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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 67호 (2018.01.04. 발간)


[열공!]

함께 공부하는 것이 진리이다

 

류순심(진보교육연구소 회원)

 






진보교육연구소와 학교 현장과의 연결고리가 된 나


   학교에서 동학년 교사들의 비고츠키에 대한 관심과 공부의 필요성이 얘기되고 있을 즈음, 진보교육연구소의 진보학교 2기의 시작을 알리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

   - 맑스주의 심리학자 비고츠키의 교육이론과 교육철학 학습, 실천적 주제에 대한 철학적 이론적 논의 - 라는 타이틀과 함께 선착순 10명이라는 내용에 잽싸게 희망의 의사를 전달했다.

   비고츠키의 교육철학을 이해하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 그 실천적 주제에 대한 논의라니? 가능할까? 여러 의문들을 뒤로하고 연구소의 첫 모임 날, 물론 동학년 교사들의 지지에 힘입어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과 함께 비고츠키를 만나러 가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기대되었다.

   진보학교 2기의 구성원은 나와 같은 초등 교사들이 주를 이루었고 학습에 대한 열의도 대단하여 학교 동학년 교사들에게서 제기 되었던 의문들이 서로 공유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늘 알고 지내온 듯한 친숙한 느낌은 학습을 위한 관계 맺기에 최적의 조건이었다.

   연구소의 진보학교 학습과 함께 학교에서의 동학년 교사들의 학습도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비고츠키의 교육 철학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현재 우리 교육을 다시 자세히 살펴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교사와 학생의 협력? 교사의 모범? 고등정신기능? 발달교육? 근접발달영역의 창출? 이러한 말들이 지금의 우리가 하는 교육활동과 왜 동떨어져 있는가? 지금의 모습이 어떠하기에 새로운 지향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인가? <관계의 교육학 비고츠키>를 읽으면서 함께 다른 자료들을 찾기 시작하였다. 역시 연구소의 지나간 회보에서 먼저 고민하고 친절하게 설명해 놓은 글들을 찾을 수 있었다. 구성주의 교육학과 신자유주의, 핵심역량과 발달교육, 비고츠키 이론의 교육학적 의의와 과제 등등의 글을 읽으며 비고츠키 이론이 구성주의가 아니었구나! 우리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의 협력이 사라지고 있었구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교사들의 현재 모습이 어디에서 기인했으며 앞으로 무엇을 고민해야하는가 그리고 비고츠키 교육 철학 속에서 우리의 실천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찾고자 다시 비고츠키를 꾸준히 만나고 있다.

 

비고츠키 교육학의 오브체니와 아하 경험이 우리에게도


   우리 학교는 해마다 학년별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운영하며 공동수업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교사들인 우리는 학생들이 수학 곱셈구구를 어떻게 익히는 게 좋을까를 공동수업개발 주제로 정하고 고민을 하고 있었다.

   때마침 관계의 교육학 비고츠키를 공부하고 있었기에 비고츠키 교육학의 발달 시기 구분 중 특히 유아기와 학령기의 발달 특성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는 발달 시기별 선도 기능과 선도 활동에 대한 이해와 함께 학령기 학생들은 학교의 학습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지각, 주의에 대한 의식적 파악과 의지적 숙달 기능을 획득한다는 사실에 큰 공감을 일으키며 학교의 학습 상황에서 자발적 주의 집중과 도덕적 자기규제를 할 수 있도록!”에 주안점을 두고 수학 곱셈구구 익히기에 대한 공동수업개발을 시작하였다. 우리의 고민과 결과를 담은 공동수업개발 보고서의 일부를 공유하고자 한다.

 



[공동수업개발 보고서 중 일부 소개]


01. 수업 의도


<문제의식>

   학교 교육 활동에는 아이들이 배운 걸 익히고 다지는 시간이 없거나 부족하다. 그저 이런 학습 활동을 한 번 해 보았다는 것으로 만족하고 또 다른 새로운 학습 내용을 만나서 맛보고 시도해본 후 시간이 지나면 학생들이 스스로 알게 되리라는 기대로 교육 활동이 마무리되곤 한다. 학생들도 한 번 들어보고 생각해 본 것으로 학습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특히 수학과의 연산 활동 중 하나인 곱셈구구를 처음 접하는 2학년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곱셈구구를 충분히 익힐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수학 교과서에 제시된 그림속의 상황에서 학생들은 곱셈구구를 접하게 되고 그 상황에 상응하는 구체물 조작 몇 번으로 곱셈구구의 원리를 알게 된다. 그것으로 곱셈구구 단원은 마무리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놀이 활동이 제시되어 있긴 하지만 곱셈구구를 익히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의 공동수업개발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방향성>

   2학년 학생들의 발달 단계를 알기 위해서 비고츠키의 발달 교육과 문화역사이론을 참고하고 그 발달 단계에 적합한 학습 활동을 논의해 보았다.

   비고츠키에 의하면 2학년 학생들은 유아기 놀이를 통해 이미 터득된 자기규제 능력과 그것을 토대로 자발적 주의집중 능력과 의식적 기억 능력이 형성되어 발달을 이끄는 시기이다.

   그러나 현재 2학년 학생들은 자기규제 능력이 많이 미숙한 상태이다. 자기규제 능력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우리 2학년 학생들에게는 학습 활동이 놀이와 연계될 필요성이 주어진다. 어린이들의 놀이, 특히 규칙을 기반으로 한 놀이가 어린이 발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는 학령기 학습을 위한 매우 중요한 토대가 된다. 자기 규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지연 능력(어떤 행동을 참았다가 나중에 하는 능력)과 자발적 주의집중이 생기지 않아서 학교의 학습과정에서 곤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2학년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알맞은 곱셈구구 숙달은 즐거운 놀이 활동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자발적 주의집중과 의식적 기억 활동이 즐거움 속에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곱셈구구 놀이 활동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우리의 공동수업개발은 이러한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계획(구상)>

   위에서 논의한 바를 바탕으로 실현될 곱셈놀이 수업의 장면을 구상해보았다.

   교사와 학생의 체계적 협력학습으로 학생들은 곱셈구구의 원리를 학습하게 된다. 다음으로 학생들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협력학습을 통해 곱셈구구를 숙달하는 활동이 이루어진다. 곱셈구구 놀이를 통하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주의집중하며 구구단을 재미있게 충분히 익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의식적으로 기억하는 활동의 모습이 교실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곱셈구구의 구성원리가 동수누가의 다른 표현임을 깨닫는 아하의 순간에 맞닥뜨린 학생들을 보며 뿌듯해하는우리 2학년 교사들 자신의 모습도 함께 발견된다.

   우리의 공동수업은 위와 같은 의도로 진행되었다. 더불어 곱셈구구 놀이수학을 통해 학생들의 자발적 주의집중 능력과 의식적 기억 능력이 향상되어 고등정신기능의 온전한 발달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02. 곱셈구구 놀이

 

<기본>

게임명

(적용 단)

놀이 방법

사진

 

 

 

구구단

홀짝

 

(2)

- 준비물 : 단추 (2명당 20) - 인원 : 2

- 단추 20개 중 일부를 보이지 않게 한 손에 쥠

상대방 주먹 안에 들어 있는 단추 개수의 홀짝 맞추기

- 2, 4, 6, 8, 10으로 묶어 세며 확인

[사진 생략] 

 

 

 

구구단 

손가락

 

(2~5)

  - 인원 : 4~5

  -가위(2), 포크(3), 야옹(4), 만두(5)중 하나를 정함

  - 양손은 얼굴 옆으로 들고 다함께 구호를 외치며 시작

  - 순서가 돌아온 친구는 곱셈식을 말하고, 그 말이 끝나면 모두 박자에 맞게 손가락을 내밈

  - 두 손 모두 내거나 한 손만 내거나 안낼 수 있음

  - 외치고 난 뒤 손을 바로 빼지 않음

  - 내민 손가락 개수를 계산해 보고 맞힌 친구는 1점을 얻음

[사진 생략] 

 

 

 

구구단

박수

 

(2~5)

   - 인원: 다수

   - 어느 단으로 할 것인지를 정함

   - 다함께 구호를 외치며 시작

   - 둥글게 순서대로 돌아가며 1부터 외치기

- 단의 곱에 해당하는 숫자가 나오면 말하지 않고 박수만 침

- 중간에 틀리면 틀린 사람부터 다시 시작

- 가능한 길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도전

[사진 생략] 

 

 

 

구구단

눈치

 

(6~9)

   - 인원 : 다수

   - 어느 단으로 할 것인지를 정함

   - 곱셈식을 한사람씩 차례대로 외치며 일어남

   - 동시에 말하거나 일어난 친구들은 모두 탈락

   - 탈락한 사람은 탈락자 자리로 가서 구경

   - 앞 친구가 틀린 부분부터 다시 시작

   - 곱하는 수가 9가 넘어가면 이어서 다시 1로 돌아가 반복

   - 가장 마지막까지 외치지 않으면 탈락

   - 끝까지 남는 사람이 승리

[사진 생략] 

 

 

 

구구단

빙고

(6~9)

- 준비물 : 구구단빙고 학습지 - 인원 : 2~4

- 9칸 빙고판에 정해진 단 곱셈구구의 답만 마음대로 적음

- 원하는 숫자를 부를 때는 곱셈식 전체를 말해야 함

- 가로, 세로, 대각선 중 3줄을 먼저 완성하면 빙고!

[사진 생략] 

 

 

 

구구단

주사위

(2~5)

   - 준비물: 말판, (단추), 주사위 - 인원 : 2~3

   - 어느 단으로 할 것인지를 정함

   - 10면 주사위를 1개를 던짐

  -정한 단에 주사위에서 나온 수를 곱한 만큼 내 말을 움직임

   - 0이 나온 경우는 앞으로 갈 수 없음

   - 100에 먼저 도착하면 이김

[사진 생략] 

 

 

 

구구단

장갑

(6~9)

- 준비물: 아동용 목장갑, 번호 스티커


<방법1>

   - 9단을 외울 때 순서대로 손가락을 한 개 접고 그 손가락을 기준으로 왼쪽 손가락은 십의 자리, 오른쪽 손가락은 일의 자리


  <방법2>

   - 곱하는 수끼리 손가락 맞대기

   - 십의 자리는 맞댄 손가락과 아래 남은 손가락 전체 개수

   - 일의 자리는 위에 남은 양쪽 손가락 개수를 곱하여 답을 구함

 [사진 생략]

 [사진 생략]

 

 

<심화> 

게임명

(적용 단)

놀이방법

비물

 

 

 

구구단

수백판

(0~9)

   - 인원 : 2~3

   - 10면 주사위 2개를 동시에 던져 곱하고 답을 말함

   - 수백판에서 그 숫자를 찾아 자기 색깔 말을 놓음

   - 곱이 0 나오면 말을 놓을 수 없으므로 내 말 1개를 컵에 버림

   - 상대방 말이 이미 놓여있는 숫자가 나오면 상대방 말을 빼서 컵에 버리고 그 자리에 내 말을 놓음

   - 이미 있는 말이 내 것인 경우 내 말 1개를 컵에 버림

   - 주어진 10개의 말을 다 놓을 때까지 번갈아서 놀이함

   - 마지막에 말이 차지하고 있는 칸 수를 세어서 더 많은 편이 이김

* 수백판, (1인당 10개씩 다른 색으로), 10면 주사위(2),

폼보드(깔판), 종이컵

 [사진 생략]

[사진 생략] 

 

 

 

구구단

그림 그리기

(1~9)

   <방법1>

   - 선생님이 낸 곱셈구구 문제를 듣고 답을 말한 뒤, 구구단표의 알맞은 자리에 점을 찍고 답을 적음

   - 선생님이 문제를 다 낸 후 점을 순서대로 이어서 그림을 그림

   - 그림을 보고 만들어진 모양이 무엇인지 쓰기

   

  <방법2>

   - 선생님이 낸 문제와 같은 값이 나오는 구구단을 모두 찾아 점을 찍고 답을 적음

   - 점을 원하는 대로 이어서 모양을 만들기

   - 다양한 색연필이나 사인펜을 이용하여 꾸밀 수 있음

   - 내가 그린 그림의 이름 쓰기

* 학습지, 색연필이나 사인펜

    [사진 생략] 

   [사진 생략] 

 

 

 

구구단

낙하산

(0~9)

   - 6개의 칸으로 구분된 판을 가지고 돌아가며 놀이함

   - 판에 붙은 스티커는 곱셈구구의 단을 나타냄

   - 10개를 한 손에 쥐고 판의 가운데 눈높이에서 동시에 떨어뜨림

   - 칸에 쓰인 단과 칸에 들어간 말의 수를 곱하여 점수 계산

   - 각 칸의 점수를 모두 더해서 전체 점수 계산

   - 점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이김

* , 수수깡말(10), 학습지, 필기도구

    [사진 생략]

[사진 생략] 

 

 

03. 수업 장면


[사진 생략]

 

 

04. 수업 되돌아보기



 

학생의 수업 되돌아보기

[사진 생략]

 [사진 생략]

 [사진 생략]

[사진 생략]

교사의 수업 되돌아보기

 

●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개발한 곱셈구구 놀이를 활용한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자기규제능력, 의식적 기억 능력, 자발적 집중능력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맹목적으로 외우는 것이 아닌, 놀이를 잘하고자 하는 필요에 의해 구구단을 외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평소 수학 학습능력이 부진한 학생도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이 한 명도 없이 모두가 적극적이었으며, 놀이를 하면서 서로 가르쳐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각 놀이의 놀이 설명 영상을 제작하여 보여주었더니 학생들이 빠르게 이해하며 놀이에 참여하였다. 그 동안의 곱셈구구 학습은 단순히 구구단을 외우는 것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이번 공동수업에서는 구구단을 활용한 문제해결 능력이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곱셈구구 놀이를 각 단을 몸으로 익히는 기본 단계와 종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요하는 심화 단계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쉽고 재미있는 기본단계 놀이를 통해 구구단을 익힌 학생들이 어렵고 복잡한 심화단계 놀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구구단을 상황에 맞게 활용하고 적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곱셈구구의 원리를 문득 깨닫게 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있는데, 곱셈구구 놀이를 통해 학생들이 이와 같은 아하경험의 기쁨을 느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연산활동을 어려워하거나 지루해했던 아이들이 이 수업을 통해 즐겁게 학습하는 모습을 보며 교사로서의 뿌듯함이 있었다. 중간놀이나 점심놀이 시간에도 우리가 개발한 놀잇감을 이용해서 수학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있어 더 뿌듯했다.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놀이 도구를 만들고 동영상 제작을 위한 놀이를 하며 교사 역시 즐거웠다.

● 유아기 때 충분한 놀이를 통해 자기 규제 능력과 지연 능력을 얻지 못한 학생들은 충동적이거나, 학습활동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모둠활동이나 친구관계에서도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참여를 하지 않는 등 함께 하기 어려워하는 모습들이 있었다. , 수학과목의 경우 개인차가 큰 과목이다 보니 모둠활동을 하다보면 잘하는 아이가 못하는 아이를 돕는다기보다 답을 알려주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놀이를 익히고 규칙을 지켜야 즐거운 게임이 되는 것을 계속해서 경험하다보니, 더 적극적으로 주의를 기울여 외우려고 하는 모습들이 발견되었다. 점점 더 충동적인 것을 참고 스스로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이해한 만큼 실천으로(의사개념으로라도 많이 표현하기)


   사실 책 한 권을 읽고 비고츠키의 교육학을 이해한다고 할 수 없고 우리가 한 공동수업이 의도에 맞게 진행된 건지는 확신할 수 없으나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이해하고 함께 고민한 만큼 실천으로 이어보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너무나 강했다.

   비고츠키 교육학에 대한 이해 수준이 의사개념정도라 해도 이 의사개념을 많이 표현하고 적용해보면서 비고츠키 교육학에 대한 학습을 계속한다면 결국 진개념으로 이어지리라 확신해 본다.

동학년 교사들의 비고츠키교육학에 대한 학습에의 의욕은 점점 더 불타오르고 있는데, 바쁜 학교 일정으로 마음과 달리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가 달라지고 학년이 바뀌어도 계속 공부를 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다음에는 성장과 분화를 읽고 토의하기로 했다. 이 또한 진보교육연구소의 진보학교와 함께 발맞추어 가리라 예상된다.

   - 맑스주의 심리학자 비고츠키의 교육이론과 교육철학 학습, 실천적 주제에 대한 철학적 이론적 논의 -라는 진보학교 2기의 타이틀에 고개를 갸우뚱했던 나는 이 힘든 일을 적은 수의 동학년 교사들로부터 시작하여 학교 전체로, 나아가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함께 공부하고 공동수업을 진행했던 교사들의 현재 소감을 옮겨 적으며 마무리하고자 한다.

  

○○교사

대학과 대학원에서 학습한 내용, 관련 도서들 대부분이 비고츠키를 사회문화적 구성주의자로 소개했다. 인지적 구성주의는 인지적 평형상태 복귀에 관심을 두고 의견 충돌이 있을 경우 이견을 조정하여 공유점에 도달하는 과정을 중시하며 자기주도적 학습을 강조하는 반면, 사회문화적 구성주의는 사회적 상호작용, 문화적 동화에 관심을 두고 자신의 의견, 견해에 대한 성찰을 중시하고 협동학습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비고츠키를 사회문화적 구성주의자로 보는 시각에 대해 당연스레 받아들였다. 다만, 구성주의가 우리나라에 몰아칠 때 낳은 폐해가 있으며 이에 대한 반성은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러다 비고츠키는 사회문화적 구성주의자가 아니라는 이견에서 무척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의 저서를 접하면서 비고츠키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었다. 이제 입문 과정에 살짝 발을 들인 정도라 아직은 무엇이라고 확실하게 정리하고 단언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동학년 선생님들과 비고츠키 저서를 함께 공부하면서 그의 이론이 곱셈구구 단원을 지도하는데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주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선, 학생들의 곱셈구구 알고리즘 익히기, 구구단 외우기를 지도할 때 생물학적 발달 노선과 문화적 발달 노선을 구분해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기초 학력과 관련하여 교육청에서 일괄적으로 미흡인 학생을 제로화할 것을 요구하는데 이는 학생들의 발달 노선을 무시한 행정적 조치라고 반박하는 토대도 된다.

둘째, 학생들이 곱셈구구를 익힐 때 놀이를 이용해서 지도할 경우 효과가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서 자기 규제 능력을 익히고 그 과정을 통해 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자발적 주의를 끌어내게 되고 이는 결국 개념적 사고로 연결된다는 것을 고등정신기능과 연계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놀이를 통해 곱셈구구를 지도하는 것은 필수적인 활동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이를 또한 자신 있게 지도할 수 있었다.

셋째, 연산과 같이 반복적인 익힘의 알고리즘의 과정이 매우 중요하며 지금의 2학년 학생들에게 이를 놀이를 통해 의식적 기억을 하도록 이끌어내는 과정이 매우 타당하며 발달단계에 적합한 활동임이 증명되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 비고츠키는 지도의 기준이 된 이론적 바탕이다. 그의 이론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동학년 선생님들과 함께 공부한다면 가능하리라 본다. 앞으로도 계속 진행했으면 한다. 왜냐하면 비고츠키는 내가 열의와 즐거움으로 학습에 임하는 학생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교사로서 살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교사

학부 때 교육심리학 강의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던 비고츠키의 이론을 떠올리면, 근접발달영역(ZPD), 비계 설정이라는 개념만 머리에 남아 있을 뿐, 그것들이 어떻게 교육 현장에 적용되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공동수업 개발과 비고츠키 교육학 공부를 통해 내가 비고츠키의 이론에 대한 많은 오해를 갖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비고츠키의 이론이 우리 학교 현장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고츠키는 학습자 개인이 해 나가는 과정이 아니라 타인과의 교류’, ‘사회적 관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의 교수-학습이 인간 발달의 과정에서 매우 소중한 활동인 만큼, 교사가 발달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 곱셈구구 놀이를 공동수업으로서 준비할 때는 단순히 곱셈구구를 아이들이 즐겁게 익히고 놀이하는 과정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수업 개발과 더불어 비고츠키 교육학을 공부하며 이러한 놀이가 아이들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자기규제 능력을 키워주는 과정으로써 기능함을 알게 되었다.

 

 2학년 교사들 모두가 좋아하게 된 비고츠키의 한마디도 함께 ~~~

 

우리가 우리 자신이 되는 것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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