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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사람의 동네

 

정은교(진보교육연구소 회원)

 

노동자 김용균이 스러진 뒤,

한국 사회는 잠시 미안해 하는 척, 시늉하더니 한 해도 지나기 전에 까맣게 잊어버렸다.

김용균이 또 죽을 것이다.

연예인 설리, 구하라가 스러진 뒤,

한국 사회는 잠깐 겸연쩍은 낯빛을 짓더니 0.1초도 지나지 않아서

서로를 물고 뜯는 SNS, 욕받이통 문화가 시퍼렇게 되살아났다.

그뿐이랴. 입에 풀칠할 길을 잃은 무지렁이들이 잇따라 제 목숨을 내버리고 있다.

지난해만도 계양과 양주에서, 성북과 봉천동에서, 대구에서....

이 나라 곳곳이 절벽이다.

사람의 동네가 허벌나게 비루하다. 동방‘파렴치’지국이다.

전례前例 없는 환란이 밀려오고 밀려오는데, 내 것만 알고 내일을 ‘몰라라’ 한다.

고개를 못 돌리는 플라톤의 동굴 속 수인囚人! 그냥 생각 없이 살아라??

생존의 계단을 허위허위 기어오르는 사람들이,

머잖아 문명 파탄의 낙진落塵을 온통 불평등하게 뒤집어쓸 이들이

이 시절에 제 삶을 버팅기려면 허우적허우적, 하늘에 매달리는 수밖에 없다.

쿠오바디스 도미네!

천심天心이 주먹 쥔 민심民心으로 불끈 솟아날 날은 언제?

점점 말라붙는 강바닥에 푸르른 역사의 강물이 다시 샘솟을 날은 언제?

 

 

 

  사진에세이 사진.jpg


 

-사진 : 신영효

-인천 송림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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