡팡 살아난다.
촛불 집회에서, 길거리에 오면 ‘차별을 싫어요. 우열반은 안돼요’라고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머리, 등, 허벅지에 ‘학교를 살려주세요, 7월 30일 교육감 직선’이라는 몸 스티커를 붙이고  온몸으로 선전하는 교사들이 보인다. 그들이 바로 조직을 지키는 ‘막강 선봉 동부지회’ 조합원들이다. 막강 선봉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동부지회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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