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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특집2_ 2007, 대학구조조정은 계속 진행 중

2007.04.11 16:43

진보교육 조회 수:1306

2007, 대학구조조정은 계속 진행 중

배태섭 l 진보교육연구소 사무국장

○ 폭등하는 등록금, 분노는 높아가지만…
올해도 각 대학들이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학가에서는 다시금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지역 사립대의 경우 연세대 8.7%, 고려대 7.5%, 성균관대 7.3%, 건국대 6.9%, 한양대 6.85%, 국민대 6.8% 의 인상률을 고지했고, 국립대는 전북대가 29.4% 인상을 제시했고 부경대 28%, 경북대 17.7%, 서울교대 14%, 서울대 13.9% 등 전반적으로 물가인상률보다 월등히 높은 인상률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등록금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학부모가 자살을 택하는 사건이 일어날 만큼 사회적 논란은 뜨겁다.
현재 각 대학은 등록금 인상을 통해 학생들에게만 비용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 교직원을 확대하면서 자신의 배만 불리고 있다. 즉 각 대학은 교원 확보율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비정규 교원(비정년계약직, 겸임, 초빙 등)을 늘리는 편법을 쓰고 있으며, 시간강사 문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또한 대학행정직의 외주화를 통해 노동유연화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으로 기업은 실업난의 원인을 개인의 능력부족과 대학교육의 문제로 돌리며 인턴사원제, 교육과정 개입 등 노동력 양성비용을 개별대학과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가와 연계한 편중된 국고지원, 대학의 기업화, WTO 교육개방 등 신자유주의 대학정책은 경쟁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며 대학주체들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고 있다.
과거와 달리 직접적 이해 당사자로서 등록금 인상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의 움직임은 사뭇 양상이 달라 보인다. 봄꽃이 만발하는 3월에 교육환경개선 정도를 요구하는 ‘등록금인상 정당성 확보’투쟁으로 한 해 학생회사업의 시발을 알렸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대학인의 교육권과 생존권 보장의 차원으로 등록금 문제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꾀하고자 하는 시도도 발견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여전히 대학생의 등록금 투쟁은 학교당국와의 협상으로 몇 %를 깎았나하는 성과로 귀착된다. 결국 이러한 관행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생들만의 등록금 투쟁은 그 인식의 지평을 넓혀 ‘돈’문제가 아닌 ‘대학재편’의 문제로,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닌 ‘대학주체’의 문제로 사고해야한다.

○ 대학구조조정, 3년간의 초라한 성적표
지나치게 과잉팽창된 대학시장에서 공급규모를 줄이려는 대학구조조정사업이 시작된 지 햇수로 3년이 지났지만 애초 잘못된 취지와 무리한 계획 탓에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돈으로 협박이나 일삼는 교육부는 그나마도 쥐꼬리만 한 예산을 가지고 국립대 통폐합을 막무가내로 추진했지만 수월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 하나 없고, 이렇게 실적이 부진하자 국회에서 예산마저 깎였다. 2005년도에 800억 원으로 시작된 대학구조개혁지원사업이 추진성과가 미미하여 아예 예산 일부가 집행되지 않음으로써 2006년에는 700억 원, 올해는 500억 원으로 사업비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대학의 양적 축소가 부진하자 안달이 난 교육부는 국립대 법인화와 같은 운영구조 개편에 혈안이 되어 있다. 국립대학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의무를 포기하고 각 대학별로 죽든 살든 알아서 운영하라는 대신, 관료적 통제와 간섭은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심산이다. 교수, 직원, 학생 등 대학주체가 한 목소리로 법인화를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손쉬운 몇 군데(총장이 원하는 곳, 정부가 신설하는 곳)부터 ‘자율적’으로 법인화를 선택하도록 하자는 꼼수를 쓰고 있다. 2009년도에는 무조건 울산에 대학을 신설해야 한다며 법안에 대한 공청회조차 생략하고 통과시켜버리는 야비함마저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절차조차 무시한 비민주적인 공청회에서 항의의사를 표시한 노조 조합원들과 활동가들에게 공무집행방해혐의로 벌금형을 내리는 등 법인화 반대운동에 대한 탄압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국립대학이 법인화가 되면 사실상 몇 개 안 되는 국립대학마저 아예 없어지는 셈인데, 이렇게 되면 한국의 모든 대학은 사립대학으로, 즉 고등교육은 오로지 수익자가 부담하는 사적 영역으로 바뀌게 된다. 등록금 문제를 포함하여 한국 고등교육이 지니고 있는 오랜 문제들을 해결하기는커녕 모순은 더욱 심화될 것이기에 법인화를 저지하는 대학주체들의 끈질긴 대응이 중요하다.

○ 위계서열화 심화(수도권 대학의 확대팽창, 지방대학의 ‘특성화’)
노무현 정권의 ‘지방분권화’는 사실상 지역 난개발 정책 그 자체이다. 지역농업을 철저하게 말살시키는 대신 특정 기능중심의 경제구조로 살아남을 것을 강요한다. 지방자치단체들에겐 농업기반이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지역경제의 사활을 걸고 골프장이나 기업 등 투자개발을 유치하는 것 외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물론 투자 유치를 위해 기존의 법적 규제는 철폐된다. 넘쳐나고 있는 각종 특구정책(경제자유구역, 지역특화발전특구, 기업도시, 제주국제자유도시, 대덕R&D 특구)은 이러한 계획이 반영된 산물이다.
이에 따라 대학 또한 지배 엘리트의 양성과 지역의 유연화된 노동시장에 맞춤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분화된 기능의 수행을 요구받게 된다. 이에 따른 대학정책의 방향은 두 가지로 요약되는 바, "세계수준의 대학교육․연구 역량 제고"와 "지역발전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이 그것이다. 즉 수도권에 있는 대학은 더욱 경쟁력을 갖추도록 연구중심대학으로 육성하고, 이들 대학에 전문대학원(로스쿨, 메디컬스쿨, MBA)을 설치하여 지배 엘리트 양성 기지로 재편하려 한다. 반면 지방대학은 대학간 통폐합, 퇴출, 정원감축으로 양적 구조조정을 진행시키며 NURI(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사업)를 통해 지역의 하급 노동력 양성소로 맞추려 한다. 지방대학들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며 점점 축소되거나 없어지는 반면, 서울 소재 대학들은 수도권 팽창억제 정책에도 아랑곳 않고 파주와 송도 등에 캠퍼스를 신설하려는 등 더욱 더 몸집을 키우고 있다.
파주시의 경우 미군공여지반환특별법에 따라 수백만 평의 부지를 개발할 수 있게 해놨고, 경제자유구역으로 출발한 송도는 외자유치 실적이 없어 수십만 평의 땅이 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이화여대, 연세대, 인천대,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렇게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은 점점 확대팽창하는 반면, 지방대학들은 당장 살아남기에 급급한 현실에서 대학간․ 지역간 위계서열화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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