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허영구 조회
제목: '분배와 복지'에 대한 공격개시 ; 자본의 노무현 정권인수위 길들이기
'분배와 복지'에 대한 공격개시 ; 자본의 노무현 정권인수위 길들이기
미국은 북한핵 문제로 한반도를 들었다 놓으면서 노무현 당선자를 친미주의자로 돌려놓았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정권인수위 경제사회분과의 교수출신들을 겨냥하여 '분배와 복지' 성향이라 분석하면서 공격을 개시하고 있다. 미국 중심에서 유럽에서 학위를 받은 교수들이 많다거나 그들이 평소 성장보다는 분배의 논리를 주장했으며 친노동자적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대선기간동안 민주노동당은 빈부격차해소를 위해 부유세신설을 주장했다. 국민의 거부감이 많이 해소되었고 다수의 정책적 지지도 획득하였다. 시가 30억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5만명의 부유층에게 11조원의 부유세를 걷어 서민들의 교육, 의료, 주택 문제해결에 사용하자는 것이 취지다. 그런데 노무현 당선자는 국민의 저항, 조세저항, 계층간 갈등 유발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부유세는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고 가난한 자나 서민에게는 면제 또는 감면하여 빈부격차를 해소한다. 따라서 세금의 누진제도 자체가 부유세며 현재 시행중인 종합토지세도 부유세다. 여기에다 건물 등 부동산, 예금이나 주식 등의 금융자산, 선박이나 항공기, 고급승용차 등 고가의 동산, 골프장회원권, 골동품이나 사치품 등을 포함한다.
2002년 전체 경제활동인구 2,200만명의 0.1%도 안되는 숫자로 이는 물세(物稅)라기보다는 인세(人稅)라고 할 수 있다. 인수위원회와 부유세는 무관한 일이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노무현 당선자의 공약인 상속, 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 도입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소수자의 가진 자와 그를 대변하는 언론과 학자들에 의해서다.
7000억을 증여받은 우리 나라 최고 재벌총수 아들이 현행 세법으로도 2000억원의 증여세를 내야하는데 고작 14억만 내고도 이 정권에서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허술한 법망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대통령의 아들이 그 재벌로부터 부당한 돈을 수억이나 받았으니 그렇게 눈감아 줬을 테다.
노당선자가 '완전포괄주의는 헌법상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위헌은 아니며 만약 위헌논란이 있다면 법적 근거를 만들어서라도 해야한다'고 한바 있다. 그런데 반대론자들은 완전포괄주의로 갈 경우 세무당국의 재량권 남용가능성을 지적한다. 현행 상속, 증여세법에 규정된 14개 과세유형대신 '사실상 이익의 증여'가 입증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항상 위협적인 논리는 부작용뿐만 아니라 외환자유화가 이뤄진 지금 '자본도피(capital flight)'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점은 반미, 주한미군철수, 남북협력 주장에 대해 남한에서의 자본철수 협박과 그 맥을 같이 한다.
국민 다수의 지지와 상관없이 비록 소수지만 가진 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거나 가진 자의 자유를 억압하려 한다면 우리는 미련없이 한반도를 떠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보라, 남미 자본가들의 미국으로의 엑소더스를!
유형별 포괄주의에서 완전포괄주의로 하자는 데에도 벌써 저항이 생기고 있다. 그래서 가진 자들에게만 세금을 더 걷자고 하는 것은 바로 노당선자나 인수위원들이 '분배, 복지'론자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형별이든 완전포괄주의든 문제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있다'는 원칙을 가진 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도 피해가겠다는 것이다. 이럴진데 부유세는 국민저항 때문에 안되고 완전포괄주의 상속증여세는 국민저항이 있더라도 된다는 말인가?
'분배와 복지'는 조세재원을 전제로 한다. 세금없는 복지는 없다. 더욱이 노동자, 농민, 서민들이 과부담하는 조세체계로는 복지가 성립하지 않는다. 사회복지를 실현하는 북구유럽은 당연히 부유세와 같은 조세체계에서 가능하다.
서강대 안세영교수는 '인수위경제팀 왜 불안한가'(매일경제 2003.1.3)에서 분배와 노동을 강조하는 교수는 있는데 국제경쟁력을 전공한 경제학자가 없다고 말한다. 실물경제를 아는 관료와 기업인출신(CEO)이 없어 불안하다고 한다. 그래서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제 인수위의 경제팀에 대한 흔들기와 길들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재벌 구조조정 본부 해체유도 발언을 둘러싸고도 보수언론들은 1면 톱으로 제목을 뽑을며 재벌해체와 대기업육성의 실체가 무엇인지 밝히라고 다그친다.
노무현 당선자는 미국의 한반도 지배전략과 재벌과 초국적 자본의 남한 경제 지배 전략에 길들여지고 있는가?
형식적 정치개혁도 현재의 여소야대 국회구조, 집권당의 비민주적인 정당구조에서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진대 정치의 기반이자 뿌리라고 할 경제구조에 대해 과연 노무현 당선자의 인수위원회가 근본적 개혁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경찰간부가 해외도피 중에 정부기관으로부터 퇴직금(도피자금)을 받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하게 언론사에 대한 세금징수를 면제하고 정권말기 불공정한 사면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응이 없는 대통령당선자가 대통령이 된다고 또 얼마나 개혁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국가 전체가 온통 거대한 마피아가 지배하는 거미줄처럼 얽힌 실타래를 과연 풀어갈 수 있을 것인가?
'분배와 복지'에 대한 공격에는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이것은 자본가가 이뤄놓은 성장을 노동자가 분배받는 복지가 아니다. 노동자들의 피땀으로 이룬 성장의 과실에 대한 정당한 몫이다. 복지라는 관념적 해석보다는 분배의 몫이고 노력의 댓가다. 가진 자들에 대한 조세부담은 빼앗는 것이 아니다. 조세이전의 불균등분배를 조세를 통해 균등 재분배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의 1차분배와 국가나 사회통제에 의한 2차 분배의 종합이 '복지'라 할 것이다.
노무현 당선자와 인수위는 시작도 하기 전에 가진 자들의 위협과 협박에 뒷걸음질쳐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부유세 11조는 GDP의 2% 수준이다. 반론으로 미국 얘기를 많이 하는데 미국 부자들은 세금 외에 자발적 기부금만도 GDP의 2%수준(1,750억달러)을 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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