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신 : 2007 사회운동포럼 교육운동 전략워크샵 기획단(문화연대, 전국학생행진, 진보교육연구소, 페다고지, 학생행동연대)
○ 수신 : 전국의 대학 주체
□ 취지
어려운 문을 뚫고 대학에 들어왔지만, 꿈과 낭만이 넘실대리라 믿었던 캠퍼스는 이제 더 이상 지성의 전당이 아닙니다. 부실한 교육환경, 숱한 부패와 비리, 폭등하는 등록금, 비민주적 학사운영 등 대학이 대학답지 못하고 오히려 불만과 분노의 대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또한 가중되는 청년실업난으로 입학하자마자 취업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며, 대중들은 끊임없는 교육비 지출과 경쟁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부끄럽게도 한국의 고등교육 지원과 투자는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형편없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립대학 비중, OECD 국가 평균에도 훨씬 못 미치는 국고지원 등 국가의 고등교육 책임방기가 오늘날과 같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만들어낸 근본 원인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렇게 심각한 문제의 원인을 외면한 채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대략 3년 전부터 구조조정이란 이름으로 국립대학을 마구 없애고, 기업과 긴밀하게 손을 잡아 학교운영을 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돈 한 푼이라도 더 받기 위해 정부가 강요하는 대로 비인기학과의 폐지 혹은 정원감축, 기업과 공동으로 교육과정운영, 학교기업으로 수익사업, 특성화란 이름으로 모집단위 바꾸기, 등록금 올리기 등의 강력한 구조조정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심각한 문제는 구조조정 정책은 단지 대학내부를 바꾸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주체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근본적으로 바꾼다는 것입니다. 경쟁이 대학 입학 단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입학 이후에도 지속되며, 대학에서 생산되는 지식도 비판적이고 공동체적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해관계만이 반영된 지극히 편향적인 지식이 생산되어 대중들을 훈육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고등 지식에 대한 대중들의 접근권을 제한하여 자유롭고 비판적인 사고를 가로막는 결과를, 즉 대중의 우민화를 낳게 될 것입니다.
허나 이에 대항하는 대학주체들의 움직임은 안타깝게도 너무나 미약합니다. 혹은 이를 용인하는 움직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구조조정 정책이 각 대학의 발전을 위한 것으로 포장되기 때문에(“우리 학교는 ○○○ 특성화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등), 쉽게 이를 반대하기가 녹록치 않습니다. 이에 따라 학생활동가들은 더욱 힘이 빠져 무력감을 느끼기 십상입니다. 더구나 문제는 각 학교별로 유사한 일들이 반복해서 벌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에 상황이 잘 공유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구조조정 저지 투쟁을 진행한 경험, 혹은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들을 전국적으로 함께 공유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를 갖고자 합니다. 꼭 참석하셔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 일시/장소
7월 13일(금) 오후 4시, 서울 동국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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