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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호 우리는 왜 이자리에 모였는가

2003.05.03 13:14

사무국 조회 수:1300 추천:3

우리는 왜 이 자리에 모였는가

우리는 자리에 모였는가

다른 세계화를 위한 모색 : 국제교육 포럼

사무국


3 6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WTO교육개방반대투쟁의 국제연대를 위한 국제교육포럼'이란 이름의 행사가 국회의원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 아침 10시부터 바로 시작한다기에 부랴부랴 달려왔다. 10 조금 넘겨 허겁지겁 달려온 숨을 고른다. 회의장소에 바삐 들어서는데, 정문 통과를 놓고 경비 책임자가 막아선다. 국회의원만 들어오는 문이라서 안됩니다?! 빠른 문을 두고 건물 뒷문으로 돌아가라니, '과연 국민을 뭘로 보나'. 허구 '그들끼리 정쟁'에 백성들 삶이야 아랑 없다가도, 챙기는 일이라면 여야 일심동체이다. 이러고도 '국민을 위한 종복'이라니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지.

국제회의 장소로 들어서자, 120 자리가 모습이다. 뒤쪽 보조석을 찾아 앉으며 발제에 귀를 기울였다. '시민지원을 위한 국제금융거래 과세연합(ATTAC)'에서 루이 베베르 프랑스 활동가가 발제를 하고 있다. 그는 「기업을 위한 WTO GATS, 그리고 그에 대한 민중의 저항」이란 발제 글에서 WTO 배경을 설명한다. GATT 8 협약으로 1987 우루과이 푼타 에스떼에서 시작된 라운드가 1994 마라케쉬 협정으로 끝나고, 1995 WTO 출범. 체제는 전적으로 경제자유화가 목적이다. 루이 베베르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와 추종세력이 1957 이후 세계 교역량(7) 생산(4) 1인당 수입(2) 늘었다는 장광설을 펴지만, 남반구 국가들은 가난과 건강·학교교육의 후퇴에 허덕이고 북반구 국가들의 사회적 불평등도 늘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한다고 꼬집는다. 그리고 알려지지 않았으나, WTO체제는 기업들의 은밀한 로비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 '서비스기업연합'과 '유럽서비스포럼' 등이 서비스·교육 부문에서 사기업 이익을 좇는 로비를 왔다는 . 서비스교역의 세계화를 기업 입맛에만 맞춰온 것이다. 게다가 GATS 모든 서비스를 지속적·구조적으로 상업화하고, 서비스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 정책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다. "점점 높은 수준의 시장 자유화를 달성하라." 마지막 순간에는 공적·사적 부문의 모든 것을 맞바꾸는 '커넥션'이 기다린다. 베베르는 '정부가 공립학교 재정을 줄이고 사교육만 키워내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GATS 협상'이 맞물려 진행되고 있음을 짚는다. 결과 선진국·후진국을 막론하고 필연적으로 교육불평등의 심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결론. 그는 교육과 문화 같은 공공분야를 상업적 논리로부터 제외하자는 주장은 남반구·북반구 모두에서 정당한 목표임을 확인하며 발제를 마쳤다.

번째 기조 발제에 나선 박거용 WTO교육개방 저지 공동투쟁본부 상임 대표는, 「기형적 신자유주의/교육개방/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서구 교육구조는 2 대전 후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케인즈주의 계급타협체제를 근간으로 '교육 확대'와 국민대중에게 국가 차원의 교육이 제공되는 '공교육 발전'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교육권 보장에 대한 제도적·재정적 기초가 부족했고, 교육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원리도 훨씬 취약한 조건. 이런 마당에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은 실질적인 교육권이 후퇴하고 교육적 파행·왜곡 정도도 서구에 비해 훨씬 심하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신자유주의 자율화도 말뿐이며, 정부와 교육부가 교육 통제권을 틀어쥔다고. 거기에 '교육개방'은 1995 이후 꾸준히 추진되어 '학원·직업교육분야'와 '초·중등을 제외한 해외유학'이 완전 개방된 상황이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공교육을 개방하라는 시장화 압력이 거센데, 정부가 협상을 차분히 준비하기는커녕 외국교육기관에 규제를 풀어주는 '자발적 자유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시장자유화를 통한 '상품거래' 개방을 막아내는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시간이 촉박한 탓에 오후로 예정했던 사례발표를 조금 앞당겼다. 벨기에 교원노조 대표인 로제 페라리가 벨기에의 사례를 말해준다. 「우리의 교육에 GATS 필요 없다」는 주제 발표에서, 그는 지난 2 6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1 양허안에서 시청각·보건·교육분야를 빼겠다는 발표가 있기까지는 강력한 투쟁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벨기에만 해도 양대 노조연맹과 NGO그룹들을 필두로 15,000여명이 2 9 브뤼셀에서 공공서비스분야를 위협하는 GATS 협상에 반대하는 투쟁을 펼쳤고, 유럽 전역에서 이런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고. 또한 유럽집행위 '발표'만으로 그칠 아니라, 교육이 GATS 빠지려면 다른 나라에 개방 압력을 넣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교육이 일반 무역처럼 '시장규칙'에 지배되어서는 안되며, '교육의 국제교류'를 위한 협상단위는 UNESCO처럼 신뢰성과 전문성을 갖춘 국제기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다. 유럽에서는 기업집단의 로비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이들 초국적 기업은 교육에 대한 규제권한을 '유럽 단위'에서 'WTO·GATS' 단계로 넘겨서 '시장 자유화'를 돌이킬 없도록 만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의 이익에 반하는 유럽 시장 자유화를 정책 결정자들이 '재고'하게끔 강력하게 싸워나가야 한다는 결론으로 발제를 마쳤다.

오후에 이어진 사례발표는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오전 발제가 다분히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총론이었다면, 사례발표는 구체적인 상황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번째 사례 발표자인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교사연합 소속 활동가 이스트만은, GATS 교육을 추가하려는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반대하며 : 무역협정에서 교육을 제외하라」는 발표를 했다. '구체적인 경험과 사례를 들어 얘기할 텐데, 발제문과 많이 달라 동시 통역에 미안하다'는 통역자의 목소리가 떨린다. 동시에, 객석에선 가벼운 웃음소리가 번졌다. 통역자는 발표 내내 진땀을 흘린 모양. 저녁 뒷풀이 때서야 동시 통역을 맡은 분은, 발제 원문에 전혀 안나온 사례를 통역하느라 연신 식은땀을 흘렸다고 귀뜸한다.

이스트만은 먼저 캐나다 정부의 불명확한 입장을 도마에 올렸다. '상업적 목적'의 교육개방은 고려하되 공교육은 예외라는 캐나다 정부. 하지만 'GATS 1 3항'에 따라 협상대상에서 빠지려면 "국가가 완전히 자금을 지원하는 교육체계여야 하고, 영리성이 전혀 없어야 한다"는 것인데 전혀 이율배반이란 말씀! 캐나다 정부는 공공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한 입장이나 협상전략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1987 캐나다-미국 자유무역협정과 1994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될 때까지 서비스업은 무역체제의 일부가 아니었다. 그런데 미국은 교육과 교육훈련서비스 수출에서 세계 최고이고, 서비스 부문 800 달러 흑자 중에 60 달러가 교육부문 흑자이다. 때문에 미국은 서비스 무역을 증가시켜 적자 폭을 줄인다는 복안이고, 캐나다 우익 정부는 공교육 체계를 국제적으로 판매되는 어떤 상품으로 만들 생각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청을 높인다. 비록 캐나다 정부가 모든 교육은 공교육이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다 해도, 만일 미국에 기반을 영리목적의 피닉스 대학이 캐나다 밴쿠버에 진출한다면 막을 있는가. 대학이 캐나다 대학처럼 대우하라며 정부보조금을 요구하거나 아예 없애자고 주장하면 어떻게 것인가. 대학에도 고등교육에 반드시 필요한 공공 도서관을 세우라는 정부규제가 가능한가. 그녀는 멕시코에 진출한 공해기업에서 가늠해 보자고 잘라 말한다. 미국에서라면 정부의 환경규제를 받겠으나, NAFTA협상 때문에 멕시코 당국은 환경파괴가 심해져도 기업을 규제할 없었다는 . 마지막으로 그녀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불가피하다는 예찬에 맞서, '공교육 수호를 위한 북미 삼국연합'처럼 연대해서 싸워 나갈 것을 모두에게 호소했다.

호주 사례를 발표한 수잔 홉굿은 공교육과 교사 노동에 대한 신자유주의 우익 세력의 공격에 맞서 이렇게 연대·지원하는 기회를 빌어, 호주교직원노조(AEU) 156,000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운을 뗐다. 호주 교육재정 문제부터 말을 꺼낸다. 1974-75 호주의 GDP 대비 교육비 지출은 6.4%였으나 1999년에는 오히려 4.4% 떨어졌고, 이는 OECD 평균에 훨씬 미친다. 게다가 96년이래 집권한 호주의 하워드(Haward) 우파 정부가 공적 책임을 사적 책임으로 옮기는 시장화 정책을 노골적으로 결과, 70% 공립학교는 30% 정부 지원을 받고 30% 사립학교는 70% 정부 지원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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