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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안병영 신임 교육부장관 이너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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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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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준화 정책 큰 틀 유지하며 부분적으로 보완 <<
안병영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지난 9일 부총리실에서 언론사 출입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고교평준화 등에 대한 기자단의 질문을 받고 최근 교육현안과 개괄적인 정책방향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 교육은 어디로 갈 것인가
ㅇ 지난번 재직할 때와 비교해 교육부가 좀 달라졌나. (안 장관은 김영삼 정부 시절에도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 “익숙해서 그런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다만 많이 젊어졌고, 더 역동적이다. 자연 연령이 젊어지기도 했다.”
ㅇ 국무회의에는 몇 번이나 들어갔나. 분위기가 어떤가.
- “두 번 들어갔다. 탈권위주의 돼 있다. 과거엔 국무회의에 들어가면 얼마간 긴장하고, 소관 업무가 아니만 말도 많이 하지 않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자유롭게 토론을 많이 한다. 엄청난 변화다.”
ㅇ 토론만 하고 결론을 못내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 “지식과 정보, 인식을 공유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통령이) 토론을 능숙하게 이끌어가면서 결론에 다가가고 있다고 느꼈다.”
ㅇ현 정부 집권층과 생각의 주조가 달랐는데, 들어와 보니 어떻던가.
- “이 정부 주도하는 인적 집단과는 별 접촉이 없었지만, 제가 그들과 코드가 다르다고 한마디로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나도 이 시대가 개혁과 변화를 요구한다고 생각하고 그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국민의 바람을 잘 수용해서 개혁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그래서 코드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ㅇ입각하기 전 “국정이 표류하고 있다”고 자주 말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나.
“나의 요구는 통합적 리더십을 보여주고 실사구시(實事求是) 해 달라는 것이었다. 최근 이 정부에 그런 움직임이 있는 걸 실감한다. 대통령은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남북관계나 경제 등등에서 많은 사람이 우려했던 점이 최근 거의 불식됐다. 실용주의로 가고 있다. 인재 등용도 초기와 많이 달라지지 않았는가?
ㅇ 인재 등용의 변화는 장관이 대표적 사례 아닌가.
- “내가 대표적 사례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국무회의나 여러 경우의 회의석상에서 나와 생소한 동네’라는 느낌은 안 든다. 익숙한 토론장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ㅇ 노 대통령과 접촉한 건 최근의 일인데, 밖에서 보던 시각이 선입견이었다는 느낌이 드나.
-(웃으며) 대통령 얘기 자꾸 물으면 제가 아부하게 돼요. 그러면 좋지 않지요.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진 분이라고 느끼고 있다.”
ㅇ 국민들은 안 장관이 우리나라 교육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갈 건지 궁금해하고 있다.
- “대입 제도나 학생선발 문제가 교육의 전부인 양 접근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장관이 되면 입학제도에 대해 한마디해야 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 입학시험과 같은 ‘선발’ 문제에 지나치게 치중하기보다는 좀 이상적일지 몰라도 ‘형성과 도야(陶冶)’라는 교육의 본질적 문제에 보다 역점을 두겠다.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 국민의 신뢰를 받았으면 좋겠다. 교육이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
ㅇ 형성과 도야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 뭔가.
- “교육본질의 회복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므로 한마디로 얘기하기 어렵다.”
ㅇ 예를 들어 고교 평준화 제도가 30년 됐는데, 평준화가 국가 경쟁력에 도움되는 제도라고 생각하나.
- “한마디로 바람직한지 재단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대단히 복합적인 문제이다. 평준화의 기본틀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평준화가 하향평준화를 가져왔다고 얘기하는데, 검증되지 않은 명제다. 여러 조사를 보면, 아주 최상층부는 어려움을 겪을지 몰라도, 꽤 많은 부류가 그런대로 성적이 괜찮은 쪽으로 나온다. 대다수의 학생이 대중적 공교육 체계 속에서 공부하도록 묶어만 두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다수가 공부하고 있는 공교육을 내실화하고 다양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탕이 튼튼하면 그 자체가 아주 좋은 열매 맺을 수 있는 토양이 될 수 있다. 공교육을 내실화 한다면 유용한 텃밭이 될 수 있다. 물론 그것이 다는 아니다. 공교육의 유형과 경로를 다양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목고·특성화고·영재고·국제고 등을 통해 다양화되고 경쟁력 갖춘 교육을 이뤄야 한다. 자립형사립고는 현재 6개가 있는데, 2005년까지 효과를 평가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교육부문에서의 다양한 수요를 억지로 봉쇄하기만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다원화된 사회에서 정부의 기능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부의 주장대로 평준화를 해제하고 과거로 되돌아가면 중학교 교육이 망가질 것이다. 그 여파는 초등학교까지 간다. 그걸 우려한다.
ㅇ 평준화의 기본틀을 깨지 않겠다는 것인가.
- “그렇게 보면 된다. 보완하겠다는 얘기다. 세계화 정보화에 걸 맞는 경쟁력 있는 우수한 인재를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은 크다. 그래서 평준화 틀에만 안주할 수도 없다.”
ㅇ 최근 “똑똑한 애들이 자질을 키울 수 있는 통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 방안은.
- “모든 학교가 똑똑한 애들을 키우도록 되어야하는 것이 교육제도의 이상이다. 일반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의 내실화와 다양성을 최대한 추구하고 한편으로는 특목고·특성화고·영재고·국제고의 운영내용과 방식, 규모 확대 등을 신중히 검토해서 평준화를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특목고가 설립 목적에 맞게 제 기능을 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은 일류대학에 가기 위한 우회로가 되고 있다. 이런 것은 엄격히 막겠다. 학교별로 수준별 수업과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 고교에 심화 선택과목을 도입해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ㅇ 일반 학부모의 교육에 대한 불만 대부분이 사교육비 문제일 텐 데요. 사교육비를 과연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나.
- “한번에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없다. 공교육 내실화를 통해 사교육 욕구를 공교육 체계 안으로 흡수하는 길 밖에 없다. 그러자면 공교육에 더 많이 투자하고 투자된 재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 지금 강구하고 있는 여러 가지 방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체적 방법은 마무리 준비가 끝나는 대로 곧 발표하겠다.”
ㅇ 어떤 방향인가. 학원 수강을 강제로 금지하는 방안 같은 것은 시대에 맞지 않을 텐데.
- “수요가 있어 사교육이 성행하는 것이다. 그 수요를 강제로 막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런 방법은 생각지 않고 있다. 학교 울타리 안에서 교육 수요가 충족되는 방안을 생각중이다. 예전 장관직을 수행했었을 때도 몇 가지 방책이 있었다. 위성 교육방송, 방과후 교육활동, 수준별 교육 등이었다. 이를 지금 현실에 맞게 만들면 된다.”
ㅇ 학원의 노하우를 학교로 많이 끌어들이는 것인가.
- “교육적 방법을 통해 사교육 욕구를 학교 안으로 받아들여야지 사교육 시장에서 흔히 하는 방법이나 사람을 그대로 끌고 들어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
ㅇ 학원 강사들이 학교 와서 가르치게 하겠다는 방안도 있던데.
- “그런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교육 의지가 투철한 교사들이 그 일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교사가 우선적으로 나서서해야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ㅇ학교 교육이 충실해진다고 해서 학원 수요가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 학교가 학원처럼 비교육적인 입시 테크닉 가르치지는 못하는 것 아닌가.
-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아직도 교육이 단순한 기술은 아니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존경하는 선생님이 자기가 구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열의를 갖고 가르치면 학생들이 분명 감동할 것이라 생각한다.”
ㅇ 수업을 재미있게 열심히 하면 학생들이 학원에 안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그런 기대는 있다. 열정적 헌신적으로 풍성한 내용을 가르치면 학원에 의존하는 정도가 현저히 줄어들고 교사에 대한 존경과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는 믿음은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겠는가?”
ㅇ 그런 수업이 대학입시에 실질적 도움을 줘야 학생들이 학원에 덜 갈게 아닌가.
- “사교육 팽창에는 학원에 대한 지나친 기대, 환상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아직 많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자기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7~8년 전 장관할 때 위성 교육방송, 방과 후 과외활동, 수준별 교육을 도입했다가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그 뒤 그것이 흐지부지 됐다. 그것만 제대로 했다면 교육 관련 그림이 달라졌을 것이다. 당시 여건이 열악한 어떤 지방에서 교사들이 위성교육방송 내용을 편집해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그 학생들이 훌륭한 성취를 이뤄냈다는 얘기를 들었다. 중소 도시 학교들이 정말 좋은 프로그램을 짜고 실행에 옮겨 성과를 많이 거뒀다. 이런 걸 제대로 지속적으로 실시하면 달라진다. 그 속에 왕도까지는 아니라도 보배로운 것이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은 아직도 포기할 수 없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ㅇ 현 수능 체제나 대학의 학생선발 시스템에 변화를 줄 계획은 없나.
- “지금 당장 변화 주긴 어렵다. 수능시험은 이미 2005년 것까지 확정돼 있다. 중장기적 입장에선 개선안을 연구 모색하는 노력은 하겠다.”
ㅇ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보나.
- “나중에 정리해서 발표하겠다.”
ㅇ 수능을 옛 예비고사 같이 바꾸자는 제안이 있다.
- “그것도 연구중인 대안 중 하나다. 수능의 자격고사화는 대안이 아니며, 등급화는 대안 중 하나다.”
ㅇ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결할 방안은 없나.
-“우리 사회가 이공계 출신을 높게 대우해주면 그쪽으로 많이 갈텐데, 그렇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교육부도 인적자원개발의 큰 그림을 갖고 연구해야 한다고 본다. 국제 경쟁력 있는 이공계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Post-BK21 사업’을 구상중이다. 이공계 인력 문제는 양보다 질의 문제이다.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장학금을 더 많이 주고,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 기간을 줄여주는 것도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과학실험실을 현대화하고 과학교사들의 역량을 강화해 초중고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갖게 하겠다.”
ㅇ교단 현장에서 전교조와 비 전교조 교사간 갈등이 심한데, 개인적으로 전교조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전교조는 비법단체에서 합법단체로 옮겨 왔다. 그 과정에 갈등도 있었고 아픔도 있었다. 과거의 경험을 잘 살려 전교조와 합리적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 이젠 민주화 정착 단계이므로 전교조도 상대방과의 파트너십을 추구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
ㅇ NEIS(교육행정정보화시스템) 시행과 관련한 갈등은 어떻게 됐나.
- “많이 해결됐다. NEIS의 27개 영역 중 민감한 사안인 교무·학사, 입·진학, 보건 등 3개 영역은 분리해 따로 관리하기로 했다. 다만 서버의 수를 얼마로 할 건지를 합의해야 하는데, 기술적인 것이므로 2월중 합의될 것이다. 종착역에 가까이 왔다.”
ㅇ 임기 동안 한 가지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 “구체적 프로그램이나 사업으로 얘기하긴 어렵다. 입시나 사교육을 어떻게 해보겠다고 자신 있게 말하긴 힘들다. 다만 교육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싶다.
ㅇ 교육부 내에서 역대 장관 중 가장 인기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어떤 점에서 점수를 땄다고 보나.
-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열심히 했을 뿐이다. 그걸 잘 봐 준 것 같다.”
ㅇ 작년 중도적 인터넷신문 ‘업코리아’를 창간해 대표가 됐는데, 지금도 대표인가.
- “사임했다.”
ㅇ 업코리아 창간 당시 생각은 그대로 갖고 있나.
-“물론이다. 우리 사회가 이념적으로 양극화 돼 있어, 중심을 잡고 공론의 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좌·우가 중간 마당에서 만나 토론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조선일보 1월 12일자 "안병영 교육부총리에 듣는다 "를 중심으로 전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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