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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의 반인권적 시행령 개악 시도를 반대한다
 진보교육  01-31 | VIEW : 1,084
학교를 허가된 독재구역으로 만들고 싶은가?

- 교과부의 반인권적 시행령 개악 시도를 반대한다

오늘 오전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학교문화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하고, 학생인권 침해를 노골적으로 허용하는 시행령 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미 예전부터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와 여러 교육․사회․시민․청소년단체들은 수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해 교과부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악 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밝히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시행령 개악을 공식화하고, 강행하는 교과부의 뻔뻔한 작태에 대해 우리는 차마 공식적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오늘 교과부에서 발표한 내용은 ① 학교장의 학칙 제정 등 권한 강화 ② 학칙준수 서약식 실시 ③ 출석정지 도입 ④ 이른바 ‘간접체벌’ 허용 등이다. 이미 예전부터 문제점에 대해 누누이 언급했었지만 다시 한 번 하나하나 지적해보고자 한다.

하나, 학교장에게 학칙 제정권을 전면 부여하고 학생들의 권리를 제한할 수 있게 한 것은 학교를 허가된 독재구역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같다. 본래 인권의 제한은 엄격한 조건과 절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이고 원칙이다. 그러나 학교장이 자의적으로 인권을 제한하고 침해하는 것을 허용하는 이러한 내용은 마치 군사독재 시절 유신헌법을 연상시키는, 학교의 시계를 무려 40년은 거꾸로 돌리려는 만행이다.

학칙은 어디까지나 학교 구성원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고 교육에 참여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목적과 한계 속에서 민주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학교장의 독재적 학교 운영이 어떻게 학교 구성원들을 괴롭게 하는지 우리는 이미 충분히 보고 있지 않은가? UN아동권리협약 또한 제28조에서 학교 규칙이 아동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하도록 운영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정부가 취해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자신이 비준한 법적 효력이 있는 협약조차 정면으로 위반하는 조치를 당당하게 내놓을 셈인가?


하나, 출석정지 제도의 도입과 징계 수위의 강화는 학교 현장에서 악용될 소지가 큰 독소 조항이다. 이미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에 밉보인 학생들이나 ‘찍힌’ 학생들을 사회봉사나 특별교육이수 등의 징계를 계속 줘서 밖으로 돌리고, 강제로 전학을 보내거나 가벼운 사안만으로 퇴학을 시키는 등 징계를 부당하게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징계 받은 일수가 출석일수로 계산되지 않는 ‘출석정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이런 학생들을 합법적으로 ‘유급’ 혹은 ‘퇴학’시킬 방법만 제공하는 꼴이다. 또한 이미 학교폭력예방법에 다른 학생을 괴롭히거나 폭력을 행사한 학생에 대한 ‘출석정지’ 제도가 있음에도 새삼스레 시행령에 출석정지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은, 이 제도가 교사나 학교에게 밉보인 학생들을 격리하고 낙인 찍는 데 남용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교장이 자의적으로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게 한 내용과 함께 생각해보면 그런 위험은 더더욱 높아진다.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징계가 학생들의 회복과 복귀, 지도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문제 학생들’을 낙인 찍고 배제하는 데 남용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오히려 징계 제도가 과연 교육적인지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있는지 또한 징계 절차가 공정하고 민주적인지를 점검하고 이를 개혁하는 일이다. 징계의 수위를 강화하고 학생들을 더욱 강하게 찍어 누르려고 하는 것은 전혀 교육적이지 못한 태도이다. 출석정지 제도 등의 징계가 학교의 보복 수단이나 학생 배제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징계의 공정성과 민주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하나, 학칙 준수 서약식을 개최하도록 하여 학생들의 준법 의식을 고양하겠다는 발상은 역시 학교를 독재구역으로 만들려는 발상의 연장선상에 있다. ‘준법 의식’은 그 법이 민주적이고 정당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학칙이 학생들의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으며 민주적이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입학식에서 학칙 준수 서약식을 하라는 것은 이제 막 학교에 들어온 학생들 전원에게 이미 존재하는 학칙을 무조건 지키겠다고 서약하라고 강요하는, 양심의 자유 침해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학교들에게 필요한 것은 ‘학칙 준수 서약식’이 아니라 민주적이고 인권적인 학칙의 제정이다. 학교장이 학생의 인권을 마음대로 규제할 수 있게 해놓고서 일방적으로 학생들에게 학칙 준수를 요구하는 것은 독재의 논리이다.

교과부는 이에 대해 학생생활과 밀접한 학칙을 제개정할 때는 학생의 의견 수렴을 의무화하고, 또 학생자치활동을 활성화하겠다고 한다. 분명 교과부가 학생자치활동에 비로소 관심을 기울이고 학칙 제개정시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학생자치활동 활성화에는 정작 그 알맹이라고 할 수 있는 학생회의 독립적 권한 보장과 학교 운영 참여 보장은 제대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학칙 제개정 시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이나 절차 또한 학교별로 마음대로 하도록 맡겨두었기 때문에 그 실효성이 심히 의심스럽다. 형식적인 의견 반영, 학생을 들러리로 만드는 상황이 여러 학교에서 벌어질 것이 뻔하다. 이는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과 회의만을 학습시킬 반교육적인 것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를 해라. 하지만 그 방식은 마음대로.”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는 그런 논리야말로 독재를 민주주의의 거짓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데 동원되곤 했다는 교훈을 역사에서 배웠다.

하나, 학생들을 직접 때리지 않고 고통을 주는 이른바 ‘굴리는’ 체벌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꼼수로 인권침해를 계속하겠다는 선언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에서는 이미 수년 전, 체벌을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주는 벌”로 스스로 정의한 적이 있으며, 직접 때리는 체벌과 학생들에게 ‘기합’, ‘얼차려’ 등을 주는 굴리는 체벌 사이에는 특별한 구분을 두지 않았다. 갑자기 '때리는‘ 체벌과 ’굴리는‘ 체벌을 나누고 ’굴리는‘ 체벌만 허용하겠다는 해괴한 논리에는 정당한 근거가 없다. 교과부는 “간접체벌”을 “반복적․지속적으로 신체에 고통을 주는 체벌”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나 정작 그 바로 앞에서는 대표적 ’기합‘인 “팔굽혀펴기” 등을 예로 들고 있으며, 시행령 개악안 또한 직접 때리는 행위만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결국 직접 ’가격‘하지만 않으면 학생에게 어떤 신체적 고통을 주는 체벌이더라도 허용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2007년 부산에서, 2010년 김포에서, 학생들이 ’오리걸음‘, ’앉았다 일어서기‘ 등의 체벌로 목숨을 잃었던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때리는‘ 체벌이든 ’굴리는‘ 체벌이든 학생들에게 폭력이고 인권침해이며 반교육 반인권적이라는 점은 별 차이가 없다. UN아동권리위원회 역시 “신체적인 처벌은 항상 굴욕적”이라고 밝히며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을 비롯하여 모든 체벌의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굴리는‘ 체벌이든 ’때리는‘ 체벌이든 모든 체벌은 금지되어야 한다. 교과부는 체벌에 ’직접‘, '간접’ 이름을 붙이며 체벌을 허용하려는 해괴한 시도를 할 시간과 노력을, 체벌 없는 교육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데 쏟아야 할 것이다.

교과부는 이번 발표를 “학교문화의 선진화”라고 이름 붙였지만 그 내용의 실상을 보면 학생인권의 무력화, 학교독재 강화를 위한 꼼수일 뿐이다. 일부 긍정적인 내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이는 거의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교과부의 꼼수는 초․중등교육기본법 개악을 시도하다 국회의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 보고, 행정부 독단으로 진행할 수 있는 시행령 개악으로 방향을 바꾼 것에서부터 이미 드러났다. 또한 학생인권에 적대적 부정적 입장을 내온 단체 일색이었던 ‘학생권리 신장방안 마련 관계자회의’로 시행령의 의견수렴 절차를 대신하려 했던 점에서도 나타난다. 이번 시행령 개악의 추진과정은 형식적 절차마저도 충족했다고 볼 수 없으며, 무엇보다 법률적 근거 없이 학생인권을 제한하고, 학교현장에서 학생인권 침해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위헌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교과부의 시행령 개악 시도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 교과부가 할 일은 어떻게 하면 학생인권을 더 세련되게 잘 침해하고 학교를 허가된 독재구역으로 만들 수 있을지 연구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의 인권을 잘 보장하고, 어떻게 하면 인권을 존중하고 존중받는 좋은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연구하고 힘을 실어주는 일이다. 정부가 학생인권조례를 지지하고 국민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제한하고 침해할 방법을 찾는 데 골몰해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우리는 교과부의 학생인권조례 무력화를 위한 제도 도입 및 시행령 개악을 막기 위해 법률적인 부분을 포함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밝히는 바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반인권 반민주 반교육 시행령 개악을 철회하라!


2011년 1월 17일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 서울본부

(건강세상네트워크, 공익변호사그룹 공감, 관악동작학교운영위원협의회, 교육공동체 나다, 군인권센터, 대안교육연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민주노총서울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불교인권위원회,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서초강남교육혁신연대모임, 어린이책시민연대,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전교조서울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서울특별시지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즐거운교육상상, 진보교육연구소, 진보신당서울시당,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서울지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평등교육실현을위한서울학부모회,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학벌없는사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흥사단교육운동본부,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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