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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연구소정세분석팀

 

1. 정치/사회 정세

 

*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교류가 재개되면서 동북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되면서 핵 관련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평화국면 도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평화국면의 도래는 기존 정세의 중대한 조건이 변화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북한이 대화에 나선 것은 강화된 ‘핵 협상력’을 바탕으로 평화국면을 형성하고 개방정책을 통해 본격적인 경제성장을 추진하고자 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낙관을 하기에는 이르다. 미국이 북미회담을 수용했지만 트럼프가 바로 협상 라인을 강경파들로로 전격 교체하면서 협상의 성공 가능성에 불안감을 드리우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김정은은 중국을 전격 방문함으로써 중국을 끌어들여 다자간 협상 라인을 구축하면서 미국의 일방적 의도 관철에 대한 방어막을 형성하려 하고 있다.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과 불안이 교차한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정부가 성과를 내려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지금까지 미국은 평화보다는 압박과 긴장을 선호해 왔기 때문이며 북한이 일방적 굴욕을 감수하는 협상을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한은 물론이고 북한과 중국도 평화 국면 도래를 원하는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에게는 협상을 통해 제재에서 벗어나고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국가 안정화 및 성장 추진의 기본 조건이 되며 중국 역시 둥북아 정세가 긴장에서 벗어나 안정화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적어도 장기적으로는 긴장 완화의 흐름으로 나아갈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해 볼 수도 있다. 물론 협상 결렬 및 ‘전쟁 위기 고조’ 등 급격한 긴장국면이 형성될 경우의 수도 없지 않다. 그러나 동북아 정세를 움직이는 다수의 국가가 원하는 방향은 그것이 아니다. 북미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다면 당연히 급격한 평화무드와 남북교류 국면으로 나아갈 것이고,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북한은 중국을 등에 업고 제제 완화를 도모하면서 동북아 정세의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 정세가 평화국면으로 나아갈 경우 이는 남한의 계급 정세 및 이데올로기적 지평, 민중의 심리적 조건에도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임이 분명하다.

 

* 지방선거/개헌 국면 도래

지방선거를 계기로 지난 3/26일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됨에 따라 선거국면과 함께 개헌 국면이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시작했다. 개헌 문제는 직접적으로 민주주의와 민중 권리와 관련된 사안이다. 발의된 대통령 개헌안은 ‘대통령 4년 1차 연임’, ‘대선 결선 투표제’, 권력구조 개편 문제 외에 ‘선거권 연령 18세 하한’, ‘권력 분산’ 과 ‘토지공개념’, ‘교사,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 등 민주주의와 권리에 대해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 동안 누적된 요구를 일정하게 반영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수구세력의 반발로 그대로 관철되지는 않을 것이다. 국회에서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 혼자서도 버티는 게 가능하다. 대통령 개헌안 발의의 실제적 의미는 국회 개헌안 발의를 정치적으로 강제하려는 것에 있다. 대통령 개헌안 발의로 본격적인 개헌 국면이 열린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앞으로 ‘국회 개헌안’을 둘러싸고 내용 및 시기 등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것이다.

대통령이 발의안이 그대로 지방선거에 붙여질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할 때 개헌 시기와 관련한 경우의 수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5월초까지 정당 간 합의를 거쳐 국회안이 만들어져 이번 지방선거에 국민투표로 붙여지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지방선거 시기를 넘기게 되는 경우이다. 현재로서는 지방선거와 같이 붙여질 가능성보다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9월 개헌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발의라는 정치적 압력 속에서 못한 합의를 9월까지 하는 것도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9~10월을 넘길 경우 개헌 시기는 심지어 차기 총선 이후 등 상당 기간 연기될 수도 있다.

개헌과 관련 우리에게는 권력 구조 문제보다는 민주주의와 민중 권리 함양의 문제가 중요하다. 수구 세력은 권력 구조 문제 외에도 교사, 공무원 노동기본권 등 민주주의와 민중 권리 진전에 대해 역시나 태클을 걸고 있다. 우리에게 내용적 후퇴를 감수하면서까지 당장의 국회 합의에 목매달 이유는 없다. 최소한 대통령 발의안의 진전된 내용은 지켜내고 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와 민중 권리가 담겨지도록 해야 한다.

개헌 국면의 도래 속에 대중적인 개헌 투쟁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개헌 투쟁은 주로 상층 단위에서 정부와 국회에 의견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한편으로는 수구 세력의 퇴행적 저항을 제압하고 더 나은 개헌안 쟁취를 위해, 한편으로는 정치의식, 권리의식을 대규모로 함양하기 위해 대중의 목소리를 힘 있게 내는 사업이 필요하다.

지방선거는 수구 세력 심판 의지, 평화 국면에 대한 열망이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지는데, 개헌 이슈까지 결합할 경우 그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 단계 자유주의 헤게모니를 확인하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민중 권리 의식의 확산 등을 통해 진보진영의 정치적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지지부진한 노동/사회 개혁

노동, 사회 분야에서 문재인정부는 매우 제한적인 개량 정책을 완만하게 진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비정규직 해소’는 구호 수준의 ‘퍼포먼스’로 진행하고 있으며,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노동시간을 주52시간으로 단축했지만 휴일근무 중복할증 폐지, 노동시간 특례업종 5개 존치로 개악하면서 자본친화적 태도를 드러냈다. 특히 교육분야는 부분적 개량조차 미진한 상황이며 교육철학 및 정책 방향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자본 재생산 안정화에 초점에 두면서 구조적 개혁은 외면하는 문재인정부의 자유주의적 성격과 한계에 기인한다.

한편 주목할 만한 현상의 하나가 미투운동의 확산이다. 미투 운동이 검찰, 연극‧영화계, 정치권, 교육계 등 전 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확산의 흐름은 계속될 것이며, 지방선거에도 핵심적인 정책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성폭력 근절 대책과 2차 가해 예방을 위한 법적, 제도 개선 요구가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투운동은 비정치적 영역에서 새로운 지형변화가 일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투운동과 그 여파는 단지 개개인의 일탈과 폭력적 관계 차원이 아니라 사회 곳곳에 구조화되어 있는 위계구조와 억압적 문화를 뒤흔드는 사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민주주의와 권리의식 확산의 한 측면이자 계기이기도 하다. 미투운동의 여파로 10대 청소년들이 성평등의 실현 주체로 등장하고 있으며 페미니즘이 참교육 운동의 중요한 가치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2. 현 단계 교육정세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정세는 요동치지만...답답한 교육개혁

의미 있는 교육개혁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사실상 실종 상태다. 2017년의 전교조 정상화 무기 연기, 수능개편안 논란 소동에 이어 올해도 교장공모제 후퇴, 성과급 시행 유지 등 ‘실망 듬뿍’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곧이어 발표될 수능개편안도 별반 기대할 것이 없어 보인다.

지방선거 이후는 좀 나아질까? 그러나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볼 때 법외노조 문제와 같이 해결이 불가피한 명백한 사안 외에는 문재인정부 스스로 의미 있는 교육개혁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이마저도 공무원노조에 대해 규약 변경과 해고자 보직 박탈을 강요한 것에서 보이듯 법적 지위 정상화 문제도 마냥 순탄치는 않을 듯하다. 결국 대중투쟁을 통해 진정한 교육개혁을 강제해 나갈 수밖에 없다.

 

지지부진한 교육개혁, 불투명한 교육정세의 핵심에는 이중적이고, 동요하는 문재인정부의 성격과 정책노선이 있다. 교육개혁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방향이 부재한 것이다. 또한 그런 이중성과 동요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 세력이 한국사회에서 유례없는 헤게모니를 행사하고 있는 현 단계 중기적 정세의 특성이 있다. 자유주의 세력의 헤게모니는 퇴행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수구세력과 존재감 자체가 미미한 진보진영의 한계를 조건으로 한다.

* 한국 사회의 자유주의적 재편

촛불 이후 한국사회는 자유주의적 질서 재편이 전개되고 있다. 자유주의 세력은 대선을 통해 권력을 잡았으며 수구세력 집권기의 ‘퇴행적 적폐’ 청산 작업과 남북 긴장 완화 노력을 중심으로 자신들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려 하고 있다.

이 와중에 민중이 바라는 진정한 사회개혁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크게 후퇴하거나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당연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유주의 세력에게 진정한 사회개혁은 어차피 자신들의 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의 주 관심은 민주주의의 제한적 확대를 통한 자유주의 세력의 정치적 헤게모니 강화와 노동유연화의 일부 완화, 남북 긴장 완화를 통한 자본 재생산의 새로운 안정화에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광범한 지지와 기대가 존재한다. 문재인정부는 여전히 70% 가까운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민주당도 50% 정도의 지지율을 지속하고 있다. 사회 분야와 민중의 삶을 개선하는 실제적 개혁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폭넓은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현 단계에서 광범하게 형성된 많은 사람들의 자유주의적 정치 지향에 토대를 두기 때문이다.

첫째, 수구세력의 퇴행적 적폐 청산 작업에 대한 정치적 카타르시스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절차적 민주주의 확립을 여전히 주요한 정치적 과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 문빠 현상 등에서 볼 수 있듯 자유주의 헤게모니.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정부와 자유주의 세력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동일시하고 있다.

셋째, 수구세력의 국회 권력이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주전선을 수구 대 민주주의 구도로 바라보면서 자유주의 정부를 응원한다.

그런 점에서 제대로 된 개혁 부재 속에서도 자유주의 헤게모니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선 수구세력의 국회권력 보유라는 핑계거리가 있다. 개혁 부진의 탓을 수구세력에 돌릴 수 있으며 이 핑계는 앞으로 2년은 더 먹힐 수 있다. 또한 매우 완만하고 부분적인 진전이라도 수구세력과 대비되어 개혁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근 핵협상 국면 도래하는 동북아 정세도 자유주의 세력에 호조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촛불 이후 현 단계 계급정세가 자유주의 세력의 상승기라는 점이다. 자유주의적 정치 지향을 지닌 광범한 층이 형성되었으며 이들은 문재인정부에 대한 정치적 동일시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다.

 

* 자발적 교육개혁은 난망

반면 현정부의 자발적 교육개혁 전망은 난망하다. 이미 문재인 정부의 노동 및 교육개혁 의지가 박약하다는 사실은 드러났다. 문재인정부는 입시경쟁을 철폐하려 하기보다 경쟁에 익숙한 학부모 요구와 타협하고 있다. 이는 단지 개혁을 완만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교육철학 부재가 원인이다. 그 점에서 대입개편 등 조만간의 중요 사안은 물론이고 시간이 지나면 본격적인 교육개혁이 전개될 것이란 기대 역시 무망해 보인다. 문재인정부가 방향을 제대로 잡아도 수구세력의 저항으로 만만치 않은데, 개혁의지와 방향마저 부재하니 제대로 된 개혁은 사실상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오직 우리의 투쟁과 의지로 개척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중성을 지닌 자유주의 정치세력은 힘 있는 대중 투쟁과 우위의 담론을 쉽게 거부하지 못하는 속성을 지닌다. 우리가 힘 있게 싸우고 압도적인 담론 투쟁을 전개한다면 실제적인 교육개혁을 강제해 나갈 수 있다.

 

* 이 시기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 정책 방향을 분명히 서있지 않은 진정한 교육개혁을 단기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쉽지 않다. 2~3년을 바라보는 중기적 관점에 서야 한다. 거시적으로 개혁의 수준과 폭을 강제하는 투쟁과 사업이 필요하다. 교육 개헌, 대학평준화 이슈 등을 지속적 부각해 나가면서 교육개혁의 기본 방향을 점차적으로 강제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대중투쟁 동력 형성 및 부각이 중요하다. 힘 있는 대중투쟁의 가시적 전개는 이후 협상력 및 발언권의 토대가 된다. 성과급/교원평가 투쟁. 교장공모제 대응 투쟁이 단기적인 집중투쟁 사안이며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기간제교사 운동을 주요하게 활성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는 투쟁은 자유주의의 헤게모니를 넘어서서 진보적, 민중적 헤게모니 형성을 위한 관점에 서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민중적 관점에 입각한 선진적 문제제기와 대중적 담론 확산, 현안 투쟁과 구조적 변혁을 위한 사업을 함께 해 나가는 다차원적 대응이 필요하다. 당장의 상황에만 몰입하는 것은 민중적, 변혁적 헤게모니의 토대를 확대할 수 없으며, 근본적 지향과 구조 변혁만을 내세우는 것은 소수화, 고립화되기 쉽다.

 

 

3. 당면투쟁의 고리 : 성과급/교원평가, 교장공모제 대응투쟁

현 상황에서 가장 우선적인 것은 우선 전교조의 대중적 힘과 역동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이 당면 과제에 대한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고 또한 중장기적 교육개혁 방향에 대한 규정력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교육현장은 오랜 적폐에 대한 변화 열망과 노동강도 강화에 따른 불만이 크게 강화된 상태이다. 이러한 바닥의 정서를 일깨우고 대중적 열망을 조직하는 투쟁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 대중적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성과급/교원평가 그리고 교장공모제 대응투쟁으로 설정된다. 이 의제들은 현장교사의 광범한 이해, 요구에 기반해 있고 현 상황에서 일정한 획득 가능성을 지닌 사안들이다. 이 투쟁들을 통해 전교조의 대중적 힘과 역동성을 형성하고 이러한 힘과 흐름을 교육개혁에 대한 개입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연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성과급/교원평가 상황 및 대응 방향

촛불과 2017년 투쟁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차등지급률만 소폭 축소하면서 2018년 교원성과급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교원평가의 경우도 폐지가 아니라 6월말~7월초 개선 방안 발표 예정이다. 이 두 사안은 대표적 교육적폐로 대다수 교사대중의 절대적인 폐지 의사가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광범한 대중투쟁이 가능한 사안이다.

성과급/교원평가 폐지 투쟁은 당면 시기 획득 투쟁으로 설정된다. 2017년 총력투쟁의 연장선상에서 성과급 폐지에 대한 교사들의 강력한 결의를 가시화하고 폐지를 위하여 대중 투쟁의 수위를 높여 나가야 한다. 높은 수준의 강력한 투쟁을 전개함으로써 성과급/교원평가 실제적으로 폐지될 수 있도록 강제하고 대중적 승리를 안아 와야 한다.

 

○ 교장공모제 상황 및 대응 방향

교육부는 원래 내부형교장공모제 15% 제한 규정을 폐지하기로 하였으나 대다수 찬성여론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과 교총 등 수구, 기득권 세력의 반발에 밀려 지난 3/13일 폐지 대신 비율을 50%로 변경하는 후퇴안을 발표하였다. 이 사건은 현 정부가 교육개혁에 관한 한 소위 ‘여론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님을 보여준다. 특권학교 폐지 후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여론의 우위에 있는 것도 쉽게 물러서는데 이는 정권 내부에 교유기득권 세력이 직접 잔존하면서 개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교장 자격증 제도는 교육계의 대표적인 위계 구조의 전형이자 상징이다. 미투운동의 한 측면이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뿌리 깊은 위계 구조를 뒤흔드는 것인 것처럼 교장 자격증 제도를 개혁하는 것은 교육계에서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위계 구조에 대한 대중적 불만과 분노를 표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교장 공모제 후퇴 사건을 오히려 공세적인 투쟁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당면 시기 ‘교장자격증제도 폐지’를 공론화하고 ‘교장선출보직제 쟁취’로 나아가는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교장자격증제 폐지 교사서명운동을 대중적으로 전개하고 교장선출보직제로의 전환에 대해 교육감후보 공약화 사업을 추진한다.

 

 

4. 중장기 전망 개척의 고리 : 대입제도 및 대학 개혁, 교육 개헌 이슈

대학서열구조 및 입시제도 개편 문제는 교육개혁 방향을 규정짓는 구조적이고 중장기적인 사안이고, 개헌 문제는 한국사회 전체의 민주주의, 민중적 권리와 연관되면서 특히, 교사의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을 헌법적 차원에서 규정짓는 중대한 사인이다. 두 사안 모두 당장의 역동적인 대중투쟁은 쉽지 않지만 구조적, 중장기적으로 전교조운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따라서 가능한 최대한 이슈화하고 내용적 개입을 위한 사업과 투쟁 전개가 필요하다.

 

○ 대입개편안/대학개혁안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방안(시안)을 3월 중으로 마련하고, 국가교육회의 주도의 숙의과정을 거쳐 8월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국가교육회의는 ‘대입제도특위’를 구성해, 교육부 시안을 중심으로 숙의과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학개혁과 관련해서는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국공립대네트워크방안이 포함된 국립대발전방안과 공영형사립대학에 대한 정책을 3월까지 제출할 것이라며 언론인터뷰를 통해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행보를 볼 때 기대를 저버리는 보수적 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입개편안의 경우 어떤 형태로 나오든 이후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것임에 분명하다. 현재로서는 실망스런 수준의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어차피 당장에 근본적인 교육개혁이 기대하기 어렵다고 할 때, 낙담할 일이 아니라 이 문제도 오히려 근본적 개혁 논의를 부상하고 확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개헌

개헌 국면에서 ‘교육개헌’을 대중적으로 이슈화해 나가야 한다. 우선 교사의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은 일정한 진전이 있다고 보여진다. 대통령 발의안에 교사,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 보장이 포함된 것이다. 정치기본권과 관련하여 기존 헌법의 ‘정치적 중립성을 법률로 보장한다’는 부분을 발의안에서는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로 함으로써 직무 이외의 영역에서는 정치기본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하였으며, 노동기본권에 있어서도 현행 헌법에서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하여 원천적으로 인정하지 않던 것을 발의안에서는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하는 공우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로 함으로써 원천적으로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수구세력은 벌써부터 교사,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부여는 안된다고 딴지를 걸고 있다. 노동기본권, 정치기본권 보장을 확고히 할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가야 한다.

한편 교육개헌은 미진하다. 대통령 발의안도 교육기본권에 대해 그 동안 축적되어 온 논의와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못하다. 지금까지 교육개헌 논의는 주로 전교조 본부와 교육단체 들의 상층 대응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개헌 국면의 도래 속에서 보다 대중적인 ‘교육개헌 투쟁’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참고로 전교조와 사회적교육위원회 등에서 논의된 교육개헌안 예시안을 소개한다)

 

※교육기본권 개헌안(예시)

현행

대통령 발의안

교육개헌안(예시)

교육개헌안 취지

①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①모든 국민은 능력과 적성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지닌다.

“모든 사람은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31조의 능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아예 삭제하여 기회 균등만 남겨 놓는 것이 좋다.

②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

 

⑤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

②모든 국민은 보호하는 자년 또는 아동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로 정하는 교육을 받게할 의무를 지닌다.

 

⑤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

② 어린이,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국민은 자신의 자발성에 근거해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국민이 유아교육에서 고등교육까지 평생에 걸쳐 학습할 수 있도록 적정한 교육여건을 조성하고,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현행 ②⑤항 통합)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고등학교를 넘어 고등직업교육을 포함한 고등교육 전반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 고등교육을 통해 개인이 사적으로 누리는 이익(사적 편익율)도 크지만 공적 편익율은 더 중요하다. 고등교육은 다양한 종류와 막대한 규모의 외부효과 즉 건강개선, 빈곤의 감소, 소득 배분의 개선, 범죄 감소, 신기술의 신속한 적용, 민주주의의 확장, 사회적 자유의 보장을 만들어낸다.

③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③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지며, 의무교육에 필요한 교육비와 경비는 국가에서 부담한다

공교육의 무상원칙은 공교육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원칙이다.

④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④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장된다.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대학의 자율성은 보장되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육을 특정한 정치적, 종교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없다.

교원과 학생은 시민으로서의 정치적 권리와 학교운영에 대한 참여권은 보장된다.

-헌법 제31조의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헌법상 보장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 현행 헌법처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하는 경우, 법률이 없으면 보장되지 않게 되고, 설령 법률이 있는 경우에도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이 헌법에 반하는 형태로 법률이 제정·개정되는 경우도 많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은 교사가 국가와 지방정부로부터 정파적 입장을 강요받지 아니하도록 하는 취지에서 제정되었으며, 교사는 직무이외의 시간에 정치적 기본권을 보장받으며, 학생도 기본적 인권이 보장된다.

⑥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⑥ 학교교육 및 평생교육을 포함한 교육제도와 그 운영, 교육재정 및 교원의 지위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존속

교육제도 법률주의로서 정부차원의 시행령으로 좌우되지 않도록 명문화 하여야 한다.

 

 

5. 주체 동력 확대의 또 하나의 고리 : 기간제교사 정규직화 운동

기간제교사 정규직화 문제가 의제화된 이후 전교조 조합원인 기간제 교사들이 ‘전교조 기간제교사모임’을 구성하여 활동하기 시작했다. 기간제교사 운동은 지금까지 전교조운동의 주요 영역이 아니었다. 그러나 앞으로 전교조운동이 주요한 영역의 하나로 설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보여진다. 기간제교사는 본래부터 전교조 조합원 자격이 있는 조직 내 주체였지만 지금까지 현실적으로 존재 조건의 차이가 적지 않고 조합원 가입이 미미하여 전교조 내부 주체, 사업 영역으로 설정되지 못해왔다. 간혹 일이 있어도 내부 주체라기 보다는 지원·연대의 대상으로 설정되어 온 경향이 컸다. 그 동안의 기간제교사 정규직화 문제와 관련된 논란도 이러한 경향 속에서 진행된 측면이 크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기간제교사는 전교조 조합원 자격을 지닌 조직 대상이자 엄연한 주체일 뿐 아니라 전교조가 중심이 되어 기간제교사를 조직하고, 기간제교사의 주체적인 논의와 투쟁을 모아 나갈 때 이 문제의 올바른 해결 또한 가능하며 전교조운동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간제교사운동을 전교조의 일주체이자 사업영역으로 설정할 때, 전교조운동은 현 단계에서 주체 동력의 한 고리를 확보하는 것이며 조직 확대의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기간제교사의 전교조 가입이 미미한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고용불안’ 문제 자체이다. 단위학교에서 기간제교사를 채용할 때 전교조 가입 여부를 물어보는 경우도 허다하며, 생사여탈권이 학교와 재단의 관료에 달려있는 상황에서 전교조에 가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전교조가 중심이 되어 기간제교사의 고용안정 및 정규직화를 위해 싸우고 나아가 고용안정 및 정규직화를 실현해 나간다면 5만에 가까운 기간제교사의 적지 않은 부분이 전교조와 결합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투쟁의 과정에서 이후 시도단위 교육청 차원의 직고용을 통한 고용안정이 현실화되어 간다면 대규모 조합원 가입도 가능하다. 기간제교사운동을 새롭게 활성화하는 것은 주체의 절실한 이해, 요구를 실현해 나가는 대중운동의 기본 과제이자 동안의 교육노동유연화 정책의 폐해와 관행을 개혁하는 것이며 전교조에 새로운 주체적 역동을 형성하는 길이기도 하다. 문제가 의제화되고 당사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지금 시기가 목적의식적으로 기간제교사운동 활성화를 도모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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