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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호 교육개방 : 한국교육 위기의 새로운 단계

2002.12.11 14:57

송권봉 조회 수:3122 추천:4

교육개방 : 한국교육 위기의 새로운 단계

 

교육개방 : 한국교육 위기의 새로운 단계

송권봉 ∥ 교육이론분과원


1. 들어가며

7차 교육과정실시-교종안-자립형 사립고 도입 등에 따른 '공교육시스템의 급격한 시장화' 및 학부제-BK21-국공립대 민영화로 대표되는 '대학구조조정'과 맞물려 '교육시장개방'까지 합세한 또 다른 위기국면이 가파르게 전개되고 있다. 교육시장 개방을 강제하려는 초국적 자본과 미국의 압력에 의해 이미 2차 교육시장(외국어 사설학원 등)이 완전 개방되어 있는 조건에서, 1차 교육시장(초중등 및 대학부문)이 개방될 경우 미칠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게다가 정부는 본격적인 협상이 내년 3월 말 「양허안」제출 이후임에 불구하고, 외국 대학원 유치계획·외국인학교 학력과 내국인 무제한 허용·외국교원 임용의 법적 제도화를 추진하며, 개방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비스부문 자유무역질서에 능동적으로 편입한다는 남한 자본과 초국적 자본의 이해에 완전 조응하며, 이제 교육부문은 '거래와 투기의 대상'으로 철저히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육개방은 어떤 의미와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 국면에서 한국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단지 개방의 파고가 몰려온다는 감각적인 인식이 아니라, 이 같은 상황 전개가 왜 그리고 어떻게 가능한지 살펴야 한다. 그럴 때만이 본질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가능하다. 이 글에서는 교육개방의 의미와 배경 및 영향을 살피며, 교육개방 조치가 급박하게 펼쳐지고 있는 현 국면의 양상을 찬찬히 짚어볼 것이다. 더불어 이에 맞서 민중교육권을 지켜내기 위한 교육주체의 대응방향을 제출하고, 개방논리의 이율배반적인 모순을 비판하고자 한다.

2. '교육개방'의 의미

2-1. 교육개방의 대상은 무엇인가

WTO(세계무역기구) 내 '서비스부문 일반협정(GATS)'에 따르면 교육서비스의 교역은 4가지 형태(Mode)로 정의된다. 은 국경간 공급(cross-border supply)으로서,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원격교육이 그 예가 될 것이다. 는 해외소비(consumption abroad)로 해외유학생이 그 예가 된다. 은 상업적 주재(commercial presence)로 불리며, 외국교육기관이 국내에 들어와 영업을 하는 경우로, 일반적인 교육개방의 예로 생각할 수 있다. 는 자연인의 이동(movement of natual persons)이라 번역되며, 외국인 교수·교사 등 인력의 이동으로 이들이 국내에 들어와 교육기관에서 교수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분류를 기준 삼는다면, 교육개방의 대상은 '교수-학습행위'와 관련된 일체의 교육활동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사교육부문 뿐만 아니라, 공교육도 광범위하게 포함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외국인 교사가 초중등 학교에 배치되어 외국어교육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거나, 외국대학 분교가 설립되어 등록금을 받으며 학위판매행위를 하는 경우, 초국적 자본이 들어와서 자립형 사립고를 인수하거나 외국계 고등학교를 세우는 경우 등 지금까지 사설 외국어학원 개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폭과 크기임이 분명하다.

결국 교육개방의 '대상'은 공교육부문을 포함한 교육행위 일체이며, 이때 남한의 공교육부문은 초국적 자본의 먹기 좋은 떡에 다름 아닌 것이다.

2-2. 개방화는 시장화를 전제·촉진하며, 초국적 자본의 운동에 조응한다.

교육개방의 원래 뜻을 새긴다면, 교육 '시장'의 '개방'이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하게 된다. 첫째 '교육개방은 그 전제로서 시장화를 촉진한다'는 점이고, 둘째로 '시장화된 교육부문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자유로운 운동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GATS가 지향하는 '교육의 시장화'라 함은, 교육재원이 비정부 부문에서 충당되고, 소비자의 학교선택에 장애가 되는 규제가 철폐되고, 또한 공급은 효율성을 지향하여 경쟁 지향적으로 이루어지는 통치형태를 의미한다(이만희, GATS 체제와 고등교육 시장의 선택, 2002년 제주지부 강연회 자료집 중에서).

먼저, 교육부문 개방은 그 전제로 '시장화된 교육부문'이 존재하거나 존재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논리적으로 시장화된 부문이 전혀 없다면 개방 압력은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기에 초국적 자본과 국내자본의 요구와 압력에 따라 국가는 교육부문의 시장화를 촉진하며, 개방에 대응하게 된다. 즉, 몇몇 핵심이 되는 분야만을 국가가 책임지고 나머지는 개인에게 맡겨놓는 방식을 택한다. 현재 대학부문 자율화 논리는 등록금 인상과 학생선발의 자율을 요구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부금 입학제 허용 및 학교기업을 통한 이윤창출을 법적 제도적 수준에서 보장받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 남아 있는 교육을 민영화·사사화(私事化)시킴으로써 시장영역을 더욱 확대시킨다. 국공립대 민영화계획이나 초중등 공교육분야 내 수월성을 보장하는 사립 귀족학교를 만들려는 시도는 이를 반영한 정책집행이다.

또한 초국적 자본은 아직 시장화가 덜 된 교육부문을 개발·고안하여 시장영역으로 삼는다. 예를 들어 미국은 2000년 제출한 협상제안서를 통해 '훈련서비스'와 '교육테스팅서비스'를 공교육부문과 결합시키려 한다. 초중등 학교의 학력테스트 서비스 제공회사를 만들어 돈 받고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시장을 생각하면 된다. 뉴질랜드는 2001년 협상제안서에서 학생 모집 및 배치와 관련한 교육에이전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는데, 언어연수나 단기유학 등을 돈 받고 관리해주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결국은 공교육과 연결되는 것으로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개방이 될 경우, 교육부문에서 커다란 사교육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다.

게다가 교육개방은 국내 역학관계를 훌쩍 뛰어넘어 세계적인 협약으로서 전일적으로 관철되며 '시장화 경향'을 촉진·강제한다. GATS협상에 따른 교육부문 개방 협약이 이뤄질 경우, 이는 WTO 144개 가입국의 교육부문 모두를 통일적으로 지배하게 된다. 물론 각 나라별 특수성을 감안할 수 있다지만, 이미 몸통이 전일적인 '시장원리'인 상태에서라면 보호할 수 있는 영역은 새발의 피일 뿐이다. 이렇게 된다면, 교육의 공공성을 옹호하고, 확대·강화하려는 국내 교육주체들의 투쟁은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면에서, 교육개방은 초국적 자본의 자유로운 이윤추구 행위가 교육부문에서도 가능하도록 보장될 때만이 가능하다. 예컨대 초국적 자본이 자유롭게 학교를 설립해서 교육행위를 하고 이윤을 남길 수 있거나, 학교 자체를 상품처럼 사고 팔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기에 미국을 비롯한 초국적 자본은 학교설립에 있어서 '비영리성'을 공격하며, 과실송금을 허용할 것을 주장하는가 하면, 가장 큰 시장인 수도권지역 -사실상 교육개방을 통해 초국적 자본이 노리는 지역- 평준화 해체 및 자립형 귀족 고등학교 도입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2-3. 교육개방은 남한 사학자본의 영리성 추구를 더욱 심화시킨다.

더불어 교육개방은 남한 사학자본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된다. 기왕에 시장화된 영역으로의 적극적인 진출이 보장된다는 면에서 '기회'라면, 덩치가 크고 일정 수준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한 초국적 자본과 경쟁하며 시장을 잠식당한다는 면에서는 '위기'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학자본은 남한 교육시장을 놓고 초국적 자본과 한편으로는 치열한 경쟁을 하며, 때로는 이구동성 한목소리로 '시장화'를 외칠 것이다.

치열한 경쟁상대란 측면에서, 남한 사학자본은 초국적 자본에게 주어지는 각종 혜택조치에 대해 '역차별'이라 제기하며, '형평성 보장'을 요구할 것이다. 남한 사학자본으로서도, 세제상의 혜택이나 교육과정의 자율권 및 영리 추구를 가능하게 하는 조치를 받아, 교육부문에서의 이윤창출에 전념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망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교육부문 이윤창출의 경쟁상대이기에 초국적 자본과 국내 교육시장 쟁탈전에 나서면서도, 기존 공공성 영역을 담보하던 각종 조치의 해체에는 적극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사립학교법의 규제 아래서 출연재산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게 귀속되게 되나, 이를 투자개념으로 보면서 설립자가 다시 가져갈 수 있도록 온갖 압력을 행사할 것이다. 또한 국공립 학교의 민영화(사유화)에 따라 학교를 사고 파는 행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초국적 자본으로서도, 국가보조금을 남한 사학자본과 똑같이 받으려 할 것이다. 결국 각종 시장화 조치의 성과물을 놓고 때론 서로 싸우기도 하고, 때론 상호 협조하는 체제가 구축되면서, 남한 교육의 시장화는 더욱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남한 사학자본은 보다 노골적인 영리 추구에 나서게 될 것이다.

2-4. 교육개방은 한국교육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지배이다.

GATS(서비스 교역에 관한 일반협정)는 보편적이고 평등하게 자유롭고 공공적인 질 높은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교육내용이 변할 것이라는 점이다. 사교육기관은 사람들에게 "대기업"이 원하는 내용만을 가르칠 것이다. 국립학교와 대학도 따라할 것인데 그렇지 않으면 학생을 잃게 된다. GATS 때문에 생길 가장 두려운 위협은 민주주의의 파괴이다. GATS에서 결정이 한 번 내려지면, 교역에 개입하는 서비스부문의 정부활동은 WTO의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 1)

결국 교육개방은 한국교육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지배로 귀착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한국교육의 공공성에 대한 파탄을 낳을 것이며, 교육주권의 상실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다. 교육부문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지배가 실현된다는 것은 '교육을 통한 주체형성과정'이 초국적 자본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됨을 의미한다. 이렇게 된다면, 교육개방을 통해 한 사회의 구성형태의 변화까지 심각한 변화를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상상해 보자. 교육개방을 통해 이질적인 문화와 교육이 들어오고, 지배·통제권이 초국적 자본에게 있다면, 그 교육을 받고 자라난 세대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땅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지만, 의식은 미국 등 외국의 것에 무의식적으로 동화된다. 주체적인 담론도 사라진 채 행동을 결정짓는 사고영역이 해외에 직접 종속되는 현실이 버젓이 남한 땅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결국 한국인의 몸으로 태어나 남한 땅에 뿌리박고 살지만, 사고와 의식 및 행동은 외국의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이질적인 문화가 이 땅에서 지배적인 현상이 되는 것이다.

3. 교육개방의 배경과 방향

3-1. 공공부문·서비스부문에 대한 세계적 규모의 초국적 자본의 공격

그렇다면 이러한 교육개방의 배경과 방향은 무엇인가. 익숙한 개념이긴 하나, 신자유주의 정책개혁의 함의로부터 출발해보자. '탈규제·민영화(=사유화)'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정책개혁은 자본의 축적위기, 좀더 구체적으로는 이윤율 저하에 따른 체제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자본의 전 세계적 흐름이다. 이윤율 저하경향이 강화되자, 자본은 실물부문으로부터 이탈하여 점차 금융부문으로 집적·집중된다. 전 세계적으로 거래되는 통화량의 99%가 금융자본 부문이라는 사실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일 뿐이다. 금융화된 자본은 실물경제에 투여되는 것이 아니다. 신흥시장으로의 주식투기나 환투기 및 기업·공공부문의 M&A를 축적의 근거로 삼는다. 하기에 투기처로 각광받는 곳이 공공부문이며, 이를 민영화(=사유화)시키고자 온갖 공격을 하게 된다.

WTO는 초국적 자본의 이해에 충실한 자본의 세계화를 실현시키고자 한다. 즉 금융, 교육, 의료, 환경 등 각 나라의 공공영역 서비스시장을 개방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서비스무역 일반협정은 공공영역에 대한 통제권을 송두리째 초국적 자본의 손으로 넘겨주는 것이며, 국가주권에 대한 심각한 훼손일 수밖에 없다. 이제 WTO를 앞세운 초국적 자본과 미국은 자본의 이윤율 제고를 위해 공공영역을 완전 시장화 하려고 온갖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멀지 않은 시간 내 금융세계화의 자유를 위해, 공공성의 영역을 영리추구만을 위한 상품시장으로 변모시킬 것이다.

<표 1> GDP 대비 고등교육비 지출


고등교육

전체 교육

공공 부담

사적 부담

총계*

한국(1998)

0.44

2.07

2.51

7.0

한국(1997)

0.5

1.95

2.5

7.4

한국(1995)

0.4

1.50

1.9

6.2

캐나다

1.53

0.32

1.85

6.2

프랑스

1.01

0.12

1.13

6.2

독일

0.97

0.08

1.04

5.6

영국

0.83

0.28

1.11

4.9

일본

0.43

0.60

1.02

4.7

미국

1.07

1.22

2.29

6.4

OECD전체

1.06

0.29

1.33

5.7

 * 총계는 가계에 대한 공공 보조금을 추가로 포함함. 출처: OECD, Education at a Glance: OECD Indicators 2001, 2000, 1998.

3-2. 한국교육 : '황금알을 낳는 거위'

그렇다면 남한 교육부문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시장화·개방화의 욕망은 어떠한가를 살펴보자.

2002년 현재 GATS 체제가 적용되는 한국의 사립 고등교육시장(전문대학+4년제 대학) 규모는 수업료 기준으로만 살펴보아도, 약 9조 1천억 원(75억 8천억 달러 규모)으로 추산된다. 또한 <표 1> (박순찬,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에서의 교육서비스 논의 동향[2002. 10. 16. 교육개방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자료집]'에서 재인용)을 보면, 1998년 기준으로 남한의 GDP 대비 고등교육비 지출에 있어 사적 부담은 2.07로, 공적부담인 0.44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다. 이는 국가 교육재정 책임은 점점 줄어들고, 개인에게 교육비가 떠넘겨지는 예이기도 하지만, 초국적 자본으로서는 남한 고등교육 시장의 상품성이 높다는 인식을 하게 되는 지표이기도 하다.

초중등부터 시작되는 사교육시장부문은 그 규모가 천문학적이다. 외국에는 우리처럼 자녀의 고등교육에 열정적으로 집착하거나, 사교육비를 중심으로 자녀 1인당 약 1억원이 소요되는 나라는 없다. 교육비 40조원 중 사교육비는 무려 26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2002년 4월 26일자 문화일보 보도에 따르면, 남한의 학부모 10명 중 7명은 사교육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10명중 8명은 가계부담이 커도 사교육비를 줄일 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도 월 3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비중이 31%나 된다고 하여, 고등교육만이 아니라 초중등 부문부터 광범위하게 교육'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교육을 포함하는 서비스 상품은 탄력적이라 한다. 그러나 남한 교육의 탄력성은 정반대로, 수입이 줄어도 교육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고등교육의 학력(=학벌)'은 "취업을 통한 소득" 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분이동 효과"를 낳는 일종 '문화자본'으로 기능해 왔고, 이는 남한 고등교육 급팽창의 원인이자 특수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고등교육수요의 비탄력성은 '높은 진학열'과 '외국학위에 대한 선호도'로 편승하여 GATS 체제 하에서도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입시과열과 고액 과외 등으로 널리 알려진 남한의 대학입시 시장은 천문학적인 이윤창출의 장으로서, 초국적 자본에게는 남한 교육시장이야말로 개방이 되기만 한다면 마음대로 이윤창출에 나설 수 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되고 있다. 하기에 초중등 및 대학·대학원 등 공교육기관의 개방은 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노른자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3-3. 신자유주의 시대의 사회문화적 질서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으로 형성된 사회문화적 요인이 개방의 배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즉 고부가가치를 창출하자는 '신지식인 담론'이나 세계화된 시대에 걸맞는 경쟁력 있는 '인적자원 개발 담론'은, 교육개방 국면에서 '보편적 세계시민'이란 허위관념과 결합한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세계화된 수준의 교육을 받아 들여야 하고, 이를 통해 수월성을 더욱 높여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는 것은 직접적인 교육개방의 동인이 되는 것이다.

이런 사회문화적 배경에 따라 금융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 미국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금융기법을 터득한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MBA(경영학 석사과정) 과정을 도입하거나, IT분야 등 인력양성에만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외국어 구사능력을 취업의 최우선 가치로 꼽아서 전 국민이 허구적인 영어열풍에 휩싸이도록 부추긴다. 사실상 그런 학문과 언어능력이 필요한 분야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으며, 이런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에 따라 인문학·기초과학의 위기 및 영어연수·조기유학 등에 천문학적인 사교육비가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에는 애써 눈을 감는다.

또한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서 노동계서제가 관철되고 있으며, 핵심인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제 3세계 엘리트들은 미국 등 선진국으로 끊임없이 유출되고, 정작 제 3세계는 알맹이 없는 세계시민이란 껍데기만 남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막연히 외국 것에 대한 선호도만 남아 각종 문화적 종속과 지배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3-4. 교육개방의 방향

결국 GATS 교육개방의 방향은 "전 세계 교육부문의 전일적 시장화의 길"로 요약된다. 신자유주의적 금융세계화는 교육·의료·에너지발전 등 국가 공공성 영역을 민영화(=사유화)시키고, 각종 규제를 완전 자유화시키는 것이다. WTO 서비스부문일반협정(GATS)에 따른 교육개방은 교육의 '비영리성'을 '영리성'의 영역으로 시장화시키고, 남한 공교육부문을 '수익자 부담의 원칙'이란 교육소비자의 사적인 행위로 전환시키고자 한다. 이에 따라 초국적 자본과 남한 사학자본은 교육개방 국면에서 '시장화'를 적극적으로 외치고 실천하는 행위주체로서 나설 것이다.

이미 남한 내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에 따른 시장화는 공교육부문을 위협하고 있다. 올 초부터 지속되고 있는 '평준화 해체' 주장이나, 국공립대학의 민영화, 대학의 학교기업화는 이제 개방에 따른 시장화 강요에 맞물려 공교육의 심장부를 적극 공격할 것이다. 더불어 세계화 시대의 교육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개방이 필요하다는 논리는 다양한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는 선택논리와 결합·강화될 전망이다.

교육개방이 가속화되고 전면화되면, 교육내용은 "무한경쟁과 세계화 이데올로기"로 꽉 채워진다. 고등부문이 먼저 개방되면서 대학 자율화의 명목으로 초국적 자본은 대학입시까지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이쯤 되면 대입전형에서 외국계 고등학교에 유리한 각종 조치가 가능해지고, 연쇄적으로 중등부문 개방의 폭과 속도가 탄력을 받게 되는 셈이다. 거기다 개방화·시장화에 맞물려 교직의 유연화는 한층 더 심화된다.

4. 현단계 '시장화+개방화' 국면의 성격과 대응방향

그동안 교육개방은 점진적으로 진행되었다. 92년 한미 쌍무협상 이후 사교육시장에 대한 개방이 완료되었고, 97년 이후부터는 고등교육부문에 대한 개방조치가 점진적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2001년 11월 제 4차 WTO각료회의 이후 DDA가 출범하면서, 남한 정부의 입장은 '점진적 자유화'에서 '자발적이고 급진적인 개방'으로 그 키를 급선회하고 있다.

2002년 9월 23일자 교수신문 242호 보도를 살핀다. "교육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1년 9월까지만 해도 외국대학의 개방문제에 대해 교육부는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한다. 즉 당시 외교통상부에 보낸 WTO 10차 서비스 협상회의와 관련 '대학의 대외개방 검토' 의견으로 △국가별 사회·문화 및 환경 등의 차이에 의해 각 국 정부가 국내 교육 정책 목적에 부합하도록 규제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사립대학이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해 교직원과 학생 등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하고 있고 △외국대학에 한해 투자재산의 개인귀속을 인정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미국의 협상 제안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의견은 1년도 지나지 않아 정반대로 뒤집혔다. 올해 교육부가 내놓은 외국 우수 대학원 유치 계획은 바로 1년 전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히려 대폭적인 지원을 통해 적극 유치하겠다는 발상이었다. 이를 위해 내국인과의 형평성도 무시한 채 관련법령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개정하겠다고 밝혔던 것이다. 더 나아가 이상주 교육부 장관은 전교조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세계화 시대에 살면서 개방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게 평소 소신이니 더 이상 왈가왈부 하지 말라며 교육개방에 앞장설 것임을 대담하게 선언하고 있다.

4-1. 자발적 자유화 조치란 무엇인가

사실 남한은 GATS(서비스교역에 관한 일반협정)와 같은 다자간 협상의 방식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금융 자유화 조치를 취하였고, 이미 개방이 상당히 진척되어 '완전 개방·자유화' 수준에 이르렀다. 심지어 미국은 앞으로 벌어질 다자간 협상에서 남한이 여타 개발도상국의 시장개방에 앞장서기를 원하고 있다. 즉 향후 금융서비스 자유화 협상에서 한국이 주도하여 선진국의 역할을 대신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른 셈이다. (사회진보연대 정책국, ''개혁세력' 붕괴 이후의 한국사회 -2002년 하반기 전망-', 월간 사회진보연대 7·8월 통권 27호, p46.)

 

서비스협상 가이드라인 주요내용(2001년 3월 채택)

- 협상목표 : 더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점진적으로 추진
- 협상범위 : 어떤 서비스 분야도 사전에 제외하지 않음
- 협상방식
  ·Request/Offer 방식을 원칙으로 하되, 복수간 및 다자간 방식을 가미

·자발적 자유화에 대한 credit 인정
* 자발적 자유화조치에 대한 크레딧 부여방안 : 아직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으나, 2003년 연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타협점을 계속 모색해 나갈 예정으로 ① 신규 회원국문제 ② 적용범위 ③ 교차양허 ④ Binding(양허)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라고 함

* 출처 : 2002년도 상반기 DDA 협상 논의 동향, 외교통상부 세계무역기구과, 2002. 9.

현 단계 교육개방의 특징은 정부가 협상도 하기 전에 곳간 열쇠 빼주는 격이라 할 수 있다. 즉 금융세계화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정부당국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란 이유를 들이밀며, '자발적 자유화 조치'2)에 앞장서는 한편, 각종 금융개혁 및 공공부문 민영화를 비롯해 교육·의료 부문의 개방을 법적 제도화하고 있다. 서비스부문 협상이 본격화되는 것은 내년임에도 미리 각종 자유화조치를 앞다투어 발표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2001년 3월 확정된 '서비스부문 협상 가이드 라인'에는 "더 높은 수준의 자유화(=시장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하되, 어떤 서비스 분야도 사전에 제외하지 않으며, 자발적 자유화에 대해서는 credit3)을 인정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자발적'· '자유화'란 미사어구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공)교육부문의 시장화를 더욱 촉진시키는 조치에 다름 아니다.

정부 당국자들은 남한의 대외무역 의존형 성장구조를 고려할 때, GATS의 규정은 교육 시장의 개방을 지연시킬 뿐이지 결국은 개방 자체가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심지어 더 나아가 개방을 통해 지지부진한 교육의 구조조정과 시장화를 더욱 촉진시키고자 하는 의도까지 감추지 않고 있다. 또 미국을 비롯한 초국적 자본은 교육시장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경제 전반에 걸쳐 포괄적으로 개방 압력을 행사할 것이기에 남한으로서는 교육 시장 개방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정부는 타 부문 시장 보호를 위해 초국적 자본의 집중공략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는 교육시장 개방을 전략적으로 교환한다는 무시무시한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4-2. 교육개방의 '트로이의 목마' : 『경제특구법안』과 '외국인 학교'

이제 자발적 자유화 조치의 하나로 볼 수 있는 『경제특별구역의지정및운영에관한법률안(이하 '경제특구법안')』과 「외국인학교 설립·입학자격·학력인정」 문제를 구체적으로 검토해 보자.4)

먼저 경제특구법안 제 19조는 경제특구 내라는 제한적인 틀이지만, '과실송금 허용' 조치를 담고 있다. 법안 제19조는 '경상거래에 따른 지급'이라며, 경제특별구역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규모의 경상거래에 따른 대가는 대외지급수단(예를 들어 달러나 엔화)으로 직접 지급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 경상거래란 상품·서비스의 교역을 말하는데, 경제특구 내에서의 교육·의료서비스 거래이다. 경제특구는 외환거래의 자유화 지역이므로, 교육·의료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등록금 수익을 초국적 자본은 마음놓고 본국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제특구법안 제 20조는 '교육개방'의 실제 내용을 담고 있다. 초국적 자본은 '학교법인'의 외양만 갖춘다면, 특구 내에서 초중고 및 대학·대학원 등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외국교육기관은 내국인을 무제한 입학시킬 수 있게 되었는데, 같은 의료부문이 특구 내에서 엄격하게 '외국인에 한정'하여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는 것에 비한다면, 엄청난 폭의 개방이다. 또한 특구내 외국교육기관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부지의 매입·시설의 건축 및 학교운영에 필요한 자금 지원이나 부지를 제공받도록 '특혜'까지 법제화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제고등학교에는 외국인 교원을 맘놓고 임용할 수 있도록 되어, 형태의 교직개방 역시 착착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과 관련하여 외국인학교5) '입학자격'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은 이제 '학력인정'까지 해 준다고 하여, 실질적인 초중등 공교육개방의 한 모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5년 이상 해외거주 내국인에 대해 입학자격을 줬으나,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상에는 3년으로 줄어들었고, 경제특구법안에는 자격요건을 아예 철폐시키고 있다. 그리고 '학력인정'을 해줌으로써, 초국적 자본이 '법인'의 외양만 갖추면 초중등 공교육부문에서 학교를 설립해서 돈벌이에 전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교육개방 협상과정에서는 초중등 교육분야를 제외한 고등교육분야 중심의 논의가 이뤄진다고 하지만, 남한의 상황에서는 외국인을 위한 교육기관에 내국인이 다니는 기형적인 형태의 교육기관 설립과 확대가 이루어지므로 초중등 분야의 교육개방이 이뤄지는 것이다.

결국 '경제특구법안 내 교육개방조항'과 '외국인학교 입학자격철폐·학력인정'은 초중등 부문을 포함한 교육개방의 '트로이의 목마'이다. 즉, 김포매립지·영종도주변·인천국제공항지역·부산·광양·제주도 등 경제특구지역으로 제한되기는 하였으나 초중고 및 대학·대학원의 개방이 진행되고 있으며, 과실송금 역시 인정되어, 경제특구법안이 통과된다면 초국적 자본은 (공)교육개방을 위한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고, 추후 협상을 통해 서울·수도권으로 개방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또한 기존의 외국인학교는 개방국면에서 '학력인정'이란 집중적인 지원사격에 힘입어 초중등 개방을 위한 전초기지로 전면 전환하여 남한 공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위협을 가하게 된다.

4-3. 각종 교육개방조치의 의미와 양허안이 차지하는 위치

<표2>에서 볼 수 있듯이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교육개방의 경향은 사교육시장에서 공교육부문으로, 고등부문에서 초중등부문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초국적 자본은 현실적으로 공격하기 쉬운 곳에서부터 어려운 부분으로 점차 그 공세가 넓혀가고 있으며, 개방효과의 극대화 지점이라 볼 수 있는 수도권-공교육부문으로의 진출을 위해, 그 주변부터 야금야금 먹고 들어오는 것이다. 이제 『경제특구법안 내 교육개방 조항』과 '외국인 학교 입학자격·학력인정' 등 공교육부문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추후 GATS 협상을 통해 사교육부문 및 공교육부문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남한 교육시장에 대한 전적인 지배를 관철하게 되는 것이다.

 <표 2> 남한 교육시장 개방관련 정부조치

연도

협약

정부조치

내용 및 특징

1992.

한·미 쌍무협상
- 학원개방 요구

93. 7. '외국인 투자에 관한 규정' 개정
- 학원 개방 일정 고시

95년부터 기술계·예체능계·사무계·외국어 학원 등 차례로 개방됨

97. '외국인 투자 및 외자도입에 관한 법률' 개정

사설학원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되며 사설 학원계 전면 개방됨

1993.

한·미 쌍무협상
- 의학·직업분야


95년부터 의학과 직업분야 완전개방

1997.


교육부 고등교육 개방조치
- 97년부터 외국대학과 교육프로그램 공동운영 허용, 98년부터 외국대학 설립 부분 허용, 99년부터 외국대학 설립 점차 확대

외국대학 설립 제한조치를 둠
- 설립주체는 사립학교법 상의 '학교법인'에 한하며, 대학설립운영규정 설립요건 갖춘 자 중 선별하고, 수도권을 제외한 시·도별 1개 학교만 허용

1998.


해외여행 및 해외송금 자유화 조치

초중고 학생들의 불법 조기유학을 부채질하는 결과 초래. 불법 조기유학생 숫자는 2001년 7천 378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남.

2001. 11.

WTO 제4차
각료회의

GATS 협상일자 확정됨. - 2002년 6월말까지 양허요구안 제출, 2003년 3월말까지 양허안 제출, 2005년 1월 1일까지 협상 완료 후 2006년부터 GATS 협약 출범

2001. 11.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 발표
- (가칭)외국대학유치특별법 추진시사

대학의 국제화를 위해 오는 2005년까지 외국대학(원)의 분교가 들어올 여건을 마련하고, '산업현장과 연계한 인력양성 강화'를 위해 대학을 근거로 한 '산·학·연 협력체제'를 확충하기로 함.

2002. 2.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제정
- 제22조, 23조, 24조, 25조

현행 사립학교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외국법인도 분교를 설립할 수 있으며 대학설립과 운영상에 대폭적인 자율권을 부여

2002. 4.


『산업교육진흥법 개정안』입법예고

학교기업과 산학협력단을 통해 영리활동을 가능, 대학연구결과를 상업화 가능, 교비회계(수업료, 납부금) 전용 가능하도록 조치 함

2002. 6.

양허요구안
제출됨


미·호주·일본 등 9개국가로부터 교육부문 개방요구 받음. 일부 국가는 초중등까지 개방 요구.

2002. 8.


『경제특구법안』 입법예고
- 10월 국무회의 의결 통과
- 법안 19조, 20조

경제특구 내 초중고 및 대학·대학원 설립 가능, 등록금 이익 송금 가능, 특구 내 실질적인 교육개방의 법제화

2002. 9.


『고등교육법 및 사립학교법 개정안』
입법예고

외국대학원 유치를 위한 각종 특혜조치 법제화. △교지나 교사를 임대 사용 가능 △수익용 기본재산의 확보의무를 면제 △교육과정운영 자율 △대학평의회 설치자유 △학교법인 해산시 '잔여재산' 귀속 보장

2002. 9.


『교육공무원법 및 사립학교법 개정안』
입법예고

교육과정의 탄력적 운영 등에 신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초중등 교원 임용에 외국인 임용근거를 마련, 초중등 기간제 교원 임용 시 외국인은 교원자격이 없어도 임용할 수 있도록 조치


내년 3월까지의 교육개방은 정부에 의한 '자발적 자유화 조치'이다. 그러나 이 자발적 자유화 조치 뒤에는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정부당국은 GATS 양허안(Commitment Schedule)을 제출하게 된다. '양허안'은 초중등 및 대학·대학원 부문에서 네 가지 개방 형태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구체적인 일정을 담아 WTO 및 초국적 자본에 하는 약속이다. 지금까지 자율화(=시장화) 조치들을 보면, 남한 당국은 초중등을 포함한 공교육의 광범위한 개방을 적시할 것이고, 이는 남한교육의 시장화·상품화를 더욱 촉진하며, 완전한 시장화·개방화로 나아가는 자본의 약속이 될 뿐이다.

 <표 3> 개방조치 의미분석 및 개방협상의 영향 예측

사교육부문

개방조치

대학·대학원부문

초중등 부문

한-미 쌍무협상 이래로
98년부터 전면개방

한-미 쌍무협상(92년)



교육부(97년)
대학개방조치

97년부터 점진적 개방
- 수도권만 허용 안됨

교육부 대학원
유치계획(02년)

대학원 전면개방

- 투자자본 회수 특혜

경제특구법안(02년)

경제특구 내 초중등 및 대학·대학원 전면 개방
경제특구 내 등록금 등 송금가능 · 각종 특혜

외국인학교 법률(안)입학자격·학력인정


초중등 개방의 변형된 형태
전국적인 양성화 가능

* 초국적 자본에 의한 '학력평가서비스'·'유학알선' 등의 사교육시장 팽창* 입시다양화에 따라 외국어 학원 및 외국교육기관의 교육에 맞춘 대입 사교육시장 확대

GATS협상관련

예상되는 변화

* 초국적 자본의 수도권 교육부문 진출 허용
* 초국적 자본이 고등부문에 진출하면서 '학위판매' 및'투자'에 따른 과실송금 전면 허용
* 대입전형 등의 자율화에 따라 초중등부문 외국계 교육기관의 증가와 실질적인 공교육 개방 전면화


4-4. 대응방향

그렇다면 교육개방·시장화에 맞서 교육주체들은 어떻게 투쟁해 나갈 것인가. 기본적인 관점은 교육은 상품이 아닌 사회적 기본권이란 사실이다. 즉, 모든 국민이 빈부·인종·성의 차이에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권리이지, 시장에서 사고 파는 물건이 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교육불평등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WTO 교육개방은 바로 국민의 사회적 기본권인 교육의 권리를 상품화·시장화로 돌려 놓는다. 영리추구행위를 극대화하고 공교육부문을 끊임없이 시장영역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개방화에 반대하는 논리와 방향은 따라서 교육의 공공성을 확대·강화하는 것이다. 교육을 통한 영리추구 반대, 시장화 반대가 기본적인 슬로건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교육개방으로 인해 교육주권과 자주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더불어 지적·문화적 종속 역시 심화된다. 교육개방 반대의 방향으로 시장화에 맞선 공공성 확립이 한 축이라면, 다른 축은 학문·교육·문화의 종속 심화에 맞선 자주성 옹호와 확장이다. 교육의 자주성을 지켜낸다는 면에서 '초국적 자본의 교육침탈 반대', 'WTO교육개방 저지'의 슬로건을 높이 들어야 한다.

현 수준에서 다음과 같은 투쟁의 경로를 제출해 본다.

* 구체적으로 내년 3월말 제출할 GATS 양허안에서 '교육예외'를 관철해야 한다. 94년 쌀 개방 협상에서 김영삼 정부는 밀실에서는 쌀 개방을 약속해놓고 겉으로만 '쌀은 예외'라고 외쳐댔다. 그러나 정치적 제스쳐에 지나지 않았고, 착착 개방 약속을 이행할 뿐이었다. 지금 GATS협상도 겉으로는 교육개방문제에 대해 공교육은 예외이며, 개방은 민감한 문제이니 국민적인 의견을 묻겠다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개방관련 논의는 '외교상 관례(?) - 아니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내용을 협상하며 국민에게 알리지도 않는다는 말인가 - 라며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장관의 개방찬성 소신(?) 발언이나 재경부·외통부 쪽의 태도를 보면, 교육부문 개방의 입장이 철저히 관철되고 있음을 불 보듯 뻔한 사실이다. 문화부문 스크린쿼터투쟁의 모범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스크린쿼터투쟁은 문화가 전 국민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문화예외'를 관철시킴으로써 지금까지 문화부문을 일정이상 지켜낼 수 있었다. 교육개방 역시 서비스교역의 '예외'임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 교육은 상품이 아니다. 자발적 자유화(=시장화) 조치에 대한 개악을 저지하는 투쟁에서 시작해서, 정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며 내년 3월말 양허안에서 교육개방 '예외'를 적극 실현시켜야 한다.

* 그러나 3월말 교육개방 양허안에서 '교육예외'가 일정 부분 수용되더라도, 남한 자본과 초국적 자본의 이해와 요구에 따라 교육개방·시장화의 파고는 점차 거세질 것이다. 교육주체들의 투쟁 역시 그 수위를 점차 높여가며 기존에 구성되어 있는 'WTO교육개방·시장화 관련 4대입법 및 양허안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투쟁의 구심으로 삼아 한판 커다란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GATS 협상일정은 2005년 1월 1일 이전까지 끝내야 한다. 따라서 이 협상을 서둘러 마치려는 정부조치들은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으며, 내년 3월 양허안이 발표된 이후 투쟁의 양상은 더욱 격화될 것이다. 이때부터는 각 국의 양허요구안과 우리가 제출한 양허안의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이것이 미칠 파괴적인 효과를 전 국민적으로 선전·선동하고 교육주체들의 전면적인 투쟁을 시작하여 결정적인 국면과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 시기에는 기존의 교육개방 관련 입법안 뿐만 아니라 더 높은 수준의 개방·시장화 관련 법제화가 진행될 것이다. 이에 맞서 교육주체들의 교육개방·시장화 반대 투쟁의 수위 역시 한층 높아져야 한다.

* 반세계화운동의 하나로서 국제연대의 관점에서 투쟁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WTO로 대표되는 세계무역질서는 자본의 금융세계화만을 위한 것이다. 세계적인 수준에서 진행되는 교육개방은 따라서 일국적인 투쟁에 한계지워져서는 안된다.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 교육개혁과 교육개방·시장화에 맞서 전 세계 민중의 일치단결된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이럴 때만이 자본에 의한 교육개방·시장화를 막아낼 수 있다. 일차적으로는 '투자협정·WTO반대 국민행동'으로 모여 있는 제 부문·영역 사회단체들과 연대투쟁을 조직하면서, 국제교원노조(EI) 및 개방·시장화에 맞서 싸우고 있는 유럽·캐나다·남미·동남아의 주체들과 굳건한 국제연대전선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5. 보론 : 개방논리의 허구성 비판

정부가 펼치고 있는 교육개방의 논리는 <표 4>에서 살필 수 있듯이 양날의 칼에 다름 아니다. 개방을 통해 얻을 게 많다고 하지만, 동시에 개방을 통해 거는 '기대'는 개방을 통해 오히려 완전히 상실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정책 담당자조차 시인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교육개방을 '절대선'으로 호도하고 있는 정부의 태도와 정책에 있다. 얻을 것이 없고, 잃을 것이 많음에도 정부가 교육개방을 추진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한국교육을 초국적 자본에게 넘겨주고, 비교우위론에 따른 이득을 챙겨보자는 '얄팍한 셈속'을 드러내고 있다.

아래에서는 교육개방관련해서 개방찬성의 입장으로 나오고 있는 입장 중 1) '교육경쟁력 제고'를 위해 개방이 필요하다 2) 교육개방에서 공교육[초중등부문]은 괜찮다 3) 조기유학·외화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를 비판하기로 하겠다.

<표 4> 교육시장 개방의 찬반논란 정리

교육개방 찬성론

구분

교육개방 반대론

외국 유수 교육기관으로부터 질 높은 교육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교육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인적자본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교육소비자의 경제적·비경제적 후생 증대가 가능하며, 인적자원의 총체적인 경쟁력도 높아짐

인적자원개발
선택권 보장
국가경쟁력

외국교육기관의 일차적 관심은 '수익성 확보'에 있으므로, 우리 경제의 인력수요나 노동시장 여건에 대한 배려 없이 교육서비스가 제공되고, 인력수요와 관계없이 고등교육기회가 크게 확대되면 '고학력실업'의 악화 등 노동시장이 더욱 왜곡됨.
특히 질 낮은 외국교육기관들이 국내에 진출할 경우, 오히려 교육의 질적 저하와 인적자원의 경쟁력 저하를 초래

외국의 선진 교육프로그램이 유입되면 국내·외 교육기관간의 경쟁체제가 구축되며, 따라서 생존을 위한 국내교육기관의 구조조정 및 질적 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이 촉진될 것.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교수방법, 대학운영기법 등이 국내에 전수될 수 있다는 점도 국내 교육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

국내 교육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국제경쟁력을 갖춘 외국교육기관이 국내에 진출하여 국내 교육시장을 잠식할 경우, 외국교육기관에 비하여 경쟁력이 낮은 국내교육기관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어 국내 교육서비스산업의 기반이 붕괴되고 우리 교육의 대외의존도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외국교육기관 국내유입으로 해외유학의 대체효과가 발생할 경우 유학비용 절감을 통한 국제수지 개선효과 기대
국내대학의 해외시장 진출과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본격화되어 현재와 같은 일방적 유학생 송출이 완화된다면 국제수지 적자가 크게 줄어들 것

해외유학 대체효과

국제수지 개선

외국교육기관들이 국내 교육시장을 잠식하게 되면 교육적 경비의 과다 해외유출을 통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되며, 특히 국내에 들어온 외국대학들이 국내 교육과정을 해외유학을 위한 어학준비단계로 삼거나 수업연한 중 일부는 본교에 진학시키는 시스템을 채택할 경우에는 외국유학이 오히려 늘어남.
국내교육기관 해외진출이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미흡할 경우 국제수지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

다양한 교육서비스 및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어 여러 나라간의 상호 이해증진 및 관계개선에 도움
특히 국내 교육기관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한국의 교육 및 문화 보급에 따른 홍보효과도 기대

국제교류

외국대학이나 외국학위 선호에 따른 국내 교육·문화의 종속화 가능성, 지명도가 높은 외국교육기관의 진출시 입학을 위한 과열경쟁의 유발 가능성, 특정 국가 위주의 교육적 편향성 확대 등에 대한 우려

* 출처 : 정진화, '교육서비스 시장개방 논의와 대응', 2001. 12. 21. 산업연구원/대한상공회의소 토론회 자료 중에서 필요한
부분을 요약해서 인용

'교육경쟁력 제고'를 위해 개방이 필요하다?

대외경제연구소 주최로 2002년 9월 중 열린 '교육개방관련 연찬회'에서 정부쪽 인사들은 '교육경쟁력 제고'를 위해 교육개방이 필요하다며 열변을 토했다 한다. 이들은 선진국의 우수 교육기관들이 남한 내에 들어오게 되면 선진학문기법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수한 인적자원이 만들어질 것이라 주장한다. 또 교육개방·시장화를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교육쇄국주의'라거나 '교육식민주의'의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표 4>에서 볼 수 있듯이 교육개방을 통해서 '우수한' 교육기관이 들어올 가능성도 만무하거니와 - 이는 지난 5월 23/24일 '교육개방 관련 OECD/US포럼' 보고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 '영리추구'만을 목적으로 한 경우에는 인적 자원 개발 뿐만 아니라 학문·지식의 발전 역시 이뤄지기 힘들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교육이 '상품서비스의 대상이다'라는 관점에서 벗어난다면, 오히려 전 세계적인 교육·학술·지식의 국제적 협력과 교류가 가능하고 이를 통한 교육의 국제화가 진행될 수 있다. 지식·교육은 상품같은 판매대상이 아니라 교육주체들의 자발적인 교류와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자본의 금융세계화는 다른 방식의 세계화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공교육(초중등교육)은 괜찮다?

GATS 협약에서 '국가가 제공하는 공교육서비스'는 예외라는 말이 자본쪽 대변자들에 의해 심심치 않게 주장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허구적인 주장일 뿐이다. 국제교원노조(EI)는 2000년 한 보고서를 통해, GATS에 대한 초국적 자본과 각국 정부의 위와 같은 약속(?)은 거짓일 뿐만 아니라 협약 자체의 내용을 폭넓게 적용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공교육을 포함하게 된다고 엄중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글 앞부분에서 살펴보았듯이 교육개방의 대상으로서 Mode 1에서 Mode4까지 형태는 공교육을 포함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공교육과 관련된 형태이며, 공교육에 대한 '시장화·상품화' 경향을 더욱 촉진·강화시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남한은 국공립부문의 절대 부족을 사학을 통해 해결해 온 교육 공공성의 왜곡된 구조가 엄연히 살아 있다. GATS협약에 따르면 사립(시장부문)과 공립(정부제공 서비스)가 경쟁관계에 있을 경우, 개방의 대상에 포함한다는 조항이 분명히 들어 있다. 하기에 지난 10월 16일 열린 '교육개방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초중등부문에 개방 양허요구안을 제출한 나라가 어디냐는 질문에 정부쪽 토론자로 나온 인사가 '호주 등 일부 국가가 초중등부문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외교상 관례(?)에도 불구하고 실토하지 않았는가.

개방에서 공교육을 지켜내는 길은 오히려, 교육개방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침탈을 폭로하고 이에 맞서 전 교육부문에서 공공성이 확고부동하게 확립될 수 있도록 투쟁하는 것이지, 공교육은 예외란 말에 속아 한가로이 협상결과만 기다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소도 지키면서, 튼실한 외양간을 짓는 일이 바로 교육공공성의 전면적 확대와 개방·시장화를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일에서 시작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기유학/외화유출을 막을 수 있다?

교육개방을 하게 되면, 조기유학 등으로부터 오는 국제수지 적자를 막을 수 있다는 전형적인 경제논리가 개방찬성론에서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말짱 꽝일 뿐이다. <표 4>에서도 드러나듯이 "외국교육기관들이 국내 교육시장을 잠식하게 되면 교육적 경비의 과다 해외유출을 통한 경제적 손실이 우려되며, 특히 국내에 들어온 외국대학들이 국내 교육과정을 해외유학을 위한 어학준비단계로 삼거나 수업연한 중 일부는 본교에 진학시키는 시스템을 채택할 경우에는 외국유학이 오히려 늘어남. 국내교육기관 해외진출이나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미흡할 경우 국제수지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결국 유학열풍을 막는 게 아니라 유학과 외국계교육기관이 상호 결합된 상태로 기존 공교육체제가 심각하게 잠식될 뿐이다. 이에 따른 교육불평등 심화는 가속될 것이고, 인간군의 구별이 조기부터 이뤄지게 되어 1등 국민에서 3등 국민까지 등급에 따른 이질적인 문화가 구조화되고, 교육본연의 기능인 사회적 통합은 그야말로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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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제학생행동그룹, 「교육은 상품이 아니다!」 번역 글 중에서 인용. 원문에 대한 번역 글은 http://jinboedu.jinbo.net/technote/read.cgi?board=foreign&y_number=27&nnew=2 에서 읽을 수 있다.
2) 자발적 자유화 문제는 WTO 출범 이후 양허표상에 약속된 사항에 추가하여 자발적으로 시행한 자유화 조치들에 대해 향후 협상에서 어떠한 대우를 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것으로서 현재 구체적으로 그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3) 협상에서의 유리한 지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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