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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라는 울타리에서 기간제교원과 정규교원의 상생을 꿈꾼다.

-2018년 전교조기간제교사특위 활동을 마무리 하며

박영진(전교조기간제교사특위 부위원장)

 

 

학교 깊숙한 곳에서 곪아 가는 상처들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중 교사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지만 교사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바로 기간제교사이다.

기간제교사의 상당수가 여성이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하는 출산휴가도 보장받기 어렵고, 육아휴직은 꿈도 못꾼다. 애초부터 기간제교사직은 임시직으로 고안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현임을 중심으로 살펴봤을 때, 5년 이상 경력자가 절반이상이며, 10년 이상 경력자도 7천여명 정도이며, 구직에 실패한 기간제교사의 직종까지 염두하면 훨씬 더 많은 수의 기간제교사들이 있을 정도로 기간제교사는 하나의 교사직종이 되었다.

기간제교사제도가 처음 도입되었던 98년 기간제교원의 숫자는 63백여명 정도였지만, 20188월 기준으로 기간제교원의 숫자는 5만으로 8배가 증가했다, 이중 중등 기간제교원은 37천으로 기간제교원의 문제는 사실상 중등학교의 기간제교원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기간제교원이 이렇게 확장한 원인은 학생수 감소를 빌미로 이루어진 정규직교원수의 감축, 선택중심의 교육과정개편, 정규직 교원의 육아휴직확대정책과 관련이 있고, 기간제교원을 무한정 배출하는 조건으로 중등교원의 과잉양성 정책이 존재한다.

학생수 감소로 인한 정규직 교원수급의 문제도 분명 존재하지만, 기간제교원의 확장은 비단 학생수 감소만 관련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수가 감소되더라도 교육개혁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 감소가 필요하므로 교원수요를 어느 정도 조절 할 수 있다. 이보다 2007년 기간제교원 비율이 전체 4.11%에 비해 2012년 기간제 교원 비율이 8.45%2만정도 증가한 것은 2012126일 교육공무원법 개정을 통한 교육공무원 육아휴직에 따른 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기간제교원의 증가는 정규직 교원의 복지확대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저출산 사회에서 교원의 육아휴직확대정책은 지속될 수밖에 없고, 이는 기간제교원이 줄어들지 않는 조건이기도 하다. 또한 올해부터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선택중심 교육과정이 강화되는 교육정책이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기간제교사나 시간강사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 또한 기간제교원의 증가를 예고한다.

 

 

교원도, 공무원도, 노동자도 아닌 기간제교원

 

기간제교사들의 현실이 비참한 이유는 기간제교사들과 관련된 법조항만 봐도 알 수 있다. 애초 기간제교사제도 도입을 정부가 별 고민 진행하다보니, 기간제 교사들에게 교직에 있을 때만 교원 자격이 주어진다. 공립학교에 있으면 교육공무원의 지위가 주어지고, 사립학교에 있으면 준공무원의 지위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위는 계약기간 동안만이며, 이마져도 교육공무원법 제323항에 의해 교원의 존중과 신분보장(이부분은 최근 2018.12.18에 개정되어 기간제교원에게도 적용됨), 당연퇴직, 휴직, 정년, 고충처리, 징계위원회의 설치, 징계의결의 요구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즉 노른자를 뺀 나머지부분만, 그것도 계약기간 중에만, 교원의 권리가 인정된다는 의미이다.

기간제교원은 기간을 정하여 계약을 맺지만, 계약기간 마저도 보장받지 못한다. 정규직교원의 조기복직과 학교장의 권한으로 언제든지 해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악용하여 기간제교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임용권자와 명절전후, 방학전후 조직복직과 휴직을 반복하는 정규직 교원들이 생겨난다. 기간제교원을 괴롭히는 파렴치한 임용권자와 정규직교원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이들을 용인하는 계약직교원 시행지침도 문제가 된다. 기간제교원은 갑자기 계약해지를 당하거나 불합리한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는 일반직 노동자보다도 못한 근무조건에 처해 있다.

 

 

기간제교사들이 뿔났다

 

그동안 굴종의 삶을 살아야 했던 기간제교사들은 2017년부터 자신들의 차별적인 삶을 사회적으로 고발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기간제교사는 사실상 상시지속적인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되었다. 법률상으로 기간제교원의 경우 정규직 임용에 어떠한 우선순위도 적용되지 않는다.”는 조항 때문이다. 즉 임용시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간제교원은 임용시험을 거치지 않고는 정규직 교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항은 두 가지 측면에서 잘못된 조항임을 알 수 있다. 우선 사립학교의 경우 각 학교의 절차에 의해 정규직교원을 선발하므로 사립학교 정규직교원은 모두 임용시험과 무관하다. 사립학교 기간제교원도 학교 자체의 공정한 선발과정으로 채용된 것이다. 물론 일부는 낙하산 채용일 수 있지만, 이는 사립학교 정규직 교원 채용에서는 종종 있는 일일 뿐만 아니라 사립학교 대다수 교원채용은 공개채용이며 이를 공정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다. 더욱이 중등 사립학교의 경우 기간제교원의 비율이 최소 20%에서 최대 50%를 육박한다. 이는 정규직 자리에 비정규직 교원을 채워 넣고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사립학교의 경우는 애초에 정규직 교원 채용과 기간제 교원 채용방식이 다른 것이 아니므로 기간제교원 중 휴직 대체직을 제외하고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되어도 문제가 없다고 보여진다. 중등 공립학교의 경우는 기간제교원중 93%가 휴직 및 결원 대체 기간제 교사이며, 이중 대다수가 공립학교 기간제교사이다. 따라서 공립학교의 경우 당장의 일괄적인 정규직 전환은 어려울 것이다. 임용시험을 개혁하기 전까지라도 기존 기간제교원의 고용안정을 꾀할 수 있는 정책 도입이 당장 시급하다.

또한 필기시험만이 공정한경쟁이라는 왜곡된 논리도 문제이다. 공기업은 상대적으로 사기업보다 많은 복지 혜택과 고용안정이 보장되기 때문에 취업 준비생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공기업에 취업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보니 공무원 시험은 평균 1001이 넘고 중등임용시험도 평균 201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들 중 일부를 선발하는 과정은 늘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필기시험만이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져야 한다. 급격한 산업화와 현대화로 공공부문에서 인력을 선발하는 과정으로 필기시험이 보편적으로 사용되었지만, 필기시험만이 능력을 평가할 수는 없다. 또한 과거에는 지금과 같은 살인적인 경쟁률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실하면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고, 이러한 시험이 성실성을 검증할 수는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살인적인 경쟁률은 시험자체도 다수를 떨어뜨려야 하는 시험으로 변질되기 때문에 능력을 검증하는 수단이 되기 어렵고, 다수는 계속 시험에 떨어지기 때문에 시험에 최적화된 괴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다른 기제가 부족하여 사람들은 시험만이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라고 생각하게 된다. 현장에서 검증된 기간제교사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는 타당하다. 다만 어떠한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합의가 필요하다.

 

 

기간제교사들의 고용안정 및 정규직화는 전교조가 해결해야 할 문제

 

전교조는 기간제교사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정 및 정규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1858일자로 전교조기간제교사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보다 먼저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도 만들어졌다. 노동운동사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다. 기간제교사가 5만이나 양성될 때까지 기간제교사들의 권리를 제대로 주장할 수 있는 조직이 부족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직이 두 개나 생겼다.

기간제교사들이 독지적인 노동조합을 만드는 일도 의미 있겠지만, 기간제교사들의 문제는 전교조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전교조가 기간제교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기간제교사의 처우개선은 교원내 차별과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간제교사라고 해서 정규직교원과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처우가 다르면 기간제교사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주고 문제의 책임이 정부에 있음에도 교원끼리 갈등을 하게 만든다. 전교조의 정신은 교원만의 연대에 그치지 않고 학교 교직원간의 연대, 더 나아가서 사회적 연대를 지향한다. 사회적 연대로 나아가기 위해 우선 가까이의 비정규직교원의 손을 먼저 잡아줘야 한다.

둘째, 기간제교사들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기 위해 교원양성과정의 개혁이 필요하다. 2018년 현재 사범대학 입학정원은 9,651, 비사범계 입학정원은 18,853(일반교직과정 5,662, 교육대학원 13,191)으로 비사범계 교직이수자는 사범대학 교직이수자의 2배에 달한다. 이중 해마다 약 4천명정도만 공립중등교원으로 모집하고 있으므로 대다수는 교사자격증이 있음에도 현장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비사범계 교직이수자들이 사범계 교직이수자들보다 2배 많은 현실은 사범대학의 유명무실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전교조는 해법을 내와야 한다.

셋째, 교원양성과정의 개혁과 함께 임용과정의 개혁도 필요하다. ‘필기시험만이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 최근 공기업이나 금융권에서도 노동력을 선발할 때 NCS(국가직무능력표준)시험을 많이 활용하는데, 이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취업 사교육비를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실제 이 시험이 업무능력과 관계없다는 연구결과들도 많다. 한국 사회는 공기업에서 경력직 채용이 거의 없지만, 사기업에서는 경력직 채용을 종종한다. 임용시험에서도 기간제교사들을 대상으로 경력직 채용을 도입해야 한다. 좋은 교사를 선발하려면 실제 학교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여 선발해야 한다.

넷째, 기간제교사들도 교원이고 참교육 운동의 주체이다. 전교조가 다른 교원단체와 다른 것은 태생부터 참교육을 지향하고 한국사회의 교육개혁의 선구자이기 때문이다. 참교육 운동에 기간제교원이 동참할 수 있도록 전교조가 나서야 한다.

 

 

 

넘어야할 과제들...

 

전교조가 기간제교사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면 기간제교사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조합에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간제교사들의 조합가입은 조합활동으로 재임용이 안 될수도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아직도 임용권자가 면접에서 기간제교사들을 임용할 때 전교조에 대한 활동 여부를 물어본다. 어떤 경우는 임용권자가 자기 마음대로 계약직 운영지침을 적용하려다 이의제기를 한 기간제교원의 재임용을 탈락시킨 사례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간제교사들에게 전교조 조합원이 되어 달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전교조 조합원이라면 기간제교사를 끊임없이 조합가입을 권유해야 한다. 기간제교사 문제는 전교조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며 그러기 위한 충분조건으로 기간제교사가 조합에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간제특위 활동에서 얻은 교훈은 전교조 조합원들이 가입을 권유하면 언젠가는 조합원이 된다는 사실이다. 현재 특위에서 가입을 권유하여 가입한 기간제교사들의 상당수는 조합원들이 설득하여 가입하게 되었다.

또한 전교조기간제교사특위에 정규직 교사들이 많이 참여하여 같이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간제교사들은 신분의 불안정으로 정규직 조합원들만큼 활동하기 어렵다. 기간제교사들의 운동에 정규직 교사들의 결합은 필수적이다.

 

 

 

기간제교사들이 웃는 정책이 진정한 교육개혁이다.

 

전교조는 그동안 한국교육을 책임져 왔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맞서 전면적인 인간발달을 추구하는 교육개혁을 주장해왔다. 전면적인 인간발달을 위한 교육개혁은 교육과정이 바뀌어야 하는 일이고 교육과정을 책임지는 사람이 현장교사이다. 기간제교사들이 책임지는 업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정규직교사의 복지가 확대될수록 기간제교사들이 책임져야 할 일들이 늘어난다. 비록 현장에서 기간제교사의 숫자는 얼마 되지 않지만, 기간제교사도 교사이고 교육개혁의 주체이다. 전교조는 기간제교사까지 포함된 교원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교육개혁이 가능하다.

또한 기간제교사라도 엄연한 직업이다. 이번 선거시기에 기간제교원에 대한 정책은 불충분했다. 그렇다고 기존 중집의 입장이 당장에 바꾸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현재처럼 기간제교사 특위를 중심으로 현장 조합원들에게 기간제교사의 차별해소와 고용안정에 대한 동의를 얻어내고 기간제교사가 웃을 수 있는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한다.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운동이 그렇듯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차별을 해소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들의 연대를 통한 사회개혁이다. 기간제교사 운동의 목표도 그렇다. 과정에서 정규직 교사와의 차별를 해소해야 하지만, 기간제교사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전교조라는 울타리에서 교원이 단결하여 교육개혁을 이루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기간제교사들의 차별해소와 고용안정이 절실하다. 2019년에는 기간제교사들도 마음놓고 아이들과 웃으며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교육개혁을 꿈꿔본다. 기간제교사들의 고용안정 및 정규직화는 한국사회의 교육개혁의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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