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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츠키와 청소년 발달
러시아 혁명기 심리학자 비고츠키(1896~1934)는 "문화역사적 인간발달이론"의 창시자로서 변증법적 유물론에 입각하여 인간발달의 일반 법칙을 규명하였으며 논리적 기억, 자발적 주의, 개념적 사고, 창조성, 자유의지, 심미적 정서 등 “고등정신기능”을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의 고유성을 보여주는 개념으로 확립하였다. 비고츠키는 어린이 발달을 주로 연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생애에 걸친
인간의식의 고양이 그의 중심과제였으며 청소년기의 발달에 관해 적지 않은 연구를 했다. 비고츠키에 따르면 과도적 시기의 청소년들은 ‘지적 혁명’을 겪는다.
한국사회에서 청소년은 과연 ‘발달’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교육현장에서, 그리고 가정에서기성세대들은 품는다. 실제로 청소년은 아동기에 비해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기조차 한다. 주의력과 기억력이 나빠진 것처럼 보이며 말을 너무나 안 들으며,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힘겹다고 느끼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 사회 부모들은 자녀가 사춘기, 10대 청소년기를 부디 별탈 없이 보내고 무사히 대학에 진학하기를 간절히바란다.
부모와 청소년 자신에게 있어서 이 시기는 인생에서 무사히 지나가야 할 위태로운 시기인 동시에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하는 중차대한 시기로 인식되고 있다. 대체로 이 시기에 대한 인식과 정서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위태롭기 그지없는 이 시기 동안 인간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 내적 과정을 들여다보는 일은 적어도 한국에서는 관심 밖의 일이다.
이 글에서는 비고츠키 선집5권에서 [청소년 교육학(Adolescent Pedagogy)]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4개의 글과 개념발달에 관한 연구인 [생각과 말]의 5장과 6장을 중심으로 청소년 시기의 내적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비고츠키는 여러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비교 실험적 연구를 통해 개념발달의 과정을 확립하였고 아울러 실제 학교 현장 관찰 연구를 통해 실제 과정을 규명하였다.
비고츠키가 후기 연구에서 특히 강조한 부분은 인간의 개념적 사고 발달이었다. 비고츠키는 개념적 사고를 중심으로 지각, 주의, 기억 등의 모든 정신기능에서 질적 변혁이 일어나며 개념적 사고가 전제되어야 비판적 사고, 사회적 의식, 과학적 세계관, 상상과 창조 등의 고차적 정신기능 형성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비고츠키의 보편적 발달에 대한 분석과 설명의 수용을 전제로 하되 이 글에서는 비고츠키가 살던
시대의 "일상적 개념"의 형성과정은 현대의 청소년들이 겪는 과정과 매우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하고 현대 사회에서 학교교육을 통한 개념적 사고 형성의 가능성과 그 중요성을 밝히고자 한다. 실제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그리고 많은 매체들에 둘러싸여 있는 현대 청소년들의 일상적 개념은 학교에서의 교수학습을 통해 접하는 학문적 개념체계와 그 간극이 대체로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공동체의 약화와 어른 세대와의 소통불가능의 증가 나아가 관계의 적대성은 개념적 사고형성의 조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역설적으로 이런 현대사회의 특성은 중등학교의 교육에 있어서 개념적 사고의 발달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해야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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